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대 ‘잘 막고, 잘 넣고’ 승리 수훈

입력 2009.11.22 (19:12) 수정 2009.11.22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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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섯 번째 키커일 줄 몰랐어요."
국가대표 출신 골키퍼 김용대(30.성남 일화)의 활약은 짧지만 강렬했다.
김용대는 22일 성남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쏘나타 챔피언십 2009 6강 플레이오프 인천 유나이티드와 홈 경기에서 1-1로 균형을 이루고 있던 연장 후반 종료 직전 투입돼 승부차기에서 맹활약하며 성남에 준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안겼다.
중앙수비수 사샤와 조병국의 퇴장으로 9명이 싸운 성남으로서는 너무나도 값진 승리였다.
이날 연장까지 120분 가까이 성남 골문을 지킨 것은 축구대표팀 유럽 원정에 따라나섰다가 돌아온 정성룡이었다. 김용대가 투입된 것은 연장 후반 15분. 정성룡과 교체가 아니라 미드필더 김정우와 교체였다.
김용대가 들어가고서 10여 초 뒤 종료 휘슬이 울렸다. 정성룡은 미리 준비한 필드플레이어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김용대와 동시에 그라운드에 있었다.
승부차기 키커가 마땅찮은 상황에서 신태용 성남 감독이 궁여지책으로 내 놓은 카드였다.
그리고 신 감독의 승부수는 김용대로 말미암아 `성공 카드'가 됐다.
김용대는 성남이 선축한 승부차기에서 1번 키커 라돈치치의 실축으로 0-1로 끌려가자 인천의 첫 번째 키커 유병수의 슛을 막아냈다. 유병수는 올 시즌 신인왕 후보인 인천의 주전 골잡이다.
골키퍼 정성룡은 세번째 키커로 나섰는데 인천 골키퍼 송유걸에게 걸렸다.
네번째 키커 몰리나가 슛을 성공키겨 2-2로 맞선 상황에서 김용대는 인천 정혁의 킥을 막았다.
공의 방향을 정확하게 읽고 덥석 잡아냈다.
김용대는 바로 일어나 페널티킥 지점으로 걸어갔다. 성남의 마지막 다섯번째 키커는 바로 김용대였다. 김용대는 오른발로 침착하게 상대 골문 구석에 차 넣었다.
이후 부담이 커진 인천의 다섯번째 키커 챠디가 공을 허공에 날리면서 손에 땀을 쥐게 했던 승부는 성남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김용대는 "처음에는 몰랐다. 차상광 골키퍼 코치가 후반 끝날 때쯤 '연장 후반 5분쯤 남겨두고 투입될 수도 있으니 준비하라"고 해 그제서야 알았다"고 당시 상황을 밝혔다.
군 복무를 위해 광주 상무에서 뛰다 최근 성남으로 복귀한 김용대는 "저한테 많은 기대를 했는데 수원과 경기에서 승부차기에서 져 많이 아쉬웠다. 성남 팬과 동료에게 명예회복하겠다는 생각으로 나섰다. 차분하게 막아보자는 생각 뿐이었다"고 말했다.
성남은 김용대가 골문을 지킨 지난 8일 수원 삼성과 FA컵 결승에서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2-4로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부산 아이콘스 소속이던 2004년 FA컵 때 준결승과 결승에서 모두 승부차기 승리를 이끌면서 우승컵을 안기고 자신은 최우수선수가 되는 등 승부차기에 강한 모습을 보였던 김용대에게 이번 FA컵은 큰 아픔이었다.
김용대는 "정성룡이 차는 줄은 알았는데 내가 다섯번째 키커가 될 줄은 몰랐다"면서 "성룡이가 막혀 나도 심리적으로 부담이 많았다. 나까지 못 넣으면 힘들겠다고 생각했다"며 살 떨리던 킥 순간을 떠올렸다.
김용대는 고교 시절에는 승부차기에서 킥을 몇 번 차기도 했지만 프로 무대에서는 처음이었다고 한다.
