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를 거듭하는 공인구의 역사

입력 2009.12.04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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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스타에서 자불라니까지'

베일에 싸여 있었던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공인구 '자불라니'(Jabulani)가 마침내 속살을 드러냈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세계적인 스포츠 용품업체 아디다스는 4일(이하 한국시간) 월드컵 조 추첨에 앞서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에서 사용할 공인구인 자불라니를 공개했다.

아디다스가 독일 바에이른주 샤인펠트 연구소에서 철저한 보안 속에 2년여 작업을 거쳐 만든 자불라니는 역대 11차례 공인구 중 최고의 역작으로 평가된다.

자불라니의 가장 큰 특징은 3차원으로 곡선 형태의 가죽 조각 8개를 붙여 만들었다. 이전 공인구보다 가장 원형에 가깝다는 게 아디다스 측의 설명이다. 특히 새롭게 개발한 미세한 특수 돌기를 공 전체 표면에 두루 배치해 골키퍼가 잡을 때 미끄러짐 현상을 방지했다.

이와 함께 공기 역학을 이용해 공이 날아가는 궤적의 안정성을 높였다. 이 때문에 어떤 공인구보다 목표 지점까지 가장 안정적이고 정확한 슈팅이 가능하다. 또 비가 오는 등 나쁜 날씨에서도 수축과 수분 흡입 등 공의 변화를 최소화했다.

스포츠 과학의 결정체인 FIFA 공인구는 1970년 멕시코 월드컵 때 첫선을 보인 `텔스타' 이후 30년 가까이 진화를 거듭해왔다.

텔스타는 검정색과 흰색의 5, 6각형 32개 조각을 꿰매 만든 `점박이' 디자인으로 1974년 독일 월드컵까지 사용됐다.

텔스타가 수중전에 약한 점을 보완해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에 등장한 `탱고'는 방수 기능을 높였을 뿐 아니라 삼각 모양의 20개 조각과 12개의 동일한 원으로 구성해 디자인의 혁신을 이뤘고 공의 탄력과 회전력도 크게 좋아졌다.

이어 1982년 스페인 월드컵에서 가죽과 폴리우레탄을 결합한 `탱고 에스파냐'가 사용됐고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선 `아즈테카',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선 `에투르스코 유니코', 1994년 미국 월드컵 때 `퀘스트라'가 화제를 모았다.

특히 퀘스트라는 강한 반발력과 회전력이 보강되면서 미국 월드컵에선 전 대회보다 평균 0.5골 많은 경기당 평균 2.71골이 터지는 골 잔치가 벌어졌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 사용한 `트리콜로'는 최초로 여러 색상을 가미한 컬러 공인구다. 프랑스 국기의 3색(적.청.백)이 들어갔고 기포 강화 플라스틱이라는 첨단 소재를 사용, 볼 스피드를 극대화하는 바람에 `골키퍼 수난시대'를 불러왔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축구공의 전통적인 벌집형 디자인에서 벗어난 `피버노바'를 선보였다. 흰색 바탕에 터빈 엔진을 모방한 황금색 삼각형 바람개비와 붉은색 불꽃 문양을 새긴 게 특징이다. 반발력과 회전력을 높이는 대신 정확성을 가미해 골키퍼가 공의 방향을 예측할 수 있도록 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의 공인구는 슈팅의 정확도와 컨트롤에 중점을 둔 팀가이스트였다. 이 공은 가족 조각의 수를 종전 32개에서 14개로 줄임으로써 완벽한 원형에 가까운 모양을 만들어냈다. 또 독일의 전통적인 색상인 흰색과 검정색을 기본으로 하면서 둥근 프로펠러 모양을 따라 황금색을 가미했다.

이후 4년 만에 탄생한 자불라니가 남아공 월드컵에 참가한 32개국 선수들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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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화를 거듭하는 공인구의 역사
    • 입력 2009-12-04 23:09:42
    연합뉴스
`텔스타에서 자불라니까지' 베일에 싸여 있었던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공인구 '자불라니'(Jabulani)가 마침내 속살을 드러냈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세계적인 스포츠 용품업체 아디다스는 4일(이하 한국시간) 월드컵 조 추첨에 앞서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에서 사용할 공인구인 자불라니를 공개했다. 아디다스가 독일 바에이른주 샤인펠트 연구소에서 철저한 보안 속에 2년여 작업을 거쳐 만든 자불라니는 역대 11차례 공인구 중 최고의 역작으로 평가된다. 자불라니의 가장 큰 특징은 3차원으로 곡선 형태의 가죽 조각 8개를 붙여 만들었다. 이전 공인구보다 가장 원형에 가깝다는 게 아디다스 측의 설명이다. 특히 새롭게 개발한 미세한 특수 돌기를 공 전체 표면에 두루 배치해 골키퍼가 잡을 때 미끄러짐 현상을 방지했다. 이와 함께 공기 역학을 이용해 공이 날아가는 궤적의 안정성을 높였다. 이 때문에 어떤 공인구보다 목표 지점까지 가장 안정적이고 정확한 슈팅이 가능하다. 또 비가 오는 등 나쁜 날씨에서도 수축과 수분 흡입 등 공의 변화를 최소화했다. 스포츠 과학의 결정체인 FIFA 공인구는 1970년 멕시코 월드컵 때 첫선을 보인 `텔스타' 이후 30년 가까이 진화를 거듭해왔다. 텔스타는 검정색과 흰색의 5, 6각형 32개 조각을 꿰매 만든 `점박이' 디자인으로 1974년 독일 월드컵까지 사용됐다. 텔스타가 수중전에 약한 점을 보완해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에 등장한 `탱고'는 방수 기능을 높였을 뿐 아니라 삼각 모양의 20개 조각과 12개의 동일한 원으로 구성해 디자인의 혁신을 이뤘고 공의 탄력과 회전력도 크게 좋아졌다. 이어 1982년 스페인 월드컵에서 가죽과 폴리우레탄을 결합한 `탱고 에스파냐'가 사용됐고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선 `아즈테카',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선 `에투르스코 유니코', 1994년 미국 월드컵 때 `퀘스트라'가 화제를 모았다. 특히 퀘스트라는 강한 반발력과 회전력이 보강되면서 미국 월드컵에선 전 대회보다 평균 0.5골 많은 경기당 평균 2.71골이 터지는 골 잔치가 벌어졌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 사용한 `트리콜로'는 최초로 여러 색상을 가미한 컬러 공인구다. 프랑스 국기의 3색(적.청.백)이 들어갔고 기포 강화 플라스틱이라는 첨단 소재를 사용, 볼 스피드를 극대화하는 바람에 `골키퍼 수난시대'를 불러왔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축구공의 전통적인 벌집형 디자인에서 벗어난 `피버노바'를 선보였다. 흰색 바탕에 터빈 엔진을 모방한 황금색 삼각형 바람개비와 붉은색 불꽃 문양을 새긴 게 특징이다. 반발력과 회전력을 높이는 대신 정확성을 가미해 골키퍼가 공의 방향을 예측할 수 있도록 했다. 2006년 독일 월드컵의 공인구는 슈팅의 정확도와 컨트롤에 중점을 둔 팀가이스트였다. 이 공은 가족 조각의 수를 종전 32개에서 14개로 줄임으로써 완벽한 원형에 가까운 모양을 만들어냈다. 또 독일의 전통적인 색상인 흰색과 검정색을 기본으로 하면서 둥근 프로펠러 모양을 따라 황금색을 가미했다. 이후 4년 만에 탄생한 자불라니가 남아공 월드컵에 참가한 32개국 선수들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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