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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격변 예고…시행까지 곳곳 ‘암초’
입력 2010.01.01 (02:32) 연합뉴스
 복수노조 허용과 전임자 임금 금지를 규정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개정안이 2010년 새해 첫날인 1일 새벽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13년간 3차례 유예’라는 꼬리표를 떼게 됐다.



복수노조는 1년6개월간 준비기간을 거쳐 내년 7월부터 시행되고 전임자 임금 금지는 올해 7월부터 적용된다.



이에 따라 지금보다 노조 전임자 수가 줄고 한 사업장에서 조직 대상을 달리하는 여러 노조가 생기면서 노동운동 패러다임에 일대 변화가 일 것으로 예상된다.



개정안 국회 통과로 노사와 정치권 간 힘겨루기가 일단락됐지만, 세부적인 창구단일화 절차, 유급 근로시간 면제제도(타임오프) 한도와 범위 등을 둘러싼 새 공방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 전임자 수 줄고 노조 경쟁시대 돌입 = 개정안은 올해 7월부터 사용자의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을 금지하는 대신 타임오프를 도입해 합리적인 수준의 노조 활동을 보장한다.



타임오프가 도입되면 노조활동에만 종사하는 전임자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노사 협상에 따라 사용자로부터 임금을 받는 노조 전임자 수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제한을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임자가 최대 수백 명에 달하는 일부 강성노조 등은 전임자 임금을 조합비로 감당하기 어려워진 만큼 일정 수준까지 전임자 수를 줄여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1997년 전임자 급여 금지가 명문화된 이후 유예기간에 노사가 전임자를 축소하도록 노력 의무를 부과했지만 전임자 수는 되레 늘었다.



노동부에 따르면 노조 1곳당 평년 전임자 수는 2005년 2.7명에서 2008년 3.6명으로 늘면서 전임자 1명당 평균 조합원 수는 2005년 154.5명에서 2008년 149.2명으로 감소했다.



특히 단체협약을 통해 공식적으로 자리가 인정되는 전임자보다 비공식적으로 활동하는 전임자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이며 기존 전임자 수를 유지하려는 노조와 이를 줄이려는 사측 간 신경전도 예상된다.



아울러 대기업 노조보다 재정상태가 열악한 중소기업의 노조 전임자는 타임오프제를 통해 일정 한도에서 지원돼 예상만큼 많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 내년 7월부터 각 사업장 단위의 복수노조가 전면 허용되지만 사측과의 교섭창구는 단일화된다.



적어도 1년6개월 뒤부터 우리나라가 노조 설립의 자유를 보장하는 국제기준과 원칙에 부합하는 노동 선진국으로 평가받게 되는 셈이다.



현재 2명만 있으면 노조 설립이 가능한 만큼 복수노조 허용 시기 전에 노조 설립요건이 강화되지 않는 한 내년 하반기부터는 특정 기업에 고용형태나 조직대상 등을 달리하는 여러 노조가 생길 전망이다.



2009년 4월 현재 1사 다수노조 사업장은 107곳이며 이들 기업에는 16만6천명이 노조원으로 가입한 241개 노조가 설립돼 있다.



특히 복수노조가 허용되면 근로자의 노조 선택권이 확대되고 대표교섭권을 확보하기 위한 노조 간의 서비스 경쟁과 책임 있는 교섭활동 등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무분별한 노조 난립을 막기 위해 종업원 10% 또는 최소 20~50명 정도 규모를 갖춰야 노조를 만들 수 있도록 설립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 노사 갈등 불씨 여전 =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시행령 등 후속 조치 마련을 둘러싼 노사 간 힘겨루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갈등은 타임오프 상한선 및 대상을 비롯해 교섭창구 단일화의 구체적인 절차 등을 중심으로 빚어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타임오프 상한선과 대상을 하나라도 더 늘리려는 노동계와 최대한 제한하려는 경영계 사이에 대립이 심할 것으로 관측된다.



