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북한, 낡은 사고 버려라” 수교 감행

입력 2009.10.30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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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은 88 서울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끝나자, 한-소 수교 저지에 적극 매달리는데요.

오히려 낡은 사고를 버리라는 훈계만 듣게 되고, 수교는 강행됩니다.

계속해서 홍기섭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서울올림픽이 끝나자 황장엽은 다시 황급히 야코블레프를 찾아갑니다.

헝가리와 한국의 수교가 기정사실화되고 박철언 특사가 소련을 방문한 직후입니다.

황장엽은 비밀 대화록에서 '세계의 변화와 발전은 오직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노선을 따르는 범위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소련이 남한과 신중하고 절제된 관계만을 유지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따지듯 압박합니다.

그러나 야코블레프는 '지금 세계는 변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가 사회주의 국가의 이익과 부합한다'면서 새로운 방식,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북한을 훈계합니다.

<인터뷰>신종대(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 : "말하자면 북소동맹이 급격하게 붕괴되는 현장을 이 대화를 통해 우리는 목격할 수 있는 것이죠."

결국 소련은 2년 후 한국과 수교합니다.

경남대학교 북한대학원과 미국 우드로 윌슨센터가 공동 발굴한 이번 문건은 북한 주체사상의 대가인 황장엽과 소련 개혁개방의 설계자 야코블레프 간의 대화를 통해 이미 방향을 달리한 북-소 관계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 초조감과 고립감에서 20년 전에는 소련에 매달렸던 북한 지도부가 이제는 북미관계 개선에 집착하는 모습에서 현재 북 지도부의 속사정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홍기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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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련 “북한, 낡은 사고 버려라” 수교 감행
    • 입력 2009-10-30 20:5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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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북한은 88 서울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끝나자, 한-소 수교 저지에 적극 매달리는데요. 오히려 낡은 사고를 버리라는 훈계만 듣게 되고, 수교는 강행됩니다. 계속해서 홍기섭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서울올림픽이 끝나자 황장엽은 다시 황급히 야코블레프를 찾아갑니다. 헝가리와 한국의 수교가 기정사실화되고 박철언 특사가 소련을 방문한 직후입니다. 황장엽은 비밀 대화록에서 '세계의 변화와 발전은 오직 사회주의와 공산주의 노선을 따르는 범위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 '소련이 남한과 신중하고 절제된 관계만을 유지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따지듯 압박합니다. 그러나 야코블레프는 '지금 세계는 변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가 사회주의 국가의 이익과 부합한다'면서 새로운 방식,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북한을 훈계합니다. <인터뷰>신종대(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 : "말하자면 북소동맹이 급격하게 붕괴되는 현장을 이 대화를 통해 우리는 목격할 수 있는 것이죠." 결국 소련은 2년 후 한국과 수교합니다. 경남대학교 북한대학원과 미국 우드로 윌슨센터가 공동 발굴한 이번 문건은 북한 주체사상의 대가인 황장엽과 소련 개혁개방의 설계자 야코블레프 간의 대화를 통해 이미 방향을 달리한 북-소 관계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 초조감과 고립감에서 20년 전에는 소련에 매달렸던 북한 지도부가 이제는 북미관계 개선에 집착하는 모습에서 현재 북 지도부의 속사정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홍기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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