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유병 남편의 아내 살인 ‘무죄’

입력 2009.11.20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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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유병을 앓고 있는 한 영국 남자가 악몽을 꾸다가 옆에서 잠자던 아내를 살해했으나 풀려났다.
사우스 웨일스 니스에 사는 브라이언 토머스(59) 씨는 지난해 7월 휴일을 맞아 아내인 크리스틴(57)과 캠핑 차량을 타고 놀러갔다가 잠자리에 들었다.
한 떼의 젊은이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캠핑 차량 주위를 돌며 브레이크를 밟고 타이어 긁히는 소리를 내자 그는 차량을 다른 장소로 옮긴 뒤 다시 잠들었다.
그는 침입자들이 캠핑 차량에 들어왔고 싸우는 악몽을 꿨다.
다음날 새벽 3시49분에 깨어난 그는 옆에 있던 아내를 깨우려 했으나 곧 자신이 아내의 목을 졸라 죽인 사실을 알고 기겁을 했다.
평소 몽유병 증상이 있던 그는 꿈에 아내를 침입자로 잘못 알고 목을 조른 것으로 판단하고 긴급 전화를 걸어 "아내를 죽였다"고 신고했다.
토머스 씨는 살인혐의로 기소됐지만 검찰은 20일 스완시 형사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그에 대한 기소를 철회했다.
조사과정에서 토머스 씨의 몽유병 주장이 받아들여졌고 부부가 40년 동안 딸 둘을 두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해 살해할 동기가 없고 잠에서 깨어난뒤 자수한 점도 토머스 씨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토머스 씨는 법정에서 "꿈에 젊은이들과 싸웠는데 알고보니 아내였다"며 "내가 도대체 뭔 짓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자책했다.
딸 2명은 "아버지가 평소 몽유병으로 인해 겪은 일들을 얘기하곤 했다"고 증언했다.
수면 전문가들도 법정에 나와 토머스 씨가 아내에게 행한 행동은 무의식 상태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토머스 씨의 동생인 레이먼드 씨는 이날 재판이 끝난 뒤 "정의로운 판결"이라고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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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몽유병 남편의 아내 살인 ‘무죄’
    • 입력 2009-11-20 22:30:10
    연합뉴스
몽유병을 앓고 있는 한 영국 남자가 악몽을 꾸다가 옆에서 잠자던 아내를 살해했으나 풀려났다. 사우스 웨일스 니스에 사는 브라이언 토머스(59) 씨는 지난해 7월 휴일을 맞아 아내인 크리스틴(57)과 캠핑 차량을 타고 놀러갔다가 잠자리에 들었다. 한 떼의 젊은이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캠핑 차량 주위를 돌며 브레이크를 밟고 타이어 긁히는 소리를 내자 그는 차량을 다른 장소로 옮긴 뒤 다시 잠들었다. 그는 침입자들이 캠핑 차량에 들어왔고 싸우는 악몽을 꿨다. 다음날 새벽 3시49분에 깨어난 그는 옆에 있던 아내를 깨우려 했으나 곧 자신이 아내의 목을 졸라 죽인 사실을 알고 기겁을 했다. 평소 몽유병 증상이 있던 그는 꿈에 아내를 침입자로 잘못 알고 목을 조른 것으로 판단하고 긴급 전화를 걸어 "아내를 죽였다"고 신고했다. 토머스 씨는 살인혐의로 기소됐지만 검찰은 20일 스완시 형사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그에 대한 기소를 철회했다. 조사과정에서 토머스 씨의 몽유병 주장이 받아들여졌고 부부가 40년 동안 딸 둘을 두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해 살해할 동기가 없고 잠에서 깨어난뒤 자수한 점도 토머스 씨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토머스 씨는 법정에서 "꿈에 젊은이들과 싸웠는데 알고보니 아내였다"며 "내가 도대체 뭔 짓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자책했다. 딸 2명은 "아버지가 평소 몽유병으로 인해 겪은 일들을 얘기하곤 했다"고 증언했다. 수면 전문가들도 법정에 나와 토머스 씨가 아내에게 행한 행동은 무의식 상태에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토머스 씨의 동생인 레이먼드 씨는 이날 재판이 끝난 뒤 "정의로운 판결"이라고 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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