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753m 고지대 적응이 관건

입력 2009.12.05 (07:00) 수정 2009.12.05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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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대표팀의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그리스와 맞붙는다.

한국으로서는 최상은 아니지만, 최악도 아닌 무난한 조 편성이라 할 만하다.

게다가 대부분 팀이 걱정해 왔을 `고지대 경기'를 조별리그에서 한 차례만 치르게 된 것도 다행이다.

하지만 고지대 적응은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을 노리는 한국으로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한국 조별리그 이동 `저→고→저'

한국은 그리스와 조별리그 첫 경기를 포트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치르고, 아르헨티나와 2차전은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치른다.

그리고 나이지리아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는 더반의 더반스타디움에서 벌인다.

포트엘리자베스와 더반은 해안가에 있어 경기장의 고도는 해수면과 거의 비슷하다. 국제축구연맹(FIFA) 홈페이지의 개최 도시 소개란에 두 도시의 고도는 해발 0m로 돼 있다.

문제는 요하네스버그다. 2차전이 열릴 요하네스버그는 해발 1천753m로 이번 대회 개최도시 중 가장 고지대다. 한라산(해발 1천950m) 정상과 비슷한 높이에서 경기를 하는 것이다.

특히 한국은 해발 0m→1천753→0m로 옮겨가며 경기를 치러야 한다. 고도 적응이 조별리그 통과의 관건인 셈이다.

한국은 요하네스버그에서 120㎞ 떨어진 루스텐버그에 대회 기간 베이스캠프를 차릴 예정이다.

이는 고지대 적응을 대비한 포석이다. 세계적 강호들 역시 요하네스버그를 중심으로 가능한 한 고지대에 캠프를 차리려고 일찌감치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인 것도 그 때문이다.

당연히 고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적응해 가는 것이 그 반대 상황보다 쉽기 때문이다.

◇고도가 선수와 축구공에 미치는 영향

선수와 축구공에 미치는 고도의 영향은 적지 않다.

고지대는 일단 산소량이 적다. 우리 몸은 부족한 산소를 메우려고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이는 운동 능력을 떨어뜨린다. 지난 6월 남아공에서 열린 2009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개최국 남아공은 선전했지만 2006 독일 월드컵 챔피언 이탈리아는 부진했던 원인 중 하나로 고지대 적응력을 꼽기도 한다.

내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적지 않은 이변을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축구공도 마찬가지다.

4일 AP통신이 월드컵 공식 경기구를 만드는 아디다스의 연구 결과를 인용한 보도로는 고도가 축구공에 미치는 영향은 수치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고지대에서는 기압이 낮아 공기 저항이 적기 때문에 공은 저지대보다 더 빨리, 그리고 멀리 날아간다.

요하네스버그에서는 골문에서 20m 떨어진 곳에서 프리킥한 공이 해안가 더반에서 찼을 때보다 골라인을 통과하는 데 걸린 시간이 5%나 빨랐다.

해안가에서는 평균 시속 120㎞였던 공이 고지대에서는 시속 126㎞로 날아갔다.

골키퍼로서는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물론 골키퍼에게 고지대가 유리한 점도 있다. 더반에서 차면 60m 앞에서 떨어지던 공이 요하네스버그에서 찼더니 63m나 날아갔다.

또 고지대에서는 `프리킥 스페셜리스트'들이 불리할 수 있다.

공기 밀도가 낮아 공의 회전도 저지대에서보다 떨어진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콜라라도 로키스의 홈 구장 쿠어스필드 역시 고지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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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1,753m 고지대 적응이 관건
    • 입력 2009-12-05 07:00:46
    • 수정2009-12-05 07:45:29
    연합뉴스
한국축구 대표팀의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그리스와 맞붙는다. 한국으로서는 최상은 아니지만, 최악도 아닌 무난한 조 편성이라 할 만하다. 게다가 대부분 팀이 걱정해 왔을 `고지대 경기'를 조별리그에서 한 차례만 치르게 된 것도 다행이다. 하지만 고지대 적응은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을 노리는 한국으로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한국 조별리그 이동 `저→고→저' 한국은 그리스와 조별리그 첫 경기를 포트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치르고, 아르헨티나와 2차전은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치른다. 그리고 나이지리아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는 더반의 더반스타디움에서 벌인다. 포트엘리자베스와 더반은 해안가에 있어 경기장의 고도는 해수면과 거의 비슷하다. 국제축구연맹(FIFA) 홈페이지의 개최 도시 소개란에 두 도시의 고도는 해발 0m로 돼 있다. 문제는 요하네스버그다. 2차전이 열릴 요하네스버그는 해발 1천753m로 이번 대회 개최도시 중 가장 고지대다. 한라산(해발 1천950m) 정상과 비슷한 높이에서 경기를 하는 것이다. 특히 한국은 해발 0m→1천753→0m로 옮겨가며 경기를 치러야 한다. 고도 적응이 조별리그 통과의 관건인 셈이다. 한국은 요하네스버그에서 120㎞ 떨어진 루스텐버그에 대회 기간 베이스캠프를 차릴 예정이다. 이는 고지대 적응을 대비한 포석이다. 세계적 강호들 역시 요하네스버그를 중심으로 가능한 한 고지대에 캠프를 차리려고 일찌감치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인 것도 그 때문이다. 당연히 고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적응해 가는 것이 그 반대 상황보다 쉽기 때문이다. ◇고도가 선수와 축구공에 미치는 영향 선수와 축구공에 미치는 고도의 영향은 적지 않다. 고지대는 일단 산소량이 적다. 우리 몸은 부족한 산소를 메우려고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이는 운동 능력을 떨어뜨린다. 지난 6월 남아공에서 열린 2009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개최국 남아공은 선전했지만 2006 독일 월드컵 챔피언 이탈리아는 부진했던 원인 중 하나로 고지대 적응력을 꼽기도 한다. 내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적지 않은 이변을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축구공도 마찬가지다. 4일 AP통신이 월드컵 공식 경기구를 만드는 아디다스의 연구 결과를 인용한 보도로는 고도가 축구공에 미치는 영향은 수치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고지대에서는 기압이 낮아 공기 저항이 적기 때문에 공은 저지대보다 더 빨리, 그리고 멀리 날아간다. 요하네스버그에서는 골문에서 20m 떨어진 곳에서 프리킥한 공이 해안가 더반에서 찼을 때보다 골라인을 통과하는 데 걸린 시간이 5%나 빨랐다. 해안가에서는 평균 시속 120㎞였던 공이 고지대에서는 시속 126㎞로 날아갔다. 골키퍼로서는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물론 골키퍼에게 고지대가 유리한 점도 있다. 더반에서 차면 60m 앞에서 떨어지던 공이 요하네스버그에서 찼더니 63m나 날아갔다. 또 고지대에서는 `프리킥 스페셜리스트'들이 불리할 수 있다. 공기 밀도가 낮아 공의 회전도 저지대에서보다 떨어진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콜라라도 로키스의 홈 구장 쿠어스필드 역시 고지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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