‘호랑이 맏형’ 이종범 “우승 감격, 오열”

입력 2009.10.28 (16:56) 수정 2009.10.28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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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는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해도 울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지난 2년간 고생하며 겪었던 개인적 어려움과 팀이 어렵게 우승한 사실 등이 겹치며 북받친 탓에 많이 울었지요."
지난 24일 12년 만에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KIA 선수들은 끝내기 홈런을 치고 들어온 나지완을 빙 둘러싸고 기쁨을 나눴다.
그 가운데서도 눈길을 끄는 선수가 있었다. 1993년, 1996년, 1997년 3차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타이거즈의 맏형' 이종범(39)이었다.
이종범은 후배 이용규를 끌어안고 심하게 오열했다. 눈물이 범벅된 얼굴에 카메라 플래시 세례가 터졌지만 개의치 않고 펑펑 울며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종범은 28일 광주구장에서 이뤄진 팀 훈련에 앞서 "젊었을 때와 달리 이번에는 나이가 들어서 7차전까지 가면서 우승했다. 느낌이 예전과는 상당히 달랐다"며 "나에게 힘이 되어 줬던 가족을 비롯해 팬들이 응원해 준 장면 등 많은 생각이 주마등처럼 스쳤다"고 밝혔다.
이종범은 "특히 올해 우승은 나에게 의미가 크다"면서 "열심히 한 사람은 영광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줬다"고 강조했다.
이종범은 이번 시리즈에서 1차전 때 결승타를 때리는 등 초반 분위기를 휘어잡는데 큰 역할을 했다. 6차전 도중 허리에 통증이 생겼지만 이를 악물고 7차전에 출장하는 등 줄곧 선수단의 구심점이 됐다.
"이번에는 어린 후배 선수들이 참 잘해줬어요. 어린 친구들이라 우승의 감동이 더 컸을 것이고 좋은 경험이 됐을 겁니다. 어떻게 해야 우승을 할 수 있는지, 훈련은 어떻게 해야 상위권에서 맴돌 수 있는지 잘 배웠을 거예요."
이어 "내년에도 후배들의 부족한 점을 잘 이끌고 싶다"며 "스프링캠프에서 부족한 점을 잘 조율해 내년에도 우승해서 팬을 즐겁게 해 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해태와 KIA의 야구에 대해 설명해 달라는 말에는 "해태 때는 선수들이 스스로 부족한 점을 찾아 나갔고 한국시리즈 우승은 당연한 것이라고 여겼다"며 "반면 KIA는 해태 시절과 비교하면 선수들의 힘이나 지역색이 많이 없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KIA의 선수들은 근성도 많이 약해진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그럼에도 열심히 해서 우승까지 차지한 것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내달 14일 열리는 '한일 클럽 챔피언십'에 대해서는 "자기 나라의 시리즈에서 우승하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에 이번 이벤트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국가대항전도 아닌 만큼 한국과 일본의 실력을 확인하는 자리 정도가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서는 "체력적인 면에서는 앞으로 1년은 충분히 더 뛸 수 있다"고 자신감을 전하면서 "내가 (정규 시즌에서) 잘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만족하지 않고 더 강하게 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시즌을 마치면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다시 얻는 이종범은 "FA 문제는 천천히 두고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은퇴 위기에 몰렸던 '바람의 아들' 이종범은 이번 시즌 타율 0.284를 때리고 7홈런에 39타점을 올렸다. 한국시리즈에서도 타율 0.238을 치고 4타점을 작성하며 중요한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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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랑이 맏형’ 이종범 “우승 감격, 오열”
    • 입력 2009-10-28 16:53:42
    • 수정2009-10-28 16:57:36
    연합뉴스
"이전에는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해도 울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지난 2년간 고생하며 겪었던 개인적 어려움과 팀이 어렵게 우승한 사실 등이 겹치며 북받친 탓에 많이 울었지요." 지난 24일 12년 만에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KIA 선수들은 끝내기 홈런을 치고 들어온 나지완을 빙 둘러싸고 기쁨을 나눴다. 그 가운데서도 눈길을 끄는 선수가 있었다. 1993년, 1996년, 1997년 3차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타이거즈의 맏형' 이종범(39)이었다. 이종범은 후배 이용규를 끌어안고 심하게 오열했다. 눈물이 범벅된 얼굴에 카메라 플래시 세례가 터졌지만 개의치 않고 펑펑 울며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종범은 28일 광주구장에서 이뤄진 팀 훈련에 앞서 "젊었을 때와 달리 이번에는 나이가 들어서 7차전까지 가면서 우승했다. 느낌이 예전과는 상당히 달랐다"며 "나에게 힘이 되어 줬던 가족을 비롯해 팬들이 응원해 준 장면 등 많은 생각이 주마등처럼 스쳤다"고 밝혔다. 이종범은 "특히 올해 우승은 나에게 의미가 크다"면서 "열심히 한 사람은 영광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을 확인시켜줬다"고 강조했다. 이종범은 이번 시리즈에서 1차전 때 결승타를 때리는 등 초반 분위기를 휘어잡는데 큰 역할을 했다. 6차전 도중 허리에 통증이 생겼지만 이를 악물고 7차전에 출장하는 등 줄곧 선수단의 구심점이 됐다. "이번에는 어린 후배 선수들이 참 잘해줬어요. 어린 친구들이라 우승의 감동이 더 컸을 것이고 좋은 경험이 됐을 겁니다. 어떻게 해야 우승을 할 수 있는지, 훈련은 어떻게 해야 상위권에서 맴돌 수 있는지 잘 배웠을 거예요." 이어 "내년에도 후배들의 부족한 점을 잘 이끌고 싶다"며 "스프링캠프에서 부족한 점을 잘 조율해 내년에도 우승해서 팬을 즐겁게 해 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해태와 KIA의 야구에 대해 설명해 달라는 말에는 "해태 때는 선수들이 스스로 부족한 점을 찾아 나갔고 한국시리즈 우승은 당연한 것이라고 여겼다"며 "반면 KIA는 해태 시절과 비교하면 선수들의 힘이나 지역색이 많이 없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KIA의 선수들은 근성도 많이 약해진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그럼에도 열심히 해서 우승까지 차지한 것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내달 14일 열리는 '한일 클럽 챔피언십'에 대해서는 "자기 나라의 시리즈에서 우승하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에 이번 이벤트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국가대항전도 아닌 만큼 한국과 일본의 실력을 확인하는 자리 정도가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서는 "체력적인 면에서는 앞으로 1년은 충분히 더 뛸 수 있다"고 자신감을 전하면서 "내가 (정규 시즌에서) 잘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만족하지 않고 더 강하게 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시즌을 마치면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다시 얻는 이종범은 "FA 문제는 천천히 두고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은퇴 위기에 몰렸던 '바람의 아들' 이종범은 이번 시즌 타율 0.284를 때리고 7홈런에 39타점을 올렸다. 한국시리즈에서도 타율 0.238을 치고 4타점을 작성하며 중요한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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