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식당에 외국 요리사 없는 이유는?

입력 2009.12.11 (21:57) 수정 2009.12.11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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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다문화 마을이 늘고 있지만 정작 본토 맛내는 외국인 요리사 찾아보기는 어렵습니다.



법무부의 ’느림보’ 행정 탓입니다.



우한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외국 음식점들이 120곳 넘게 밀집한 안산 다문화마을. 안산시가 국제적인 음식문화 거리를 육성하겠다는 이곳에, 정락범씨는 태국음식점을 내려고 지난 5월 태국에서 현지인 요리사를 데려왔습니다.



그러면서 정식 채용을 위해 취업 비자도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출입국관리사무소는 비자 발급을 거부했습니다.



관광협회가 지정하는 ’관광식당’에 취업하려는 경우에만 비자를 내줄 수 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그래서 정 씨는 관광식당 지정을 받으려고 관광협회를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협회는 태국 음식 전문 요리사가 먼저 채용돼 있어야 관광식당으로 지정해줄 수 있다며 퇴짜를 놓았습니다.



관광식당 지정이 먼저다, 요리사 채용이 먼저다라며 두 기관이 모순되는 조건을 내세운 셈입니다.



<인터뷰>정락범(음식점 운영) : "3개월 동안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 갔다가 관광협회 갔다가.. 다시 출입국관리사무소 갔다가.. 문을 닫아야되겠다는 생각밖에 안들죠."



이처럼 외국 음식점을 내려는 사람들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하는 상황은 규제가 완화된 서울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외국인 밀집지역에서 현지 맛을 제대로 내는 식당은 드뭅니다.



<인터뷰>파키스탄 식당주인 : "저희 외국인 식당에는 요리사가 제일 중요해요. 왜그러냐면은 지금 저희 가족들이 요리를 하는 것은 사람들이 맛이 없어가지고 안 들어오는거에요."



상충하는 두 기관의 법 적용 속에 다문화의 한 켠엔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우한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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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 식당에 외국 요리사 없는 이유는?
    • 입력 2009-12-11 21:57:17
    • 수정2009-12-11 22: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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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다문화 마을이 늘고 있지만 정작 본토 맛내는 외국인 요리사 찾아보기는 어렵습니다.

법무부의 ’느림보’ 행정 탓입니다.

우한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외국 음식점들이 120곳 넘게 밀집한 안산 다문화마을. 안산시가 국제적인 음식문화 거리를 육성하겠다는 이곳에, 정락범씨는 태국음식점을 내려고 지난 5월 태국에서 현지인 요리사를 데려왔습니다.

그러면서 정식 채용을 위해 취업 비자도 신청했습니다.

그러나 출입국관리사무소는 비자 발급을 거부했습니다.

관광협회가 지정하는 ’관광식당’에 취업하려는 경우에만 비자를 내줄 수 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그래서 정 씨는 관광식당 지정을 받으려고 관광협회를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협회는 태국 음식 전문 요리사가 먼저 채용돼 있어야 관광식당으로 지정해줄 수 있다며 퇴짜를 놓았습니다.

관광식당 지정이 먼저다, 요리사 채용이 먼저다라며 두 기관이 모순되는 조건을 내세운 셈입니다.

<인터뷰>정락범(음식점 운영) : "3개월 동안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 갔다가 관광협회 갔다가.. 다시 출입국관리사무소 갔다가.. 문을 닫아야되겠다는 생각밖에 안들죠."

이처럼 외국 음식점을 내려는 사람들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하는 상황은 규제가 완화된 서울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렇다보니 외국인 밀집지역에서 현지 맛을 제대로 내는 식당은 드뭅니다.

<인터뷰>파키스탄 식당주인 : "저희 외국인 식당에는 요리사가 제일 중요해요. 왜그러냐면은 지금 저희 가족들이 요리를 하는 것은 사람들이 맛이 없어가지고 안 들어오는거에요."

상충하는 두 기관의 법 적용 속에 다문화의 한 켠엔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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