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우승 후유증?’ 계약 난항 몸살

입력 2010.01.05 (10:52) 수정 2010.01.05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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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한 우승이 스토브리그에서는 오히려 독이 되는 걸까.



12년 만에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스토브리그에서는 오히려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선수단 계약 등이 해를 넘겨서도 크게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데다 전력 보강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24일 우승 샴페인을 터트린 KIA는 곧바로 조범현 감독과 재계약을 마무리하려 했으나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혀 애를 먹었다. 기본적인 계약 조건을 마련해 모그룹의 재가까지 받았지만 조 감독과 첫 대면부터 의견 차이를 보였다.



구단은 "국내 프로야구에 몇 안 되는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인 만큼 소홀하지 않게 예우할 것"이라고 공언하며 쉽사리 계약을 이끌어내려 했으나 실패한 셈. 와중에 조 감독은 구단에 섭섭한 감정을 외부에 내비쳤고 한 달 가까이 지난 11월 중순에야 계약서에 사인했다.



구단이 감독과 협상 과정에서 벌이는 승강이가 이처럼 외부에 알려진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감독과 계약을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한 탓에 우승하고 나서도 구단 분위기는 뒤숭숭해질 수밖에 없었다.



‘우승 주역’들과 재계약도 해를 넘겼지만 좀처럼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김상현, 최희섭, 이종범, 유동훈, 이대진, 이현곤 등이 미계약자로 남았고 자유계약선수(FA)를 선언한 장성호는 아직 구단과 접촉조차 못했다.



연봉계약 실무진은 지난달 24일 김상현 등이 훈련하는 포항으로 찾아가 협상 테이블을 마련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일궈내지 못했다. 구단은 신년 연휴가 끝난 5일부터 다시 본격적으로 협상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이들과 협상 과정에서도 ‘불협화음’이 터져 나왔다. 최희섭은 지난 14일 구단과 1차 연봉 협상이 결렬되자 ‘야구를 안 할 수도 있다’며 격한 감정을 드러내고 산으로 향했다.



구단은 올해 2억원에서 1억5천만원 오른 3억5천만원을 제시한 반면 최희섭은 5억원을 요구해 큰 차이를 보였다. 최희섭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지난달 22일 포항 캠프에 합류했지만 아직 계약서에 도장은 찍지 않고 있다.



윤기두 KIA 운영팀장은 "최희섭, 김상현 등과 입장 차를 많이 좁힌 상태"라며 "앞으로 선수들과 계속 만나면서 협상을 빨리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연봉 계약이 난항을 겪는 사이 전력에는 오히려 누수가 생겼다. 다른 팀 출신 FA 영입이나 트레이드 등을 일절 시도하지 않아 전력 보강은 이뤄지지 않은 반면 마운드의 한 축을 담당한 릭 구톰슨과 재계약은 실패했다.



특히 구단은 구톰슨과 계약을 낙관한 탓에 대안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뒤늦게 새로운 외국인 투수 물색에 나서게 됐기 때문에 구톰슨에 버금가는 용병 투수를 데려올지 미지수인 상황이다.



지난해 우승을 통해 명문구단 재건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KIA가 이런 후유증을 딛고 정상 궤도에 오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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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아 ‘우승 후유증?’ 계약 난항 몸살
    • 입력 2010-01-05 10:52:56
    • 수정2010-01-05 10:55:45
    연합뉴스
오랜만에 한 우승이 스토브리그에서는 오히려 독이 되는 걸까.

12년 만에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스토브리그에서는 오히려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선수단 계약 등이 해를 넘겨서도 크게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데다 전력 보강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24일 우승 샴페인을 터트린 KIA는 곧바로 조범현 감독과 재계약을 마무리하려 했으나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혀 애를 먹었다. 기본적인 계약 조건을 마련해 모그룹의 재가까지 받았지만 조 감독과 첫 대면부터 의견 차이를 보였다.

구단은 "국내 프로야구에 몇 안 되는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인 만큼 소홀하지 않게 예우할 것"이라고 공언하며 쉽사리 계약을 이끌어내려 했으나 실패한 셈. 와중에 조 감독은 구단에 섭섭한 감정을 외부에 내비쳤고 한 달 가까이 지난 11월 중순에야 계약서에 사인했다.

구단이 감독과 협상 과정에서 벌이는 승강이가 이처럼 외부에 알려진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감독과 계약을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한 탓에 우승하고 나서도 구단 분위기는 뒤숭숭해질 수밖에 없었다.

‘우승 주역’들과 재계약도 해를 넘겼지만 좀처럼 매듭짓지 못하고 있다.

김상현, 최희섭, 이종범, 유동훈, 이대진, 이현곤 등이 미계약자로 남았고 자유계약선수(FA)를 선언한 장성호는 아직 구단과 접촉조차 못했다.

연봉계약 실무진은 지난달 24일 김상현 등이 훈련하는 포항으로 찾아가 협상 테이블을 마련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일궈내지 못했다. 구단은 신년 연휴가 끝난 5일부터 다시 본격적으로 협상을 벌여나갈 계획이다.

이들과 협상 과정에서도 ‘불협화음’이 터져 나왔다. 최희섭은 지난 14일 구단과 1차 연봉 협상이 결렬되자 ‘야구를 안 할 수도 있다’며 격한 감정을 드러내고 산으로 향했다.

구단은 올해 2억원에서 1억5천만원 오른 3억5천만원을 제시한 반면 최희섭은 5억원을 요구해 큰 차이를 보였다. 최희섭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지난달 22일 포항 캠프에 합류했지만 아직 계약서에 도장은 찍지 않고 있다.

윤기두 KIA 운영팀장은 "최희섭, 김상현 등과 입장 차를 많이 좁힌 상태"라며 "앞으로 선수들과 계속 만나면서 협상을 빨리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연봉 계약이 난항을 겪는 사이 전력에는 오히려 누수가 생겼다. 다른 팀 출신 FA 영입이나 트레이드 등을 일절 시도하지 않아 전력 보강은 이뤄지지 않은 반면 마운드의 한 축을 담당한 릭 구톰슨과 재계약은 실패했다.

특히 구단은 구톰슨과 계약을 낙관한 탓에 대안을 마련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뒤늦게 새로운 외국인 투수 물색에 나서게 됐기 때문에 구톰슨에 버금가는 용병 투수를 데려올지 미지수인 상황이다.

지난해 우승을 통해 명문구단 재건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KIA가 이런 후유증을 딛고 정상 궤도에 오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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