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폐광, 황금 박쥐의 보금자리?

입력 2010.01.06 (22:08) 수정 2010.01.06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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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전남 함평에 있는 폐광산에 세계적인 희귀종, 황금 박쥐가 집단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온도와 습도에 비밀이 있습니다.

박순서 기자입니다.

<리포트>

산 여기저기에 구멍이 뚫려있습니다.

일제강점기 때 금을 캐려고 뚫었다가 방치된 광산입니다.

어두운 동굴 벽, 곳곳에 박쥐들이 매달려 있습니다.

불빛에 털이 황금빛을 띄는 박쥐, 황금박쥐로 불리는 붉은 박쥐입니다.

우리나라 멸종위기 야생동물 1호로 지정될 만큼 세계적으로도 희귀종입니다.

인기척이나 전등불빛도 아랑곳 않고 잠에 빠졌습니다.

날카로운 발톱에 의지해 10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겨울잠을 잡니다.

수명은 6,7년 정도고 1년에 한 마리 새끼만 낳습니다.

함평 고산봉 일대에만 180여 마리가 서식하고 있습니다.

붉은 박쥐의 80%가 이곳에서 겨울을 보냅니다.

고산봉에 버려진 폐광만 3~40여 곳에 이르는 게 붉은 박쥐들의 최대 서식처가 된 이윱니다.

습도와 온도에 민감한 붉은 박쥐에겐 이끼가 낄 만큼 따뜻하고 습한 폐광이 동면장소로는 최적입니다.

붉은 박쥐를 위해 무너져가는 폐광에 바람막이도 마련했습니다.

<인터뷰> 최수산(영산강유역환경청 지킴이) : "이 시설물이 없으면 찬바람이 바로 들어가. 그걸 막기 위해서 안의 온도를 11.5도 이상 유지하기 위해 해 놓은 겁니다."

고산봉 일대 폐광에서는 황금박쥐 뿐 아니라 관박쥐와 집박쥐 등 다양한 박쥐들이 삽니다.

인간의 욕심으로 뚫었던 굴들이지만 자연에 맡겨 놓았더니 다시 생명들의 안식처가 됐습니다.

KBS 뉴스 박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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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려진 폐광, 황금 박쥐의 보금자리?
    • 입력 2010-01-06 22:08:32
    • 수정2010-01-06 22:19:05
    뉴스 9
<앵커 멘트> 전남 함평에 있는 폐광산에 세계적인 희귀종, 황금 박쥐가 집단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온도와 습도에 비밀이 있습니다. 박순서 기자입니다. <리포트> 산 여기저기에 구멍이 뚫려있습니다. 일제강점기 때 금을 캐려고 뚫었다가 방치된 광산입니다. 어두운 동굴 벽, 곳곳에 박쥐들이 매달려 있습니다. 불빛에 털이 황금빛을 띄는 박쥐, 황금박쥐로 불리는 붉은 박쥐입니다. 우리나라 멸종위기 야생동물 1호로 지정될 만큼 세계적으로도 희귀종입니다. 인기척이나 전등불빛도 아랑곳 않고 잠에 빠졌습니다. 날카로운 발톱에 의지해 10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겨울잠을 잡니다. 수명은 6,7년 정도고 1년에 한 마리 새끼만 낳습니다. 함평 고산봉 일대에만 180여 마리가 서식하고 있습니다. 붉은 박쥐의 80%가 이곳에서 겨울을 보냅니다. 고산봉에 버려진 폐광만 3~40여 곳에 이르는 게 붉은 박쥐들의 최대 서식처가 된 이윱니다. 습도와 온도에 민감한 붉은 박쥐에겐 이끼가 낄 만큼 따뜻하고 습한 폐광이 동면장소로는 최적입니다. 붉은 박쥐를 위해 무너져가는 폐광에 바람막이도 마련했습니다. <인터뷰> 최수산(영산강유역환경청 지킴이) : "이 시설물이 없으면 찬바람이 바로 들어가. 그걸 막기 위해서 안의 온도를 11.5도 이상 유지하기 위해 해 놓은 겁니다." 고산봉 일대 폐광에서는 황금박쥐 뿐 아니라 관박쥐와 집박쥐 등 다양한 박쥐들이 삽니다. 인간의 욕심으로 뚫었던 굴들이지만 자연에 맡겨 놓았더니 다시 생명들의 안식처가 됐습니다. KBS 뉴스 박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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