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연말 시상식…이변도, 치열함도 없었다

입력 2010.01.0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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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수상 남발…‘시청률=연기력’ 공식 여전



 2009년에도 어김없이 수상자가 넘쳐났다.



방송사들은 온갖 이름을 붙여 상 보따리를 풀었고, 시상식에 참석한 대부분의 연예인들이 트로피를 하나씩 안았다.



수상자가 많으니 잔치는 풍성했다. 위풍당당한 수상도 있었고, 재기의 감동 스토리도 펼쳐졌다.



하지만 공동 수상이 남발되고, 연기력에 상관없이 시청률이 곧 수상으로 연결되다보니 많은 상의 무게가 반감됐다.





◇대상은 빛났다



지난해 ’MBC 연기대상’이 송승헌과 김명민에게 공동으로 대상을 줘 큰 논란을 빚었던 것과 달리, 올해는 방송 3사의 대상 수상자들에 대한 이견은 찾을 수 없다.



연기대상은 MBC ’선덕여왕’의 고현정, KBS ’아이리스’의 이병헌, SBS ’아내의 유혹’의 장서희가 차지했고, 연예대상은 MBC ’무한도전’의 유재석, KBS ’해피선데이 - 1박2일’의 강호동, SBS ’일요일이 좋다 - 패밀리가 떴다’의 유재석에게 돌아갔다.



고현정은 ’선덕여왕’에서 단순한 조연에 머물 뻔 했던 미실이라는 캐릭터를 소름 끼치도록 잘 소화해 타이틀롤을 제치고 당당히 대상을 거머쥐었고, 이병헌은 ’아이리스’에서 다시 한 번 자신의 진가를 과시하며 대상을 빛냈다.



또 장서희는 ’막장 드라마’라는 비난이 일기는 했지만, ’아내의 유혹’이 오후 7시대 일일극으로는 전무후무한 시청률 40% 돌파의 기록을 세우며 사랑받은 공을 인정받았다.



특히 고현정은 이혼 이후의 힘든 개인사를 극복하고, 장서희는 3년간의 슬럼프를 극복하고 대상을 거머쥐어 감동을 더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사 예능을 책임졌던 유재석과 강호동은 3사 예능대상을 사이좋게 나눠가지며, 식을 줄 모르는 인기를 과시했다.



◇너도나도 수상..치열함 부재



방송사 연말 시상식이 한해 자사를 빛낸 연예인들을 격려하는 자리이긴 하지만, 일부 상은 공동 수상의 남발로 상의 의미가 퇴색됐다. 치열한 경합은 없었고, 모두가 상을 받았다.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MBC는 최우수상과 우수상, 신인상 등을 모두 남녀 각각 2명씩 선정했다. 또 작가상과 공로상도 각각 3명에게 수여했다.



KBS는 베스트 커플상을 무려 네 커플에게 수여했고, SBS는 ’뉴스타상’을 12명에게 줬다.



시상 부문을 여러 개로 나누는 방법으로 수상자를 늘리는 것도 여전했다. KBS는 우수 연기상을 일일극, 미니드라마, 중편드라마, 장편드라마 등 네 부문 나눠 10명에게, MBC는 황금연기상을 조연배우, 중견배우, 연속극, 미니시리즈 등 네 부문으로 나눠 8명에게 줬다.



또 SBS는 연기상과 조연상을 각각 특별기획, 드라마스페셜, 연속극 등 세 부문으로 나눠 7명에게 줬고, ’10대 스타상’을 10명에게 줬다.



예능대상 시상식에서도 3사는 각종 명목으로 상을 줬다. 최고 엔터테이너상, 특별상, PD상, 인기상, 최우수 아이디어상 등이 쏟아졌다.



MBC는 신인상을 시트콤과 버라이어티에서 남녀 각각 4명씩 8명에게, 특별상은 3명에게 줬다. 또 KBS는 최고 엔터테이너상을 3명, SBS는 우수상을 5명에게 줬다.



◇연기력 논란도 비켜가는 연기상



연기대상 시상식에서는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연기력과 상관없는 수상이 이어져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제 갓 연기를 시작한 배우에게 우수 연기상을 안겨주고, 방송 내내 연기력 논란이 일었던 배우에게도 스타라는 이름으로 보란듯이 상을 줬다.



이 때문에 진짜 훌륭한 연기를 선보여 박수받은 다른 수상자의 영광을 반감시키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오로지 연기력으로만 상을 주는 ’이변’은 올해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에 대해 한 방송 관계자는 "스타를 관리해야하는 방송사 입장에서는 되도록이면 많은 상을 줘서 그들을 격려하려는 측면이 있다"며 "그러다보니 객관적인 데이터보다는 각사의 이해에 따라 만들어지는 상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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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사 연말 시상식…이변도, 치열함도 없었다
    • 입력 2010-01-01 16:02:12
    연합뉴스
공동 수상 남발…‘시청률=연기력’ 공식 여전

 2009년에도 어김없이 수상자가 넘쳐났다.

