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4살 딸 절도 이용 ‘못난 엄마’

입력 2009.11.10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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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미용실을 돌며 절도 행각을 벌인 여성이 붙잡혔는데, 그 수법이 정말 이래도 되나 싶습니다.

아무리 세태가 각박해도 이건 정말 너무한데요, 최광호 기자, 범행에 어린 딸을 이용했다구요?


<리포트>

네, 범행에 이용된 딸은 이제 겨우 네 살 배기 어린 아이였는데요.

이 아이가 미용실 안에서 손님들을 상대로 장난을 치고 있는 시간이 아이의 엄마에게는 절호의 절도 기회였던 셈입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딸아이의 동심을 거리낌 없이 절도 행각에 이용해 온 이 엄마, 자세한 내용 알아봤습니다.

대낮 미용실만을 노린 대담한 절도행각.

<녹취> 절도 피해자 : “너무 황당하고 (피의자가) 너무 괘씸했어요.”

<녹취> 절도 피해자 : “기분이 아주 불쾌하죠. 우리 미용실에서 이런 일이 생겼으니까...”

용의자는 40대, 평범한 주부였습니다.

<녹취> 절도 피의자 : “이 손을 내가 끊어버리더라도 다시는 (안 할 거예요.)”

사람들의 출입이 잦은 미용실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일까.

지난 9월 14일 오후.

부산의 한 미용실에 43살 이 모씨와 그녀의 어린 딸이 찾아왔습니다.

<녹취> 미용실 주인(절도 피해자) : “아이를 데리고 왔고, 40대 초반(이었어요)”

여느 손님과 다름없이, 머리 스타일을 바꾸고 싶다며 먼저 말을 건넸는데요.

<녹취> 미용실 주인(절도 피해자) : “머리를 밝게 (염색을) 해야 하는데 (머릿결이) 상하지 않겠느냐고.”

단골손님들로 한창 붐비던 시간.

자신은 급하지 않다며, 순서를 다른 손님들에게 양보했습니다.

<녹취> 미용실 주인(절도 피해자) : “다른 손님 바쁜 손님들 자꾸 양보해 주니까 저희로서는 고마웠죠. 그냥 양보심이 많아서 양보해주는 줄 알았어요.”

엄마와 함께 온 네 살짜리 어린 딸, 귀엽지만 심하게 장난을 친 탓에 모두들 아이를 쳐다보느라 정신이 없었는데요.

<녹취> 미용실 주인(절도 피해자) : “아이가 굉장히 산만하게 굴더라고요. (그 사이) 화장실이 어디냐고 물어보기에 저 안 쪽에 있다니까 화장실로 들어가는 척 하면서 가더라고요.”

하지만 범행은 순식간에 일어났습니다.

소란을 피우던 아이에게 잠시 한 눈 판 사이, 계산대에서 지갑이 사라진 것입니다.

<녹취> 미용실 주인(절도 피해자) : “범인이 나가고 나서요 바로 뒷손님에게 잔돈을 내주려고 지갑을 찾으니까 없었어요. (피해금액은) 손님 곗돈 전해주라는 것 하고 제 것이랑 합쳐서 백만 원이 넘어요.”

부산의 또 다른 미용실.

주인 혼자서 운영하는 작은 동네 미용실인데요. 이곳에도 모녀가 찾아왔습니다.

<녹취> 미용실 손님(절도 피해자) : “제가 5년 동안 미용실에 갔었지만 (절도) 그런 일이 없었거든요. (절도사건이 있던) 그 날 엄마랑 아이랑 (저) 세 명이 있었어요.”

워낙 규모가 작다보니 보관함도 따로 없었고, 손님들은 소파 위에 가방을 그대로 놓아두었는데요.

네 살배기 딸이 미용실 안을 휘젓고 다니는 통에, 손님들의 관심은 온통 아이에게로 쏠려 있었습니다.

<녹취> 미용실 주인 : “아이가 굉장히 산만했어요. 너무 산만해서 소파 위에 올라가서 이런 물건들 꺼내고 옷 같은 것도 다 꺼내놓고 손님들 옆으로 가서 장난하고...”

그 사이 손님의 지갑은 순식간에 없어졌습니다.

<녹취> 미용실 손님(절도 피해자) : “머리를 다 해서 계산을 하려고, 가방 안에 지갑을 가지런히 넣어 놓았거든요. (가방을) 여는 순간 (지갑이) 없었어요.”

엄마가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 아이와 함께 사라진 것입니다.

<녹취> 미용실 손님 (절도 피해자) : “현금은 정확하게 기억하는 건 28만 원이었고요. 돈도 물론 작은 돈이 아니지만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사람이 그런 일을 했으리라고는 상상을 못했기 때문에 괘씸했고...”

하지만 이 딸을 앞세운 나쁜 엄마의 범행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곳곳에서 피해 신고가 접수되면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된 것입니다.

