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소 오염 마을

입력 2001.05.07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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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강원도 태백의 한 탄광마을 주민들이 독극물인 비소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얼마 전 이곳에서 모터사이클 경기장 공사가 시작되면서부터 이런 일이 생겼습니다.
취재에 이영일 기자입니다.
⊙기자: 강원도 태백시 동점동의 한 버섯재배단지입니다.
앞 마당에는 폐사한 버섯이 수북히 쌓여 있습니다.
재배산 버섯들의 대부분 알 수 없는 원인으로 노랗게 말라 죽어가고 있습니다.
⊙고재국(버섯재배 농민): 버섯은 신선한 공기로 크고 하는데 먼지들이 많이 나 가지고 공사장에서 먼지가 이리 막 올라오니까...
⊙기자: 계속되는 버섯폐사로 문을 닫은 곳만 벌써 8동이나 됩니다.
버섯재배단지 근처에는 모터사이클 단지 조성공사가 한창입니다.
공사장 흙의 성분을 분석해 봤습니다.
삼척대학교의 토양성분 분석 결과 사람 몸에 치명적인 비소가 다량으로 검출됐습니다.
이곳에서 검출된 비소의 농도는 78mg 환경부 오염 기준보다 무려 13배나 높습니다.
⊙김영남(삼척대 교수): 만성인 경우에는 시신경 장애라든가 또 빈혈, 심장질환, 이런 것들을 유발한다고 돼 있습니다.
⊙기자: 이곳에 매립된 아연 슬러지는 전부 400만톤.
모두 비소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연생산업체였던 연하광업소가 지난 74년부터 20년 동안 매립한 양입니다.
이런 사정을 알면서도 시공회사측은 근로자들과 주민들의 안전대책에는 딴전입니다.
⊙현장 소장: 방진 마스크라고 있는데 그걸 쓰면 생활 못해요. 활동 못합니다.
⊙기자: 민자유치 사업에 급급한 태백시는 아예 이런 사정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태백시 관계자: 들은 게 처음이라 대책은 없습니다.
성분검사를 해 처리 방안을 강구할 겁니다.
⊙기자: 안전을 무시한 공사 강행과 당국의 무관심으로 이곳 주민들은 보이지 않는 위험, 비소중독에 떨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영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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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소 오염 마을
    • 입력 2001-05-07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강원도 태백의 한 탄광마을 주민들이 독극물인 비소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얼마 전 이곳에서 모터사이클 경기장 공사가 시작되면서부터 이런 일이 생겼습니다. 취재에 이영일 기자입니다. ⊙기자: 강원도 태백시 동점동의 한 버섯재배단지입니다. 앞 마당에는 폐사한 버섯이 수북히 쌓여 있습니다. 재배산 버섯들의 대부분 알 수 없는 원인으로 노랗게 말라 죽어가고 있습니다. ⊙고재국(버섯재배 농민): 버섯은 신선한 공기로 크고 하는데 먼지들이 많이 나 가지고 공사장에서 먼지가 이리 막 올라오니까... ⊙기자: 계속되는 버섯폐사로 문을 닫은 곳만 벌써 8동이나 됩니다. 버섯재배단지 근처에는 모터사이클 단지 조성공사가 한창입니다. 공사장 흙의 성분을 분석해 봤습니다. 삼척대학교의 토양성분 분석 결과 사람 몸에 치명적인 비소가 다량으로 검출됐습니다. 이곳에서 검출된 비소의 농도는 78mg 환경부 오염 기준보다 무려 13배나 높습니다. ⊙김영남(삼척대 교수): 만성인 경우에는 시신경 장애라든가 또 빈혈, 심장질환, 이런 것들을 유발한다고 돼 있습니다. ⊙기자: 이곳에 매립된 아연 슬러지는 전부 400만톤. 모두 비소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연생산업체였던 연하광업소가 지난 74년부터 20년 동안 매립한 양입니다. 이런 사정을 알면서도 시공회사측은 근로자들과 주민들의 안전대책에는 딴전입니다. ⊙현장 소장: 방진 마스크라고 있는데 그걸 쓰면 생활 못해요. 활동 못합니다. ⊙기자: 민자유치 사업에 급급한 태백시는 아예 이런 사정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태백시 관계자: 들은 게 처음이라 대책은 없습니다. 성분검사를 해 처리 방안을 강구할 겁니다. ⊙기자: 안전을 무시한 공사 강행과 당국의 무관심으로 이곳 주민들은 보이지 않는 위험, 비소중독에 떨고 있습니다. KBS뉴스 이영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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