방송사들은 온갖 이름을 붙여 상 보따리를 풀었고, 시상식에 참석한 대부분의 연예인들이 트로피를 하나씩 안았다.

수상자가 많으니 잔치는 풍성했다. 위풍당당한 수상도 있었고, 재기의 감동 스토리도 펼쳐졌다.

하지만 공동 수상이 남발되고, 연기력에 상관없이 시청률이 곧 수상으로 연결되다보니 많은 상의 무게가 반감됐다.


◇대상은 빛났다

지난해 ’MBC 연기대상’이 송승헌과 김명민에게 공동으로 대상을 줘 큰 논란을 빚었던 것과 달리, 올해는 방송 3사의 대상 수상자들에 대한 이견은 찾을 수 없다.

연기대상은 MBC ’선덕여왕’의 고현정, KBS ’아이리스’의 이병헌, SBS ’아내의 유혹’의 장서희가 차지했고, 연예대상은 MBC ’무한도전’의 유재석, KBS ’해피선데이 - 1박2일’의 강호동, SBS ’일요일이 좋다 - 패밀리가 떴다’의 유재석에게 돌아갔다.

고현정은 ’선덕여왕’에서 단순한 조연에 머물 뻔 했던 미실이라는 캐릭터를 소름 끼치도록 잘 소화해 타이틀롤을 제치고 당당히 대상을 거머쥐었고, 이병헌은 ’아이리스’에서 다시 한 번 자신의 진가를 과시하며 대상을 빛냈다.

또 장서희는 ’막장 드라마’라는 비난이 일기는 했지만, ’아내의 유혹’이 오후 7시대 일일극으로는 전무후무한 시청률 40% 돌파의 기록을 세우며 사랑받은 공을 인정받았다.

특히 고현정은 이혼 이후의 힘든 개인사를 극복하고, 장서희는 3년간의 슬럼프를 극복하고 대상을 거머쥐어 감동을 더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사 예능을 책임졌던 유재석과 강호동은 3사 예능대상을 사이좋게 나눠가지며, 식을 줄 모르는 인기를 과시했다.

◇너도나도 수상..치열함 부재

방송사 연말 시상식이 한해 자사를 빛낸 연예인들을 격려하는 자리이긴 하지만, 일부 상은 공동 수상의 남발로 상의 의미가 퇴색됐다. 치열한 경합은 없었고, 모두가 상을 받았다.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MBC는 최우수상과 우수상, 신인상 등을 모두 남녀 각각 2명씩 선정했다. 또 작가상과 공로상도 각각 3명에게 수여했다.

KBS는 베스트 커플상을 무려 네 커플에게 수여했고, SBS는 ’뉴스타상’을 12명에게 줬다.

시상 부문을 여러 개로 나누는 방법으로 수상자를 늘리는 것도 여전했다. KBS는 우수 연기상을 일일극, 미니드라마, 중편드라마, 장편드라마 등 네 부문 나눠 10명에게, MBC는 황금연기상을 조연배우, 중견배우, 연속극, 미니시리즈 등 네 부문으로 나눠 8명에게 줬다.

또 SBS는 연기상과 조연상을 각각 특별기획, 드라마스페셜, 연속극 등 세 부문으로 나눠 7명에게 줬고, ’10대 스타상’을 10명에게 줬다.

예능대상 시상식에서도 3사는 각종 명목으로 상을 줬다. 최고 엔터테이너상, 특별상, PD상, 인기상, 최우수 아이디어상 등이 쏟아졌다.

MBC는 신인상을 시트콤과 버라이어티에서 남녀 각각 4명씩 8명에게, 특별상은 3명에게 줬다. 또 KBS는 최고 엔터테이너상을 3명, SBS는 우수상을 5명에게 줬다.

◇연기력 논란도 비켜가는 연기상

연기대상 시상식에서는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연기력과 상관없는 수상이 이어져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제 갓 연기를 시작한 배우에게 우수 연기상을 안겨주고, 방송 내내 연기력 논란이 일었던 배우에게도 스타라는 이름으로 보란듯이 상을 줬다.

이 때문에 진짜 훌륭한 연기를 선보여 박수받은 다른 수상자의 영광을 반감시키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오로지 연기력으로만 상을 주는 ’이변’은 올해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에 대해 한 방송 관계자는 "스타를 관리해야하는 방송사 입장에서는 되도록이면 많은 상을 줘서 그들을 격려하려는 측면이 있다"며 "그러다보니 객관적인 데이터보다는 각사의 이해에 따라 만들어지는 상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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