<인터뷰> 김철민(팀장/부산사하경찰서 형사3팀) : “저희들이 미용협회에다가 이런 사건이 발행되면 즉시 신고해달라는 협조공문을 발송했고 한 업소에 용의자가 나타났다는 연락을 받고 검거하게 됐습니다.”

최근까지 피해가 확인된 곳만 20여 군데.

CCTV와 종업원이 없는 소규모 미용실만을 노렸습니다.

<인터뷰> 김철민(팀장/부산사하경찰서 형사3팀) : “피해자들이 상당수 수십 명 정도 되리라 추정은 하는데 저희들이 지금까지 확보한 피해자는 22명입니다.”

철없는 네 살 배기 딸을 앞세운 그녀의 절도 수법에 모두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인터뷰> 김철민(팀장/부산사하경찰서 형사3팀) : “아이가 미용실 안에서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면서 소란을 많이 피웠습니다. 그것을 부모로서 막아야 하는데 (미용실) 업주나 피해자가 아이 쪽으로 신경을 쓰니까 자기가 범행하기엔 용의하다 그런 생각을 했겠죠.”

설마 어린 딸을 이용해 물건을 훔쳤을까, 당시엔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는데요.

<녹취> 미용실 손님(절도 피해자) : “예쁜 아이를 데리고 다니면서 그런 일을 한다는 것이 너무 용서가 안돼요.”

남편과 딸을 둔 평범한 가정의 아내이자 엄마였던 그녀.

도대체 왜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을까.

<녹취> 피의자 : “도박에 젖어서, 빚은 갚으라고 하지. (빚쟁이가) 내일 찾아온다고 하지. 눈만 뜨면 전화가 오고... 다시는 (절도 안하고) 착실하게 살게요 정말입니다.”

하지만 경찰조사 결과, 피의자는 이미 절도 전과 7범이었는데요.

그녀의 남편은 전부터 이 같은 절도행각을 알고 있었던 건 아닐까.

집 앞으로 찾아가 어렵게 남편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녹취> 피의자 남편 :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알고 있죠. 그런데 이렇게 크게 일을 저지를 줄은 몰랐어요.”

<녹취> 피의자 남편 : "(딸은 (엄마의 범죄) 사실을 알고 있는지?) 저 애가 뭘 알아 저 네 살짜리가 무슨 인생을 판단할 수 있겠어요."

어린 딸은 아무것도 모른 채, 돌아오지 않는 비정한 엄마를 기다리고 있는데요.

