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년 첫 출근길 무더기 지각사태

입력 2010.01.04 (20:33) 수정 2010.01.04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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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인년 첫 출근길은 그야말로 고생길이었습니다.

도로 마비에 지하철까지 멈춰서면서 무더기 지각 사태가 빚어졌습니다.

기업 시무식은 물론, 정부 국무회의마저 지연됐습니다.

황현택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뒤엉킨 차량들이 전쟁터를 방불케 합니다.

차도와 인도 구분도 사라졌습니다.

힘을 쓰지 못한 차량들은 계속 헛발퀴만 돌립니다.

내리막길에선 아슬아슬 미끄럼을 타기 일쑤입니다.

<인터뷰>버스 기사 : "저기 정류장에 내려주다가 (미끌어졌어요. 정류장 쪽은 눈이 안 치워져 있잖아요."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어 간신히 오르막길을 벗어나지만, 이내 아찔한 순간을 맞이합니다.

눈 폭탄은 도로 곳곳을 집어 삼켰습니다.

서울에서만 오늘 한때 도로 15곳의 차량 운행이 전면 통제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이강원(서울시 상도동) : "마포에서 출발한 지 한 시간 넘었는데 너무너무 많이 밀려서 상당히 길이 위험하네요. 10분이면 1킬로 미터, 아니 5백 미터를 못가네요."

아예 승용차를 갓길에 세워 두고 대중교통으로 갈아 타려 하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습니다.

간신히 잡아탄 택시, 이내 도로에 발목이 잡힙니다.

굵어진 눈발 속에서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는 오지 않습니다.

<인터뷰>박종성(회사원) : "아우, 지금 조마조마합니다. 평소보다 버스가 너무 늦게 오고. 모르겠어요, 기다린 지 20분이 지났는데 지각하는 거 아닌가."

인파가 몰린 지하철은 '지옥철'로 바뀌었습니다.

발디딜 틈 없이 승객들이 몰려든 승강장, 시민들은 휴대전화로 지각 사실을 알리느라 바쁩니다.

오늘 오전 통화량은 월요일 평균보다 50%나 폭증했습니다.

<인터뷰>박병오(서울시 목동) : "지금 20분째 기다리고 있습니다. 새해 첫날에 시무식도 해야 하는데 마음이 좀 무겁기도 하고..."

객차 안도 콩나물 시루를 연상케 합니다.

여기에 선로에 눈이 쌓여 운행이 지연되고, 일부 열차는 고장까지 일으켜 무더기 지각 사태를 부추겼습니다.

몸도 마음도 지친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인터뷰>임영택(서울시 노량진동) : "제가 보기엔 4~5센티 정도 되는데 이 정도 눈에 도시 철도가 완전히 마비된다는 건 사회 시스템에 큰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회사 근처까지 왔어도 문제가 끝난 건 아닙니다.

발목까지 빠지는 눈길.

'아차'하면 미끄러지기 십상.

발걸음이 급한 마음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무더기 지각 사태에 새해 시무식을 연기하거나 아예 취소한 회사도 많았습니다.

<인터뷰>한상빈(CJ제일제당 인사팀 과장) : "눈이 많이 와서 지각자가 속출했고요, 폭설 때문인 점을 감안해 오늘은 모두 정상 출근한 것으로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국무위원들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오늘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는 장관 5명이 지각했습니다.

사상 최대 폭설에 사상 최악의 교통 전쟁을 치른 경인년 첫 출근길.

시작부터 험난했습니다.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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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인년 첫 출근길 무더기 지각사태
    • 입력 2010-01-04 20:33:48
    • 수정2010-01-04 20:4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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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경인년 첫 출근길은 그야말로 고생길이었습니다. 도로 마비에 지하철까지 멈춰서면서 무더기 지각 사태가 빚어졌습니다. 기업 시무식은 물론, 정부 국무회의마저 지연됐습니다. 황현택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뒤엉킨 차량들이 전쟁터를 방불케 합니다. 차도와 인도 구분도 사라졌습니다. 힘을 쓰지 못한 차량들은 계속 헛발퀴만 돌립니다. 내리막길에선 아슬아슬 미끄럼을 타기 일쑤입니다. <인터뷰>버스 기사 : "저기 정류장에 내려주다가 (미끌어졌어요. 정류장 쪽은 눈이 안 치워져 있잖아요."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어 간신히 오르막길을 벗어나지만, 이내 아찔한 순간을 맞이합니다. 눈 폭탄은 도로 곳곳을 집어 삼켰습니다. 서울에서만 오늘 한때 도로 15곳의 차량 운행이 전면 통제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이강원(서울시 상도동) : "마포에서 출발한 지 한 시간 넘었는데 너무너무 많이 밀려서 상당히 길이 위험하네요. 10분이면 1킬로 미터, 아니 5백 미터를 못가네요." 아예 승용차를 갓길에 세워 두고 대중교통으로 갈아 타려 하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습니다. 간신히 잡아탄 택시, 이내 도로에 발목이 잡힙니다. 굵어진 눈발 속에서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는 오지 않습니다. <인터뷰>박종성(회사원) : "아우, 지금 조마조마합니다. 평소보다 버스가 너무 늦게 오고. 모르겠어요, 기다린 지 20분이 지났는데 지각하는 거 아닌가." 인파가 몰린 지하철은 '지옥철'로 바뀌었습니다. 발디딜 틈 없이 승객들이 몰려든 승강장, 시민들은 휴대전화로 지각 사실을 알리느라 바쁩니다. 오늘 오전 통화량은 월요일 평균보다 50%나 폭증했습니다. <인터뷰>박병오(서울시 목동) : "지금 20분째 기다리고 있습니다. 새해 첫날에 시무식도 해야 하는데 마음이 좀 무겁기도 하고..." 객차 안도 콩나물 시루를 연상케 합니다. 여기에 선로에 눈이 쌓여 운행이 지연되고, 일부 열차는 고장까지 일으켜 무더기 지각 사태를 부추겼습니다. 몸도 마음도 지친 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인터뷰>임영택(서울시 노량진동) : "제가 보기엔 4~5센티 정도 되는데 이 정도 눈에 도시 철도가 완전히 마비된다는 건 사회 시스템에 큰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회사 근처까지 왔어도 문제가 끝난 건 아닙니다. 발목까지 빠지는 눈길. '아차'하면 미끄러지기 십상. 발걸음이 급한 마음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무더기 지각 사태에 새해 시무식을 연기하거나 아예 취소한 회사도 많았습니다. <인터뷰>한상빈(CJ제일제당 인사팀 과장) : "눈이 많이 와서 지각자가 속출했고요, 폭설 때문인 점을 감안해 오늘은 모두 정상 출근한 것으로 인정하기로 했습니다." 국무위원들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오늘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는 장관 5명이 지각했습니다. 사상 최대 폭설에 사상 최악의 교통 전쟁을 치른 경인년 첫 출근길. 시작부터 험난했습니다. KBS 뉴스 황현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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