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신태용 “우승은 나의 몫”

입력 2009.12.01 (15:23) 수정 2009.12.01 (15:4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올해 프로축구 K-리그 우승을 놓고 싸울 전북 현대와 성남 일화의 사령탑은 은근하면서도 뼈 있는 말로 `장외대결’을 벌이면서 챔피언 욕심을 드러냈다.



최강희(50) 전북 감독과 신태용(39) 성남 감독은 2일 성남 종합운동장에서 열릴 K-리그 쏘나타 챔피언십 2009 챔피언결정 1차전을 하루 앞둔 1일 오후 성남 탄천 종합운동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출사표를 던졌다.



양팀 감독은 나란히 앉아 상대의 장점을 치켜세우는 등 분위기는 화기애애했지만, 우승에 대한 열망만큼은 뜨거웠다.



인천 유나이티드와 6강 플레이오프에서 퇴장당해 이후 경기를 벤치가 아닌 관중석에서 무전기로 지휘했던 신태용 감독이 징계에서 풀리고도 "내일 역시 관중석에 올라갈지 생각 중"이라고 밝히자 최강희 감독이 특유의 조용조용한 목소리로 "신 감독이 옆에 있지만 조언 한 가지를 해주고 싶다"고 입을 뗐다.



최강희 감독은 바로 "지도자를 시작하는 첫해에 좋은 성적을 내면 앞으로 굉장히 어려워진다. 지금쯤 전북에 양보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지금이 바로 그 시기인데 아직도 관중석에서 경기를 보겠다는 것을 보니 신 감독은 욕심이 참 많다"고 말해 딱딱하던 기자회견 분위기를 한순간에 누그러뜨렸다.



최 감독이 또 "저는 무전기가 답답해서 휴대전화로 지휘한 적이 있다. 휴대전화가 더 편한데 저렇게 고생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밝히자 신 감독이 잠시 이것저것 물어보더니 "그런 노하우가 있었네요"라고 말해 다시 한번 웃음꽃이 피웠다.



그러나 우승 이야기가 나올 때면 양 감독은 자세를 고쳐 잡았다.



최 감독은 "성남은 K-리그에서 우승도 많이 하고 상당히 저력 있는 팀이다. 명문팀과 마지막 경기를 하게 됐다. 우리는 15년 만에 처음으로 챔피언에 도전하는데 선수들의 각오가 남다르고, 준비도 잘해 자신감도 있다. 내일 반드시 1위 팀의 자존심을 지키도록 하겠다"고 필승 의지를 드러냈다.



최 감독은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해 경기 감각이 걱정되지 않느냐는 물음에는 "크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선수들이 경험도 충분히 있고 훈련을 실전처럼 해왔다"면서 "성남은 어렵게 챔피언결정전에 올라 체력적인 문제가 있겠지만 반대로 상승세를 타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태용 감독이 포항 스틸러스와 플레이오프에서 1-0으로 이긴 뒤 `전북도 우리를 얕보면 큰 코 다칠 것’이라고 한 말을 꺼내면서 "공교롭게도 내 코가 좀 크다"고 웃은 뒤 "선수들에게 결승전은 고등학교 팀이 올라와도 신중하게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경기의 중요성을 잘 알기 때문에 신중하게 할 것이다. 신 감독이 초보지만 여기까지 올라온 것을 보면 놀랍고 그의 다양한 임기응변 능력은 배울 것이 많다. 오늘까지만 그런 매직이 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덧붙였다.



최 감독은 "성남의 몰리나 못지않게 우리 외국인 선수(에닝요, 루이스, 브라질리아)들의 기량이나 컨디션도 좋다. 대표팀의 유럽 원정 후 발목이 안 좋아 하루 정도 휴식을 취했던 스트라이커 이동국도 몸 상태가 좋다. 신 감독이 조금 불안할 것 같다"며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지도자 데뷔 첫해 FA컵 준우승에 이어 K-리그에서도 팀을 결승까지 올려놓은 신태용 감독은 부임 당시 선수들에게 했던 `프로 세계에서 2등은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는다’는 말을 다시 꺼냈다.



신 감독은 "오늘 마지막 훈련을 하고 선수들에게 `너희가 우승한 것과 안 한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여기까지 올라온 것도 고맙게 생각한다. 하지만 어렵게 왔으니까 한 번 더 해보자’고 이야기했다. 6강에 올랐고 FA컵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해 나 스스로 만족하는 면도 있었다. 하지만 사람 욕심이라는 것이 그렇지 않더라"며 K-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싶은 속내를 드러냈다.



신 감독은 또 6강 플레이오프부터 선수들의 잇따른 퇴장과 경고로 베스트11을 구성하기조차 어려워진 데 대해서는 "나 또한 왜 퇴장당했는지 아직 모르겠다"며 여전히 심판 판정에 불만스러워 하면서도 "하지만 경기가 잘못되더라도 심판에게 이야기하지 말라고 오늘도 선수들에게 주의를 줬다"고 말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최강희-신태용 “우승은 나의 몫”
    • 입력 2009-12-01 15:23:27
    • 수정2009-12-01 15:40:43
    연합뉴스
올해 프로축구 K-리그 우승을 놓고 싸울 전북 현대와 성남 일화의 사령탑은 은근하면서도 뼈 있는 말로 `장외대결’을 벌이면서 챔피언 욕심을 드러냈다.