타임오프 인정 한도는 노동부 소속으로 노동계 대표 5명, 경영계 대표 5명, 정부 추천 공익위원 5명 등 15명으로 구성된 ’근로시간 면제 심의위원회’에서 3년마다 결정한다.



특히 교섭ㆍ협의, 고충처리, 산업안전 등 노사 공동활동과 함께 타임오프 대상에 포함된 ’건전한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노조의 유지ㆍ관리업무’를 포함해 논란거리가 될 소지가 있다.



노동계에서는 유급으로 인정되는 전임자 활동을 폭넓게 인정받을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지만 경영계 입장에서는 가급적 대상 업무를 축소해야 하기 때문에 노사가 유지ㆍ관리업무를 해석하는 시각차가 클 수밖에 없다.



최영기 경기개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노사가 타임오프 상한선을 결정하면서 정부에 일임하지 않고 노사를 비롯한 전문가에게 위임한 것은 노사의 수용 가능성을 한층 높인 것으로 해석된다"며 "’건전한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이라는 문구 해석을 놓고 상급단체 파견 포함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개정안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의 마지막 단계로 전체 조합원의 10% 이상 참여하는 비례 공동대표단을 구성할 수 있도록 했지만 실질적인 노사관계를 고려했을 때 복잡해진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오는 4월까지 첫 타임오프 상한선을 설정해야 하는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의 공정성에도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현 정부를 ’친기업적’이라고 평가하는 노동계가 심의위원회 구성 단계부터 반발할 공산이 있다.



재계는 사용자가 동의하면 모든 노조가 개별교섭이 가능하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노조 힘이 센 사업장에서 강성노조끼리 연대해 사측에 개별교섭에 동의하라고 요구하면 사측은 1년 내내 협상을 해야 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공동교섭대표단 구성 방식, 교섭기간, 쟁의 방식 등도 향후 시행령이나 행정지침 등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노동계 격변 예고…시행까지 곳곳 ‘암초’
    • 입력 2010-01-01 02:32:56
    연합뉴스
 복수노조 허용과 전임자 임금 금지를 규정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개정안이 2010년 새해 첫날인 1일 새벽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13년간 3차례 유예’라는 꼬리표를 떼게 됐다.



복수노조는 1년6개월간 준비기간을 거쳐 내년 7월부터 시행되고 전임자 임금 금지는 올해 7월부터 적용된다.



이에 따라 지금보다 노조 전임자 수가 줄고 한 사업장에서 조직 대상을 달리하는 여러 노조가 생기면서 노동운동 패러다임에 일대 변화가 일 것으로 예상된다.



개정안 국회 통과로 노사와 정치권 간 힘겨루기가 일단락됐지만, 세부적인 창구단일화 절차, 유급 근로시간 면제제도(타임오프) 한도와 범위 등을 둘러싼 새 공방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 전임자 수 줄고 노조 경쟁시대 돌입 = 개정안은 올해 7월부터 사용자의 노조 전임자 임금 지급을 금지하는 대신 타임오프를 도입해 합리적인 수준의 노조 활동을 보장한다.



타임오프가 도입되면 노조활동에만 종사하는 전임자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노사 협상에 따라 사용자로부터 임금을 받는 노조 전임자 수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제한을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임자가 최대 수백 명에 달하는 일부 강성노조 등은 전임자 임금을 조합비로 감당하기 어려워진 만큼 일정 수준까지 전임자 수를 줄여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1997년 전임자 급여 금지가 명문화된 이후 유예기간에 노사가 전임자를 축소하도록 노력 의무를 부과했지만 전임자 수는 되레 늘었다.



노동부에 따르면 노조 1곳당 평년 전임자 수는 2005년 2.7명에서 2008년 3.6명으로 늘면서 전임자 1명당 평균 조합원 수는 2005년 154.5명에서 2008년 149.2명으로 감소했다.



