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돼지띠, 어린이집 입학 별따기

입력 2009.12.06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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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2007년은 복을 많이 받는다는 '황금돼지 해'여서 유독 많은 아이들이 태어났는데요.

이 아이들이 자라 어린이집에 갈 나이가 되면서 요즘 입학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경쟁률이 수백 대 1에 달하는 곳까지 있습니다.

하송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추운 겨울 밤.

서울의 한 어린이집 앞에 어른들이 담요를 두른채 줄을 서고 있습니다..

재작년 황금 돼지해에 아이를 낳는 부모들이 자녀를 어린이집에 입학시키기 위해 밤을 새우는 것입니다.

<인터뷰>학부모: "어린이집에 내일 아침 9시에 접수하려고..."

추위를 견뎌내기 위한 난로와 침낭은 기본.

온 가족이 나서 번갈아 대기하는 작전도 짰습니다.

<인터뷰> 학부모: "방금까지 처제가 와서 있다가 교대한 겁니다. (제가) 밤 새려고."

또 다른 어린이집.

새벽부터 부모들이 몰려들면서 오전 9시도 되기 전에 신청이 마감됐습니다.

<현장음>학부모: "마감됐어요? 벌써?"

<인터뷰>이용덕(어린이집 원장): "올해는 작년보다 한 반이 더 늘었어요. 그런데도 빨리 마감되는 것 같아요."

제 때 입학이 힘들다보니 대기자도 넘쳐납니다.

이 구립 어린이집은 70명 정원인데, 올해는 신청자만 천 명 가까이 몰렸습니다.

<인터뷰> 이현호(어린이집 원장): "2007년생 아이들은 현재 2명 밖에 들어오지 못하는데 257명이 대기하고 있더라고요."

유독 2007년에 태어난 돼지띠 아이들의 입학 전쟁이 치열한 이유는 6백년 만에 돌아온 '황금돼지해'라 해서 전년보다 5만 명 가량 더 많이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어린이집 빈자리를 알아보는 일이 하루 일과가 돼 버린 홍미자씨.

<현장음>"세 살인데 지금 자리가 있나 해서요. 아, 자리가 없어요?"

요즘은 2007년 출산이 후회될 정도입니다.

<인터뷰> 홍미자(서울시 번동): "애 낳았을 때도 좀 걱정을 했어요. 황금돼지띠라 해서 애를 되게 많이 출산을 했잖아요.근데 설마 했는데..."

더구나 어린이집 입학 경쟁은 시작일 뿐입니다.

<인터뷰> 강연우(서울시 신천동): "학교 들어갈 때도 그렇고 뭐든지 경쟁이 더 심할테니까. 좋다고 태어났는데 제일 별로 안 좋은 것 같아요."

맞벌이 부부가 늘고 있는 현실에서 아이들을 돌봐줄 이러한 육아시설의 부족은 출산 기피로 이어질 수 있어 고질적인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시급히 해결돼야 할 과제입니다.

KBS 뉴스 하송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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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금돼지띠, 어린이집 입학 별따기
    • 입력 2009-12-06 07: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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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2007년은 복을 많이 받는다는 '황금돼지 해'여서 유독 많은 아이들이 태어났는데요. 이 아이들이 자라 어린이집에 갈 나이가 되면서 요즘 입학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경쟁률이 수백 대 1에 달하는 곳까지 있습니다. 하송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추운 겨울 밤. 서울의 한 어린이집 앞에 어른들이 담요를 두른채 줄을 서고 있습니다.. 재작년 황금 돼지해에 아이를 낳는 부모들이 자녀를 어린이집에 입학시키기 위해 밤을 새우는 것입니다. <인터뷰>학부모: "어린이집에 내일 아침 9시에 접수하려고..." 추위를 견뎌내기 위한 난로와 침낭은 기본. 온 가족이 나서 번갈아 대기하는 작전도 짰습니다. <인터뷰> 학부모: "방금까지 처제가 와서 있다가 교대한 겁니다. (제가) 밤 새려고." 또 다른 어린이집. 새벽부터 부모들이 몰려들면서 오전 9시도 되기 전에 신청이 마감됐습니다. <현장음>학부모: "마감됐어요? 벌써?" <인터뷰>이용덕(어린이집 원장): "올해는 작년보다 한 반이 더 늘었어요. 그런데도 빨리 마감되는 것 같아요." 제 때 입학이 힘들다보니 대기자도 넘쳐납니다. 이 구립 어린이집은 70명 정원인데, 올해는 신청자만 천 명 가까이 몰렸습니다. <인터뷰> 이현호(어린이집 원장): "2007년생 아이들은 현재 2명 밖에 들어오지 못하는데 257명이 대기하고 있더라고요." 유독 2007년에 태어난 돼지띠 아이들의 입학 전쟁이 치열한 이유는 6백년 만에 돌아온 '황금돼지해'라 해서 전년보다 5만 명 가량 더 많이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어린이집 빈자리를 알아보는 일이 하루 일과가 돼 버린 홍미자씨. <현장음>"세 살인데 지금 자리가 있나 해서요. 아, 자리가 없어요?" 요즘은 2007년 출산이 후회될 정도입니다. <인터뷰> 홍미자(서울시 번동): "애 낳았을 때도 좀 걱정을 했어요. 황금돼지띠라 해서 애를 되게 많이 출산을 했잖아요.근데 설마 했는데..." 더구나 어린이집 입학 경쟁은 시작일 뿐입니다. <인터뷰> 강연우(서울시 신천동): "학교 들어갈 때도 그렇고 뭐든지 경쟁이 더 심할테니까. 좋다고 태어났는데 제일 별로 안 좋은 것 같아요." 맞벌이 부부가 늘고 있는 현실에서 아이들을 돌봐줄 이러한 육아시설의 부족은 출산 기피로 이어질 수 있어 고질적인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시급히 해결돼야 할 과제입니다. KBS 뉴스 하송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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