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신화’, 남아공 턱밑서 좌절

입력 2009.11.19 (10:33) 수정 2009.11.19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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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사령탑을 맡는 곳마다 새로운 신화를 창조했던 세계적인 명장 거스 히딩크(63) 감독의 `히딩크 매직'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으로 가는 길목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는 19일(한국시간) 슬로베니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유럽예선 플레이오프 원정 2차전에서 0-1로 덜미를 잡히면서 마지막 남은 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을 놓쳤다. 플레이오프 홈 1차전에서 1-0으로 이겼던 러시아는 슬로베니아와 골득실까지 같았으나 원정 다득점에서 밀렸다.
`승부사' 히딩크 감독으로선 조국인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러시아까지 거쳐온 4개 국가 대표팀을 월드컵 본선에 모두 진출시키려고 했던 목표 달성에 실패한 것이다.
지난 1994년 `오렌지군단' 지휘봉을 잡아 1996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8강과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준결승 진출을 지휘했던 히딩크 감독은 당시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5-0 패배를 안겼던 한국 대표팀을 맡아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뤘다.
강도 높은 체력 훈련과 카리스마 넘치는 뛰어난 리더십, 적재적소에 선수를 기용하는 탁월한 용병술을 앞세워 세계축구 변방에 머물렀던 한국을 월드컵 중심 무대로 세운 것이다.
전력의 열세에도 톱니바퀴 조직력과 강한 압박으로 무장한 한국 축구는 안방에서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의 강호들을 줄줄이 격파하고 4강에 올랐다. 한국은 `전차군단' 독일과 `투르크 전사' 터키에 막혀 4위로 대회를 마감했으나 한.일 월드컵에서 보여준 `히딩크 마법'은 세계 축구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히딩크 감독은 2006년 독일 월드컵에는 `사커루' 호주 대표팀 사령탑으로 호주를 32년 만에 본선 무대로 올린 뒤 사상 첫 16강 진출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PSV 에인트호벤(네덜란드) 감독 시절이던 1987-88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2004-05시즌 4강 진출을 이끌었던 히딩크 감독은 러시아 대표팀에서도 남다른 지도력을 보여줬다.
지난해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8)에서 쇠락의 길을 걷던 러시아를 4강에 올리는 `그라운드 반란'을 주도했다.
1998-99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강호'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으로선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던 히딩크 감독은 지난 2월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전 감독의 뒤를 이어 3개월 단기 계약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 지휘봉을 잡아 FA컵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히딩크 감독은 유로2008 4강 진출 쾌거에도 러시아 대표팀 감독으로서 성공신화를 이어가지 못했다.
러시아는 월드컵 유럽 예선 4조에서 7승1무2패(승점 22)로 1위 독일(승점 26)에 밀려 본선 직행 티켓을 놓쳤고 2위팀 패자 부활전인 플레이오프에서도 슬로베니아에 발목을 잡히면서 4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꿈이 무산됐다. 이로써 히딩크 감독은 자신이 새 역사를 썼던 한국, 호주, 네덜란드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적'으로 만날 기회도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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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딩크 신화’, 남아공 턱밑서 좌절
    • 입력 2009-11-19 10:32:33
    • 수정2009-11-19 10:34:46
    연합뉴스
축구대표팀 사령탑을 맡는 곳마다 새로운 신화를 창조했던 세계적인 명장 거스 히딩크(63) 감독의 `히딩크 매직'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으로 가는 길목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는 19일(한국시간) 슬로베니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유럽예선 플레이오프 원정 2차전에서 0-1로 덜미를 잡히면서 마지막 남은 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을 놓쳤다. 플레이오프 홈 1차전에서 1-0으로 이겼던 러시아는 슬로베니아와 골득실까지 같았으나 원정 다득점에서 밀렸다. `승부사' 히딩크 감독으로선 조국인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러시아까지 거쳐온 4개 국가 대표팀을 월드컵 본선에 모두 진출시키려고 했던 목표 달성에 실패한 것이다. 지난 1994년 `오렌지군단' 지휘봉을 잡아 1996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8강과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준결승 진출을 지휘했던 히딩크 감독은 당시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5-0 패배를 안겼던 한국 대표팀을 맡아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뤘다. 강도 높은 체력 훈련과 카리스마 넘치는 뛰어난 리더십, 적재적소에 선수를 기용하는 탁월한 용병술을 앞세워 세계축구 변방에 머물렀던 한국을 월드컵 중심 무대로 세운 것이다. 전력의 열세에도 톱니바퀴 조직력과 강한 압박으로 무장한 한국 축구는 안방에서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의 강호들을 줄줄이 격파하고 4강에 올랐다. 한국은 `전차군단' 독일과 `투르크 전사' 터키에 막혀 4위로 대회를 마감했으나 한.일 월드컵에서 보여준 `히딩크 마법'은 세계 축구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히딩크 감독은 2006년 독일 월드컵에는 `사커루' 호주 대표팀 사령탑으로 호주를 32년 만에 본선 무대로 올린 뒤 사상 첫 16강 진출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PSV 에인트호벤(네덜란드) 감독 시절이던 1987-88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2004-05시즌 4강 진출을 이끌었던 히딩크 감독은 러시아 대표팀에서도 남다른 지도력을 보여줬다. 지난해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08)에서 쇠락의 길을 걷던 러시아를 4강에 올리는 `그라운드 반란'을 주도했다. 1998-99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강호'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으로선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두지 못했던 히딩크 감독은 지난 2월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전 감독의 뒤를 이어 3개월 단기 계약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 지휘봉을 잡아 FA컵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히딩크 감독은 유로2008 4강 진출 쾌거에도 러시아 대표팀 감독으로서 성공신화를 이어가지 못했다. 러시아는 월드컵 유럽 예선 4조에서 7승1무2패(승점 22)로 1위 독일(승점 26)에 밀려 본선 직행 티켓을 놓쳤고 2위팀 패자 부활전인 플레이오프에서도 슬로베니아에 발목을 잡히면서 4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꿈이 무산됐다. 이로써 히딩크 감독은 자신이 새 역사를 썼던 한국, 호주, 네덜란드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적'으로 만날 기회도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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