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한국-미국, ‘부의 대물림’ 차이는?

입력 2009.11.19 (22:07) 수정 2009.11.19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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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잊을만하면 재벌의 편법 승계가 터지곤 하죠. 한국부자들, 이렇게 자식한테 다 물려주려 애쓰는데, 미국 부자들은 참 멋지게 돈 쓸 줄 아는 것 같습니다. 심층취재 구영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주식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부자 1위는 정몽구 현대차 회장.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과, 동생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이 나란히 2,3위입니다.

10위까지 부자들은 모두 현대와 삼성, 롯데, LG 등 재벌 일가의 2세와 3세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부자들은 어떨까?

1위는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인 빌 게이츠, 2위는 투자의 귀재라는 워렌 버핏 버크셔 헤서웨이 회장입니다.

10위까지 부자 가운데, 4명만 월마트 창업자의 후손들.

나머지 6명은 스스로 부를 일군 자수성가한 사람들입니다.



<인터뷰>김선웅(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장) : "혈연, 핏줄이 반드시 이어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굉장히 강한데, 미국은 그런 것이 좀 덜하고..."



우리나라의 경우, 특히 문제는 부의 대물림 과정에서 동원되는 편법과 불법.

정몽구 회장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천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하고, 횡령해,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건희 전 회장 역시 아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기 위해 조세포탈과 배임죄를 저질렀습니다.

<인터뷰>김상조(경제개혁연대 소장) : "기업의 주식을 시가보다 싸게 해서 인수하는 과정을 통해서 회사와 주주에게 손해를 끼치는 방향으로 재산과 경영권을 물려받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부자들은 경영권은 자식이 아닌 전문 경영인에게 맡깁니다.

재산도 사회에 환원하는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빌 게이츠는 지금 재산의 5천분의 1만 자식에게 남겨주고 나머지는 기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워렌 버핏도 재산의 85%, 3백억 달러 이상을 자선단체인 빌 게이츠 재단에 순차적으로 기부하고 있습니다.

<녹취>워렌 버핏 : "제가 15년 전에 기부를 했다면 기부액은 몇억 달러에 그쳤겠지만 지금 만일 제가 오늘 밤 죽는다면 사회에 환원되는 기부액은 3백억 달러 정도가 될 것입니다."

지난해 말 홍콩의 영화배우 성룡도 자식에게 능력이 있으면 아버지의 돈이 필요하지 않을 거라며 4000억원대의 전재산을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한동철(부자학연구학회장) : "많은 우리나라 부자는 나의 노력의 100% 결과라고 생각하는 것이 잘못된 것입니다. 사회가 지원하지 않아선 절대로 부가 형성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명박 대통령의 330억원대의 전재산 기부를 계기로 부를 사회에 되돌려주겠다는 생각이 점차 확산되고는 있지만 아직도 걸음마 단계입니다.

인류가 만든 제도 가운데 가장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자본주의.

하지만 공정한 경쟁과 더불어 산다 라는 바탕 위에 세워진 제도입니다.

KBS 뉴스 구영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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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한국-미국, ‘부의 대물림’ 차이는?
    • 입력 2009-11-19 21:24:31
    • 수정2009-11-19 22: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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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잊을만하면 재벌의 편법 승계가 터지곤 하죠. 한국부자들, 이렇게 자식한테 다 물려주려 애쓰는데, 미국 부자들은 참 멋지게 돈 쓸 줄 아는 것 같습니다. 심층취재 구영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주식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부자 1위는 정몽구 현대차 회장.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과, 동생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이 나란히 2,3위입니다. 10위까지 부자들은 모두 현대와 삼성, 롯데, LG 등 재벌 일가의 2세와 3세들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부자들은 어떨까? 1위는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인 빌 게이츠, 2위는 투자의 귀재라는 워렌 버핏 버크셔 헤서웨이 회장입니다. 10위까지 부자 가운데, 4명만 월마트 창업자의 후손들. 나머지 6명은 스스로 부를 일군 자수성가한 사람들입니다. <인터뷰>김선웅(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장) : "혈연, 핏줄이 반드시 이어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굉장히 강한데, 미국은 그런 것이 좀 덜하고..." 우리나라의 경우, 특히 문제는 부의 대물림 과정에서 동원되는 편법과 불법. 정몽구 회장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천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하고, 횡령해,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건희 전 회장 역시 아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기 위해 조세포탈과 배임죄를 저질렀습니다. <인터뷰>김상조(경제개혁연대 소장) : "기업의 주식을 시가보다 싸게 해서 인수하는 과정을 통해서 회사와 주주에게 손해를 끼치는 방향으로 재산과 경영권을 물려받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부자들은 경영권은 자식이 아닌 전문 경영인에게 맡깁니다. 재산도 사회에 환원하는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빌 게이츠는 지금 재산의 5천분의 1만 자식에게 남겨주고 나머지는 기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워렌 버핏도 재산의 85%, 3백억 달러 이상을 자선단체인 빌 게이츠 재단에 순차적으로 기부하고 있습니다. <녹취>워렌 버핏 : "제가 15년 전에 기부를 했다면 기부액은 몇억 달러에 그쳤겠지만 지금 만일 제가 오늘 밤 죽는다면 사회에 환원되는 기부액은 3백억 달러 정도가 될 것입니다." 지난해 말 홍콩의 영화배우 성룡도 자식에게 능력이 있으면 아버지의 돈이 필요하지 않을 거라며 4000억원대의 전재산을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인터뷰>한동철(부자학연구학회장) : "많은 우리나라 부자는 나의 노력의 100% 결과라고 생각하는 것이 잘못된 것입니다. 사회가 지원하지 않아선 절대로 부가 형성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명박 대통령의 330억원대의 전재산 기부를 계기로 부를 사회에 되돌려주겠다는 생각이 점차 확산되고는 있지만 아직도 걸음마 단계입니다. 인류가 만든 제도 가운데 가장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자본주의. 하지만 공정한 경쟁과 더불어 산다 라는 바탕 위에 세워진 제도입니다. KBS 뉴스 구영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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