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임단협 합의안 통과…배경은?

입력 2009.12.24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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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사협상 역사상 의미 있는 족적을 남겼다."

현대차 노조가 무파업을 통해 올해 기본급을 올리지 않는 임금동결안을 골자로 하는 임금 및 단체협상 잠정합의안을 가결시킨 것은 두고 내리는 안팎의 평가다.

현대차노조는 1987년 노조 설립 이후 해마다 연례행사로 파업을 벌여왔다. 1994년만 유일하게 파업없이 한 해를 보냈고 올해 다시 15년 만에 한차례의 파업도 없이 임단협까지 마무리하게 됐다.

특히 올해는 무파업뿐 아니라 기본급까지 올리지 않는 임금동결안에 노사가 합의하면서 그 의미를 더하고 있는 것이다. 임금동결안 역시 노사 교섭 사상 처음 합의된 내용이다.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찬성이 2만 6천290명(62.21%)으로 반대 1만 5천801명(37.39%)보다 더 많았던 것은 결국 임금동결의 당위성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조합원의 표심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유례없는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임금동결이라는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받아들였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경훈 현대차지부장(노조 위원장)은 "삼성, 포스코, 현대중공업, LG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상위 상장그룹들이 많은 순이익을 남겼음에도 하나같이 올해 임금을 동결했다"며 "이 점은 결코 우리의 입장만을 가지고 쉽게 몰아갈 수 없는 부분이었다"고 임금동결안 합의 과정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현대차만이 임금동결 분위기를 거스르는 것이 국민적 비난을 자초한다는 점을 노조 집행부뿐 아니라 많은 조합원도 잘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이는 국민기업이자 사회적 기업으로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는 노사의 공감대가 없었다면 쉽지 않은 선택이라는 지적이다.

아울러 15년 만에 집행부를 탈환한 이 지부장이 파업을 외치기보다는 조합원의 권익과 실리를 먼저 챙기겠다면서 올해 임단협을 통해 이끌어낸 임금총액에 조합원이 만족했기 때문에 가결이 이뤄질 수 있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항상 임단협 때면 업종이 다르면서도 같은 울산에 있는 현대 관계사라는 이유만으로 현대차는 현대중공업의 임단협 타결수준과 비교돼왔던 것이 사실이다.

현대차노조는 대자보 홍보를 통해 올해 임단협 합의안은 1인당 1천700만원 이상 수준으로 15년째 무쟁의 타결을 이룬 현대중공업보다 70만원 이상 높다고 밝혔다. 실제 올해 성과급과 일시금 등의 임금 성격의 합의안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자타가 인정하는 분위기다.

이 지부장이 선거 당시 '현대중공업의 벽을 넘겠다'고 공약을 했고 결국은 이를 지켜냈다면서 집중적인 홍보를 펼친 것이 조합원의 표심을 얻는데 주효했다.

또 전 노조 집행부의 중도 사퇴로 인해 5개월여 이상 지연된 임단협이 반드시 연내에 타결되기를 희망하는 조합원의 높은 기대가 완전타결을 성사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는 이번 찬반투표가 부결되면 시기적으로 연내 타결은 끝내 물거품이 되고 연말 보너스도 물 건너갈 수 있다는 불안감이 깔려있다는 것이다.

결국 조합원은 투표를 통해 올해 임단협 완전타결에 손을 들어줬다.

이는 조합원의 임금손실 없는 15년 만의 무파업 기록과 역대 최대 수준의 실리적인 합의안을 챙긴 합리 집행부에 거는 조합원의 신뢰를 읽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장규호 노조 대변인은 임단협 완전타결을 두고 "노사도 올해 신뢰를 쌓아가는 첫발을 내딛는 단계가 됐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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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 임단협 합의안 통과…배경은?
    • 입력 2009-12-24 06:55:14
    연합뉴스
"현대자동차 노사협상 역사상 의미 있는 족적을 남겼다." 현대차 노조가 무파업을 통해 올해 기본급을 올리지 않는 임금동결안을 골자로 하는 임금 및 단체협상 잠정합의안을 가결시킨 것은 두고 내리는 안팎의 평가다. 현대차노조는 1987년 노조 설립 이후 해마다 연례행사로 파업을 벌여왔다. 1994년만 유일하게 파업없이 한 해를 보냈고 올해 다시 15년 만에 한차례의 파업도 없이 임단협까지 마무리하게 됐다. 특히 올해는 무파업뿐 아니라 기본급까지 올리지 않는 임금동결안에 노사가 합의하면서 그 의미를 더하고 있는 것이다. 임금동결안 역시 노사 교섭 사상 처음 합의된 내용이다. 임단협 잠정합의안에 대해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찬성이 2만 6천290명(62.21%)으로 반대 1만 5천801명(37.39%)보다 더 많았던 것은 결국 임금동결의 당위성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조합원의 표심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유례없는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임금동결이라는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받아들였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경훈 현대차지부장(노조 위원장)은 "삼성, 포스코, 현대중공업, LG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상위 상장그룹들이 많은 순이익을 남겼음에도 하나같이 올해 임금을 동결했다"며 "이 점은 결코 우리의 입장만을 가지고 쉽게 몰아갈 수 없는 부분이었다"고 임금동결안 합의 과정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어려운 경제상황 속에서 현대차만이 임금동결 분위기를 거스르는 것이 국민적 비난을 자초한다는 점을 노조 집행부뿐 아니라 많은 조합원도 잘 알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이는 국민기업이자 사회적 기업으로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는 노사의 공감대가 없었다면 쉽지 않은 선택이라는 지적이다. 아울러 15년 만에 집행부를 탈환한 이 지부장이 파업을 외치기보다는 조합원의 권익과 실리를 먼저 챙기겠다면서 올해 임단협을 통해 이끌어낸 임금총액에 조합원이 만족했기 때문에 가결이 이뤄질 수 있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항상 임단협 때면 업종이 다르면서도 같은 울산에 있는 현대 관계사라는 이유만으로 현대차는 현대중공업의 임단협 타결수준과 비교돼왔던 것이 사실이다. 현대차노조는 대자보 홍보를 통해 올해 임단협 합의안은 1인당 1천700만원 이상 수준으로 15년째 무쟁의 타결을 이룬 현대중공업보다 70만원 이상 높다고 밝혔다. 실제 올해 성과급과 일시금 등의 임금 성격의 합의안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자타가 인정하는 분위기다. 이 지부장이 선거 당시 '현대중공업의 벽을 넘겠다'고 공약을 했고 결국은 이를 지켜냈다면서 집중적인 홍보를 펼친 것이 조합원의 표심을 얻는데 주효했다. 또 전 노조 집행부의 중도 사퇴로 인해 5개월여 이상 지연된 임단협이 반드시 연내에 타결되기를 희망하는 조합원의 높은 기대가 완전타결을 성사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는 이번 찬반투표가 부결되면 시기적으로 연내 타결은 끝내 물거품이 되고 연말 보너스도 물 건너갈 수 있다는 불안감이 깔려있다는 것이다. 결국 조합원은 투표를 통해 올해 임단협 완전타결에 손을 들어줬다. 이는 조합원의 임금손실 없는 15년 만의 무파업 기록과 역대 최대 수준의 실리적인 합의안을 챙긴 합리 집행부에 거는 조합원의 신뢰를 읽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장규호 노조 대변인은 임단협 완전타결을 두고 "노사도 올해 신뢰를 쌓아가는 첫발을 내딛는 단계가 됐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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