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김용대? 정성룡?…행복한 고민

입력 2009.11.23 (10:34) 수정 2009.11.23 (10:3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성남 일화-인천 유나이티드의 프로축구 K-리그 쏘나타 챔피언십 2009 6강 플레이오프 경기가 열린 지난 22일 성남 종합운동장.
경기 전 선수들이 몸을 풀 때 선발 출전이 예고된 성남 골키퍼 정성룡(24)이 반소매, 반바지 차림으로 신태용 감독 앞을 지나 그라운드로 들어갔다.
낮 경기였고, 기승을 부렸던 추위가 좀 누그러들긴 했어도 여전히 쌀쌀한 날씨라 정성룡의 차림은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신 감독에게 정성룡을 선발로 내세운 이유를 물었더니 "추위에 강하기 때문이다"라고 웃으며 대답했다. 그러면서 행복한 고민을 술술 풀어놓기 시작했다.
성남에는 정성룡 외에도 김용대(30)라는 국가대표 출신 골키퍼가 있다.
성남은 김용대가 군 복무를 위해 지난 시즌부터 광주 상무에서 뛰게 되면서 그 공백을 메우려고 포항 스틸러스에서 정성룡을 영입했다.
얼마 전까지는 둘이 떨어져 있어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 김용대가 복귀하면서 성남 코치진의 고민은 시작됐다.
정성룡은 올해 6강 플레이오프까지 성남에서 32경기를 뛰었다.
김용대는 광주에서 26경기를 뛰고서 성남으로 돌아와 지난 1일 대구FC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 22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6강 플레이오프에 출전했다.
승부차기로 패해 우승컵을 내준 지난 8일 수원 삼성과 FA컵 결승 때도 골문은 김용대가 지켰다.
신태용 감독은 "요즘 눈치가 보인다"고 밝혔다.
정성룡이 올 한해 리그를 책임졌는데 김용대가 복귀 후 중요한 경기에서 연이어 골키퍼 장갑을 꼈다.
신 감독은 얼마 전 대표팀에 합류해 유럽 원정길에 올랐던 정성룡에게 따로 전화를 걸어 `잘 다녀오라'고 인사를 건네면서 `두 선수를 모두 기용할 수 없는 처지를 이해해 달라'고 다독였다고 한다.
올해 지도자로서 첫 걸음을 뗀 신 감독은 "성룡이가 괜찮다고는 하는데 속마음까지야 그렇겠느냐"고 말했다.
정성룡과 김용대는 인천과 6강 플레이오프에서 짜릿한 승리를 합작했다.
정성룡이 선발로 나와 사샤, 조병국의 퇴장으로 9명이 싸운 연장 후반 15분까지 120분 동안 한 점만 내줬고, 이후 투입된 김용대는 승부차기에서 두 차례나 선방을 펼치며 3-2 승리를 이끌었다.
김용대만 성공했지만 둘 다 승부차기에서 키커로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김용대와 정성룡은 어쩔 수 없이 치열한 주전 경쟁을 해야 한다.
차상광 성남 골키퍼 코치는 "서로 장단점이 있어 저울질할 수가 없다. 백업 골키퍼 전상욱도 좋다. 그때그때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경기에 내보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머리가 아프다"고 털어놓았다.
김용대도 "판단은 코칭스태프의 몫이다. 나는 그저 열심히 훈련하고 준비할 뿐이다"라며 후배 정성룡과 경쟁을 달게 받아들였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성남, 김용대? 정성룡?…행복한 고민
    • 입력 2009-11-23 10:30:38
    • 수정2009-11-23 10:36:24
    연합뉴스
성남 일화-인천 유나이티드의 프로축구 K-리그 쏘나타 챔피언십 2009 6강 플레이오프 경기가 열린 지난 22일 성남 종합운동장. 경기 전 선수들이 몸을 풀 때 선발 출전이 예고된 성남 골키퍼 정성룡(24)이 반소매, 반바지 차림으로 신태용 감독 앞을 지나 그라운드로 들어갔다. 낮 경기였고, 기승을 부렸던 추위가 좀 누그러들긴 했어도 여전히 쌀쌀한 날씨라 정성룡의 차림은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신 감독에게 정성룡을 선발로 내세운 이유를 물었더니 "추위에 강하기 때문이다"라고 웃으며 대답했다. 그러면서 행복한 고민을 술술 풀어놓기 시작했다. 성남에는 정성룡 외에도 김용대(30)라는 국가대표 출신 골키퍼가 있다. 성남은 김용대가 군 복무를 위해 지난 시즌부터 광주 상무에서 뛰게 되면서 그 공백을 메우려고 포항 스틸러스에서 정성룡을 영입했다. 얼마 전까지는 둘이 떨어져 있어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최근 김용대가 복귀하면서 성남 코치진의 고민은 시작됐다. 정성룡은 올해 6강 플레이오프까지 성남에서 32경기를 뛰었다. 김용대는 광주에서 26경기를 뛰고서 성남으로 돌아와 지난 1일 대구FC와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 22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6강 플레이오프에 출전했다. 승부차기로 패해 우승컵을 내준 지난 8일 수원 삼성과 FA컵 결승 때도 골문은 김용대가 지켰다. 신태용 감독은 "요즘 눈치가 보인다"고 밝혔다. 정성룡이 올 한해 리그를 책임졌는데 김용대가 복귀 후 중요한 경기에서 연이어 골키퍼 장갑을 꼈다. 신 감독은 얼마 전 대표팀에 합류해 유럽 원정길에 올랐던 정성룡에게 따로 전화를 걸어 `잘 다녀오라'고 인사를 건네면서 `두 선수를 모두 기용할 수 없는 처지를 이해해 달라'고 다독였다고 한다. 올해 지도자로서 첫 걸음을 뗀 신 감독은 "성룡이가 괜찮다고는 하는데 속마음까지야 그렇겠느냐"고 말했다. 정성룡과 김용대는 인천과 6강 플레이오프에서 짜릿한 승리를 합작했다. 정성룡이 선발로 나와 사샤, 조병국의 퇴장으로 9명이 싸운 연장 후반 15분까지 120분 동안 한 점만 내줬고, 이후 투입된 김용대는 승부차기에서 두 차례나 선방을 펼치며 3-2 승리를 이끌었다. 김용대만 성공했지만 둘 다 승부차기에서 키커로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김용대와 정성룡은 어쩔 수 없이 치열한 주전 경쟁을 해야 한다. 차상광 성남 골키퍼 코치는 "서로 장단점이 있어 저울질할 수가 없다. 백업 골키퍼 전상욱도 좋다. 그때그때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경기에 내보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머리가 아프다"고 털어놓았다. 김용대도 "판단은 코칭스태프의 몫이다. 나는 그저 열심히 훈련하고 준비할 뿐이다"라며 후배 정성룡과 경쟁을 달게 받아들였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