최강희(50) 전북 감독과 신태용(39) 성남 감독은 2일 성남 종합운동장에서 열릴 K-리그 쏘나타 챔피언십 2009 챔피언결정 1차전을 하루 앞둔 1일 오후 성남 탄천 종합운동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출사표를 던졌다.

양팀 감독은 나란히 앉아 상대의 장점을 치켜세우는 등 분위기는 화기애애했지만, 우승에 대한 열망만큼은 뜨거웠다.

인천 유나이티드와 6강 플레이오프에서 퇴장당해 이후 경기를 벤치가 아닌 관중석에서 무전기로 지휘했던 신태용 감독이 징계에서 풀리고도 "내일 역시 관중석에 올라갈지 생각 중"이라고 밝히자 최강희 감독이 특유의 조용조용한 목소리로 "신 감독이 옆에 있지만 조언 한 가지를 해주고 싶다"고 입을 뗐다.

최강희 감독은 바로 "지도자를 시작하는 첫해에 좋은 성적을 내면 앞으로 굉장히 어려워진다. 지금쯤 전북에 양보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지금이 바로 그 시기인데 아직도 관중석에서 경기를 보겠다는 것을 보니 신 감독은 욕심이 참 많다"고 말해 딱딱하던 기자회견 분위기를 한순간에 누그러뜨렸다.

최 감독이 또 "저는 무전기가 답답해서 휴대전화로 지휘한 적이 있다. 휴대전화가 더 편한데 저렇게 고생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밝히자 신 감독이 잠시 이것저것 물어보더니 "그런 노하우가 있었네요"라고 말해 다시 한번 웃음꽃이 피웠다.

그러나 우승 이야기가 나올 때면 양 감독은 자세를 고쳐 잡았다.

최 감독은 "성남은 K-리그에서 우승도 많이 하고 상당히 저력 있는 팀이다. 명문팀과 마지막 경기를 하게 됐다. 우리는 15년 만에 처음으로 챔피언에 도전하는데 선수들의 각오가 남다르고, 준비도 잘해 자신감도 있다. 내일 반드시 1위 팀의 자존심을 지키도록 하겠다"고 필승 의지를 드러냈다.

최 감독은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해 경기 감각이 걱정되지 않느냐는 물음에는 "크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선수들이 경험도 충분히 있고 훈련을 실전처럼 해왔다"면서 "성남은 어렵게 챔피언결정전에 올라 체력적인 문제가 있겠지만 반대로 상승세를 타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신태용 감독이 포항 스틸러스와 플레이오프에서 1-0으로 이긴 뒤 `전북도 우리를 얕보면 큰 코 다칠 것’이라고 한 말을 꺼내면서 "공교롭게도 내 코가 좀 크다"고 웃은 뒤 "선수들에게 결승전은 고등학교 팀이 올라와도 신중하게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경기의 중요성을 잘 알기 때문에 신중하게 할 것이다. 신 감독이 초보지만 여기까지 올라온 것을 보면 놀랍고 그의 다양한 임기응변 능력은 배울 것이 많다. 오늘까지만 그런 매직이 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덧붙였다.

최 감독은 "성남의 몰리나 못지않게 우리 외국인 선수(에닝요, 루이스, 브라질리아)들의 기량이나 컨디션도 좋다. 대표팀의 유럽 원정 후 발목이 안 좋아 하루 정도 휴식을 취했던 스트라이커 이동국도 몸 상태가 좋다. 신 감독이 조금 불안할 것 같다"며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지도자 데뷔 첫해 FA컵 준우승에 이어 K-리그에서도 팀을 결승까지 올려놓은 신태용 감독은 부임 당시 선수들에게 했던 `프로 세계에서 2등은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는다’는 말을 다시 꺼냈다.

신 감독은 "오늘 마지막 훈련을 하고 선수들에게 `너희가 우승한 것과 안 한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 여기까지 올라온 것도 고맙게 생각한다. 하지만 어렵게 왔으니까 한 번 더 해보자’고 이야기했다. 6강에 올랐고 FA컵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해 나 스스로 만족하는 면도 있었다. 하지만 사람 욕심이라는 것이 그렇지 않더라"며 K-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싶은 속내를 드러냈다.

신 감독은 또 6강 플레이오프부터 선수들의 잇따른 퇴장과 경고로 베스트11을 구성하기조차 어려워진 데 대해서는 "나 또한 왜 퇴장당했는지 아직 모르겠다"며 여전히 심판 판정에 불만스러워 하면서도 "하지만 경기가 잘못되더라도 심판에게 이야기하지 말라고 오늘도 선수들에게 주의를 줬다"고 말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