성남은 국가대표 골키퍼를 두 명이나 보유했다. 김용대는 후배 정성룡과 주전 경쟁을 각오하고 있었다. 김용대는 "성룡이와 저는 친한 선후배이지만 한 팀이라 주전 경쟁을 해야한다. 훈련 때 잘하면 코칭스태프가 몸이 좋은 선수를 내보낼 것이다. 판단은 코칭스태프의 몫이다. 나는 그저 열심히 할 뿐이다"라며 바로 다시 사흘 앞으로 다가온 전남과 준플레이오프 준비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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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대 ‘잘 막고, 잘 넣고’ 승리 수훈
    • 입력 2009-11-22 19:12:27
    • 수정2009-11-22 19:17:28
    연합뉴스
"내가 다섯 번째 키커일 줄 몰랐어요." 국가대표 출신 골키퍼 김용대(30.성남 일화)의 활약은 짧지만 강렬했다. 김용대는 22일 성남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 쏘나타 챔피언십 2009 6강 플레이오프 인천 유나이티드와 홈 경기에서 1-1로 균형을 이루고 있던 연장 후반 종료 직전 투입돼 승부차기에서 맹활약하며 성남에 준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안겼다. 중앙수비수 사샤와 조병국의 퇴장으로 9명이 싸운 성남으로서는 너무나도 값진 승리였다. 이날 연장까지 120분 가까이 성남 골문을 지킨 것은 축구대표팀 유럽 원정에 따라나섰다가 돌아온 정성룡이었다. 김용대가 투입된 것은 연장 후반 15분. 정성룡과 교체가 아니라 미드필더 김정우와 교체였다. 김용대가 들어가고서 10여 초 뒤 종료 휘슬이 울렸다. 정성룡은 미리 준비한 필드플레이어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김용대와 동시에 그라운드에 있었다. 승부차기 키커가 마땅찮은 상황에서 신태용 성남 감독이 궁여지책으로 내 놓은 카드였다. 그리고 신 감독의 승부수는 김용대로 말미암아 `성공 카드'가 됐다. 김용대는 성남이 선축한 승부차기에서 1번 키커 라돈치치의 실축으로 0-1로 끌려가자 인천의 첫 번째 키커 유병수의 슛을 막아냈다. 유병수는 올 시즌 신인왕 후보인 인천의 주전 골잡이다. 골키퍼 정성룡은 세번째 키커로 나섰는데 인천 골키퍼 송유걸에게 걸렸다. 네번째 키커 몰리나가 슛을 성공키겨 2-2로 맞선 상황에서 김용대는 인천 정혁의 킥을 막았다. 공의 방향을 정확하게 읽고 덥석 잡아냈다. 김용대는 바로 일어나 페널티킥 지점으로 걸어갔다. 성남의 마지막 다섯번째 키커는 바로 김용대였다. 김용대는 오른발로 침착하게 상대 골문 구석에 차 넣었다. 이후 부담이 커진 인천의 다섯번째 키커 챠디가 공을 허공에 날리면서 손에 땀을 쥐게 했던 승부는 성남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김용대는 "처음에는 몰랐다. 차상광 골키퍼 코치가 후반 끝날 때쯤 '연장 후반 5분쯤 남겨두고 투입될 수도 있으니 준비하라"고 해 그제서야 알았다"고 당시 상황을 밝혔다. 군 복무를 위해 광주 상무에서 뛰다 최근 성남으로 복귀한 김용대는 "저한테 많은 기대를 했는데 수원과 경기에서 승부차기에서 져 많이 아쉬웠다. 성남 팬과 동료에게 명예회복하겠다는 생각으로 나섰다. 차분하게 막아보자는 생각 뿐이었다"고 말했다. 성남은 김용대가 골문을 지킨 지난 8일 수원 삼성과 FA컵 결승에서 1-1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2-4로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부산 아이콘스 소속이던 2004년 FA컵 때 준결승과 결승에서 모두 승부차기 승리를 이끌면서 우승컵을 안기고 자신은 최우수선수가 되는 등 승부차기에 강한 모습을 보였던 김용대에게 이번 FA컵은 큰 아픔이었다. 김용대는 "정성룡이 차는 줄은 알았는데 내가 다섯번째 키커가 될 줄은 몰랐다"면서 "성룡이가 막혀 나도 심리적으로 부담이 많았다. 나까지 못 넣으면 힘들겠다고 생각했다"며 살 떨리던 킥 순간을 떠올렸다. 김용대는 고교 시절에는 승부차기에서 킥을 몇 번 차기도 했지만 프로 무대에서는 처음이었다고 한다. 성남은 국가대표 골키퍼를 두 명이나 보유했다. 김용대는 후배 정성룡과 주전 경쟁을 각오하고 있었다. 김용대는 "성룡이와 저는 친한 선후배이지만 한 팀이라 주전 경쟁을 해야한다. 훈련 때 잘하면 코칭스태프가 몸이 좋은 선수를 내보낼 것이다. 판단은 코칭스태프의 몫이다. 나는 그저 열심히 할 뿐이다"라며 바로 다시 사흘 앞으로 다가온 전남과 준플레이오프 준비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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