특히 단체협약을 통해 공식적으로 자리가 인정되는 전임자보다 비공식적으로 활동하는 전임자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이며 기존 전임자 수를 유지하려는 노조와 이를 줄이려는 사측 간 신경전도 예상된다.



아울러 대기업 노조보다 재정상태가 열악한 중소기업의 노조 전임자는 타임오프제를 통해 일정 한도에서 지원돼 예상만큼 많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또 내년 7월부터 각 사업장 단위의 복수노조가 전면 허용되지만 사측과의 교섭창구는 단일화된다.



적어도 1년6개월 뒤부터 우리나라가 노조 설립의 자유를 보장하는 국제기준과 원칙에 부합하는 노동 선진국으로 평가받게 되는 셈이다.



현재 2명만 있으면 노조 설립이 가능한 만큼 복수노조 허용 시기 전에 노조 설립요건이 강화되지 않는 한 내년 하반기부터는 특정 기업에 고용형태나 조직대상 등을 달리하는 여러 노조가 생길 전망이다.



2009년 4월 현재 1사 다수노조 사업장은 107곳이며 이들 기업에는 16만6천명이 노조원으로 가입한 241개 노조가 설립돼 있다.



특히 복수노조가 허용되면 근로자의 노조 선택권이 확대되고 대표교섭권을 확보하기 위한 노조 간의 서비스 경쟁과 책임 있는 교섭활동 등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무분별한 노조 난립을 막기 위해 종업원 10% 또는 최소 20~50명 정도 규모를 갖춰야 노조를 만들 수 있도록 설립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오고 있다.



◇ 노사 갈등 불씨 여전 =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시행령 등 후속 조치 마련을 둘러싼 노사 간 힘겨루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갈등은 타임오프 상한선 및 대상을 비롯해 교섭창구 단일화의 구체적인 절차 등을 중심으로 빚어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타임오프 상한선과 대상을 하나라도 더 늘리려는 노동계와 최대한 제한하려는 경영계 사이에 대립이 심할 것으로 관측된다.



타임오프 인정 한도는 노동부 소속으로 노동계 대표 5명, 경영계 대표 5명, 정부 추천 공익위원 5명 등 15명으로 구성된 ’근로시간 면제 심의위원회’에서 3년마다 결정한다.



특히 교섭ㆍ협의, 고충처리, 산업안전 등 노사 공동활동과 함께 타임오프 대상에 포함된 ’건전한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노조의 유지ㆍ관리업무’를 포함해 논란거리가 될 소지가 있다.



노동계에서는 유급으로 인정되는 전임자 활동을 폭넓게 인정받을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지만 경영계 입장에서는 가급적 대상 업무를 축소해야 하기 때문에 노사가 유지ㆍ관리업무를 해석하는 시각차가 클 수밖에 없다.



최영기 경기개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노사가 타임오프 상한선을 결정하면서 정부에 일임하지 않고 노사를 비롯한 전문가에게 위임한 것은 노사의 수용 가능성을 한층 높인 것으로 해석된다"며 "’건전한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이라는 문구 해석을 놓고 상급단체 파견 포함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개정안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의 마지막 단계로 전체 조합원의 10% 이상 참여하는 비례 공동대표단을 구성할 수 있도록 했지만 실질적인 노사관계를 고려했을 때 복잡해진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오는 4월까지 첫 타임오프 상한선을 설정해야 하는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의 공정성에도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현 정부를 ’친기업적’이라고 평가하는 노동계가 심의위원회 구성 단계부터 반발할 공산이 있다.



재계는 사용자가 동의하면 모든 노조가 개별교섭이 가능하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노조 힘이 센 사업장에서 강성노조끼리 연대해 사측에 개별교섭에 동의하라고 요구하면 사측은 1년 내내 협상을 해야 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공동교섭대표단 구성 방식, 교섭기간, 쟁의 방식 등도 향후 시행령이나 행정지침 등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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