경찰은 엄마 이 씨가 다른 지역에서도 같은 범죄를 저질렀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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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11-10 08:3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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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최근 미용실을 돌며 절도 행각을 벌인 여성이 붙잡혔는데, 그 수법이 정말 이래도 되나 싶습니다. 아무리 세태가 각박해도 이건 정말 너무한데요, 최광호 기자, 범행에 어린 딸을 이용했다구요? <리포트> 네, 범행에 이용된 딸은 이제 겨우 네 살 배기 어린 아이였는데요. 이 아이가 미용실 안에서 손님들을 상대로 장난을 치고 있는 시간이 아이의 엄마에게는 절호의 절도 기회였던 셈입니다. 아무 것도 모르는 딸아이의 동심을 거리낌 없이 절도 행각에 이용해 온 이 엄마, 자세한 내용 알아봤습니다. 대낮 미용실만을 노린 대담한 절도행각. <녹취> 절도 피해자 : “너무 황당하고 (피의자가) 너무 괘씸했어요.” <녹취> 절도 피해자 : “기분이 아주 불쾌하죠. 우리 미용실에서 이런 일이 생겼으니까...” 용의자는 40대, 평범한 주부였습니다. <녹취> 절도 피의자 : “이 손을 내가 끊어버리더라도 다시는 (안 할 거예요.)” 사람들의 출입이 잦은 미용실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일까. 지난 9월 14일 오후. 부산의 한 미용실에 43살 이 모씨와 그녀의 어린 딸이 찾아왔습니다. <녹취> 미용실 주인(절도 피해자) : “아이를 데리고 왔고, 40대 초반(이었어요)” 여느 손님과 다름없이, 머리 스타일을 바꾸고 싶다며 먼저 말을 건넸는데요. <녹취> 미용실 주인(절도 피해자) : “머리를 밝게 (염색을) 해야 하는데 (머릿결이) 상하지 않겠느냐고.” 단골손님들로 한창 붐비던 시간. 자신은 급하지 않다며, 순서를 다른 손님들에게 양보했습니다. <녹취> 미용실 주인(절도 피해자) : “다른 손님 바쁜 손님들 자꾸 양보해 주니까 저희로서는 고마웠죠. 그냥 양보심이 많아서 양보해주는 줄 알았어요.” 엄마와 함께 온 네 살짜리 어린 딸, 귀엽지만 심하게 장난을 친 탓에 모두들 아이를 쳐다보느라 정신이 없었는데요. <녹취> 미용실 주인(절도 피해자) : “아이가 굉장히 산만하게 굴더라고요. (그 사이) 화장실이 어디냐고 물어보기에 저 안 쪽에 있다니까 화장실로 들어가는 척 하면서 가더라고요.” 하지만 범행은 순식간에 일어났습니다. 소란을 피우던 아이에게 잠시 한 눈 판 사이, 계산대에서 지갑이 사라진 것입니다. <녹취> 미용실 주인(절도 피해자) : “범인이 나가고 나서요 바로 뒷손님에게 잔돈을 내주려고 지갑을 찾으니까 없었어요. (피해금액은) 손님 곗돈 전해주라는 것 하고 제 것이랑 합쳐서 백만 원이 넘어요.” 부산의 또 다른 미용실. 주인 혼자서 운영하는 작은 동네 미용실인데요. 이곳에도 모녀가 찾아왔습니다. <녹취> 미용실 손님(절도 피해자) : “제가 5년 동안 미용실에 갔었지만 (절도) 그런 일이 없었거든요. (절도사건이 있던) 그 날 엄마랑 아이랑 (저) 세 명이 있었어요.” 워낙 규모가 작다보니 보관함도 따로 없었고, 손님들은 소파 위에 가방을 그대로 놓아두었는데요. 네 살배기 딸이 미용실 안을 휘젓고 다니는 통에, 손님들의 관심은 온통 아이에게로 쏠려 있었습니다. <녹취> 미용실 주인 : “아이가 굉장히 산만했어요. 너무 산만해서 소파 위에 올라가서 이런 물건들 꺼내고 옷 같은 것도 다 꺼내놓고 손님들 옆으로 가서 장난하고...” 그 사이 손님의 지갑은 순식간에 없어졌습니다. <녹취> 미용실 손님(절도 피해자) : “머리를 다 해서 계산을 하려고, 가방 안에 지갑을 가지런히 넣어 놓았거든요. (가방을) 여는 순간 (지갑이) 없었어요.” 엄마가 가방에서 지갑을 꺼내 아이와 함께 사라진 것입니다. <녹취> 미용실 손님 (절도 피해자) : “현금은 정확하게 기억하는 건 28만 원이었고요. 돈도 물론 작은 돈이 아니지만 아이를 데리고 다니는 사람이 그런 일을 했으리라고는 상상을 못했기 때문에 괘씸했고...” 하지만 이 딸을 앞세운 나쁜 엄마의 범행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곳곳에서 피해 신고가 접수되면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된 것입니다. <인터뷰> 김철민(팀장/부산사하경찰서 형사3팀) : “저희들이 미용협회에다가 이런 사건이 발행되면 즉시 신고해달라는 협조공문을 발송했고 한 업소에 용의자가 나타났다는 연락을 받고 검거하게 됐습니다.” 최근까지 피해가 확인된 곳만 20여 군데. CCTV와 종업원이 없는 소규모 미용실만을 노렸습니다. <인터뷰> 김철민(팀장/부산사하경찰서 형사3팀) : “피해자들이 상당수 수십 명 정도 되리라 추정은 하는데 저희들이 지금까지 확보한 피해자는 22명입니다.” 철없는 네 살 배기 딸을 앞세운 그녀의 절도 수법에 모두 속수무책이었습니다. <인터뷰> 김철민(팀장/부산사하경찰서 형사3팀) : “아이가 미용실 안에서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면서 소란을 많이 피웠습니다. 그것을 부모로서 막아야 하는데 (미용실) 업주나 피해자가 아이 쪽으로 신경을 쓰니까 자기가 범행하기엔 용의하다 그런 생각을 했겠죠.” 설마 어린 딸을 이용해 물건을 훔쳤을까, 당시엔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는데요. <녹취> 미용실 손님(절도 피해자) : “예쁜 아이를 데리고 다니면서 그런 일을 한다는 것이 너무 용서가 안돼요.” 남편과 딸을 둔 평범한 가정의 아내이자 엄마였던 그녀. 도대체 왜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을까. <녹취> 피의자 : “도박에 젖어서, 빚은 갚으라고 하지. (빚쟁이가) 내일 찾아온다고 하지. 눈만 뜨면 전화가 오고... 다시는 (절도 안하고) 착실하게 살게요 정말입니다.” 하지만 경찰조사 결과, 피의자는 이미 절도 전과 7범이었는데요. 그녀의 남편은 전부터 이 같은 절도행각을 알고 있었던 건 아닐까. 집 앞으로 찾아가 어렵게 남편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녹취> 피의자 남편 :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알고 있죠. 그런데 이렇게 크게 일을 저지를 줄은 몰랐어요.” <녹취> 피의자 남편 : "(딸은 (엄마의 범죄) 사실을 알고 있는지?) 저 애가 뭘 알아 저 네 살짜리가 무슨 인생을 판단할 수 있겠어요." 어린 딸은 아무것도 모른 채, 돌아오지 않는 비정한 엄마를 기다리고 있는데요. 경찰은 엄마 이 씨가 다른 지역에서도 같은 범죄를 저질렀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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