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해설] 홍성군 공무원들의 교훈

입력 2009.12.24 (07:00) 수정 2009.12.24 (09:4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류현순 해설위원]

 




    술값이 필요할 때마다 가짜서류를 꾸며 나랏돈을 빼먹은 공무원들이 집단으로 적발됐습니다. 700명이 근무하고 있는 홍성군청에서 무려 108명이 이같은 일을 저질렀습니다. 5년 동안이나 7억 원이 넘는 돈을 빼내 쓴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들 비리 공무원들의 수장인 홍성군수는 뇌물죄로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아 이미 군수직을 상실한 상태입니다.  



    가짜 서류로 나랏돈을 빼먹는 일은 공무원들 사이에서 드문 일은 아닙니다. 공무원을 지낸 한 고위인사 역시 과거 출장서류를 위조해 회식비로 쓴 적이 있다고 고백했을 정돕니다. 백 명이 넘는 인원이 5년 동안이나 나랏돈 빼먹는 일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도 공무원 사이에서 큰 죄의식 없이 이같은 일이 저질러졌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장관을 지낸 한 원로는 어려운 일이 있으면 공무원을 찾으라고 충고합니다. 적법 불법을 막론하고 공무원을 찾으면 해결책이 있더라는 자조 섞인 충곱니다. 공무원 사회의 비리는 그만큼 뿌리가 깊고 다양합니다. 공무원 비리의 대부분이 이권에 연루된 청탁성 뇌물수수 이지만 홍성군청 사건처럼 나랏돈 빼먹는 일도 많아졌습니다. 장애인에게 지급될 피해 보상금을 가로챈다든가 재해구호금을 가로채는 사례들도 적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공무원 수는 97만 명이 넘어 100만 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수백 수천대의 경쟁을 뚫고 새로운 공무원들이 탄생하고 있습니다.  공무원들은 일반 기업에 비해 보수가 적기는 하지만 안정된 연금이 있어 노후가 보장됩니다. 재직 중에 딴 마음 갖지 말고 열심히 일하라는 깊은 뜻이 담겨있습니다.  



   최근 서울시는 30만 원을 받은 공무원을 단호하게 퇴출시켰습니다. 경기도는 공무원비리를 신고하면 최대 30억 원까지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조례를 개정합니다. 국세청도 국민이 직접 국세청감사관실에 비위를 접수하는 워치독을 개설했습니다. 행정안전부는 IT를 기반으로 하는 공무원비리 상설감시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내년부터 고위공직자들을 대상으로 청렴도 평가 제도를 도입합니다.  



  그러나 이 모든 제도가 공무원들의 엄정한 도덕의식이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정승을 지내고도 비새는 집에 살았던 황 희, 장군이 되었어도 집 한 채 마련하지 못한 외곬 군인, 왜 그들이 양심을 팔지 않고 자존심과 명예를 선택했는가를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뉴스해설] 홍성군 공무원들의 교훈
    • 입력 2009-12-24 07:00:38
    • 수정2009-12-24 09:45:49
    뉴스광장 1부

[류현순 해설위원]
 


    술값이 필요할 때마다 가짜서류를 꾸며 나랏돈을 빼먹은 공무원들이 집단으로 적발됐습니다. 700명이 근무하고 있는 홍성군청에서 무려 108명이 이같은 일을 저질렀습니다. 5년 동안이나 7억 원이 넘는 돈을 빼내 쓴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들 비리 공무원들의 수장인 홍성군수는 뇌물죄로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아 이미 군수직을 상실한 상태입니다.  

    가짜 서류로 나랏돈을 빼먹는 일은 공무원들 사이에서 드문 일은 아닙니다. 공무원을 지낸 한 고위인사 역시 과거 출장서류를 위조해 회식비로 쓴 적이 있다고 고백했을 정돕니다. 백 명이 넘는 인원이 5년 동안이나 나랏돈 빼먹는 일을 계속할 수 있었던 것도 공무원 사이에서 큰 죄의식 없이 이같은 일이 저질러졌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장관을 지낸 한 원로는 어려운 일이 있으면 공무원을 찾으라고 충고합니다. 적법 불법을 막론하고 공무원을 찾으면 해결책이 있더라는 자조 섞인 충곱니다. 공무원 사회의 비리는 그만큼 뿌리가 깊고 다양합니다. 공무원 비리의 대부분이 이권에 연루된 청탁성 뇌물수수 이지만 홍성군청 사건처럼 나랏돈 빼먹는 일도 많아졌습니다. 장애인에게 지급될 피해 보상금을 가로챈다든가 재해구호금을 가로채는 사례들도 적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공무원 수는 97만 명이 넘어 100만 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수백 수천대의 경쟁을 뚫고 새로운 공무원들이 탄생하고 있습니다.  공무원들은 일반 기업에 비해 보수가 적기는 하지만 안정된 연금이 있어 노후가 보장됩니다. 재직 중에 딴 마음 갖지 말고 열심히 일하라는 깊은 뜻이 담겨있습니다.  

   최근 서울시는 30만 원을 받은 공무원을 단호하게 퇴출시켰습니다. 경기도는 공무원비리를 신고하면 최대 30억 원까지 보상금을 지급하도록 조례를 개정합니다. 국세청도 국민이 직접 국세청감사관실에 비위를 접수하는 워치독을 개설했습니다. 행정안전부는 IT를 기반으로 하는 공무원비리 상설감시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내년부터 고위공직자들을 대상으로 청렴도 평가 제도를 도입합니다.  

  그러나 이 모든 제도가 공무원들의 엄정한 도덕의식이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정승을 지내고도 비새는 집에 살았던 황 희, 장군이 되었어도 집 한 채 마련하지 못한 외곬 군인, 왜 그들이 양심을 팔지 않고 자존심과 명예를 선택했는가를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패럴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