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로 새들도 먹이 ‘비상’

입력 2010.01.07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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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폭설에 먹이가 파묻히면서 철새들의 겨울나기가 힘겨워졌습니다.

어느때보다 사람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유지향 기자입니다.

<리포트>

들판이 온통 눈으로 덮였습니다.

한쪽에서 매가 무언가를 뜯어 먹습니다.

어지럽혀진 눈 위에 희생당한 새의 깃털만 남았습니다.

매는 작은 새라도 잡아먹지만 초식인 철새들은 먹거리 비상에 걸렸습니다.

호수 근처 들판에서 낙곡을 찾아야 하지만 눈에 덮여 아무것도 보이질 않습니다.

시화호에 찾아온 철새들은 현재 3만 마리 정도, 시베리아에서 추위를 피해 내려왔지만 폭설이 내린 지금이 생존에 가장 위태로운 시깁니다.

이처럼 눈이 많이 내리고 추워지면 보통 철새들은 따뜻한 남쪽으로 이동하지만, 아직 이곳 시화호에는 새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 때문에 환경단체 회원들과 공무원들이 눈 치우기에 나섰습니다.

눈을 치운 들판에는 볍씨를 골고루 뿌려줍니다.

철새 먹이 주기는 눈이 내리고 나서 사흘 뒤가 가장 좋다고 합니다.

<인터뷰> 최종인(안산시청 지구환경과) : "눈이 많이 쌓이니까 먹이가 있는지 식별이 안 되는 거에요. 이렇게 눈을 치우면 새들이 하늘에서 벼포기를 잘 보게 돼 여기에 내려와 이런 볍씨가 있다는 걸 알게 되죠."

사람들이 떠나자 새들이 논으로 하나 둘 모여듭니다.

볍씨가 놓인 곳을 따라 줄을 지어 부지런히 쪼아 먹습니다.

<인터뷰> 이우신(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 : "굶어죽는 걸 막고 영양상태가 좋아짐으로써 다음 번식기 때 번식 성공도가 높아집니다."

5년 전부터 '눈 온 뒤 먹이주기'를 실천한 덕분인지, 한 때 수백 마리에 불과했던 시화호의 겨울철새는 수만 마리로 늘었습니다.

KBS 뉴스 유지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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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설로 새들도 먹이 ‘비상’
    • 입력 2010-01-07 22:14:22
    뉴스 9
<앵커 멘트> 폭설에 먹이가 파묻히면서 철새들의 겨울나기가 힘겨워졌습니다. 어느때보다 사람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유지향 기자입니다. <리포트> 들판이 온통 눈으로 덮였습니다. 한쪽에서 매가 무언가를 뜯어 먹습니다. 어지럽혀진 눈 위에 희생당한 새의 깃털만 남았습니다. 매는 작은 새라도 잡아먹지만 초식인 철새들은 먹거리 비상에 걸렸습니다. 호수 근처 들판에서 낙곡을 찾아야 하지만 눈에 덮여 아무것도 보이질 않습니다. 시화호에 찾아온 철새들은 현재 3만 마리 정도, 시베리아에서 추위를 피해 내려왔지만 폭설이 내린 지금이 생존에 가장 위태로운 시깁니다. 이처럼 눈이 많이 내리고 추워지면 보통 철새들은 따뜻한 남쪽으로 이동하지만, 아직 이곳 시화호에는 새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 때문에 환경단체 회원들과 공무원들이 눈 치우기에 나섰습니다. 눈을 치운 들판에는 볍씨를 골고루 뿌려줍니다. 철새 먹이 주기는 눈이 내리고 나서 사흘 뒤가 가장 좋다고 합니다. <인터뷰> 최종인(안산시청 지구환경과) : "눈이 많이 쌓이니까 먹이가 있는지 식별이 안 되는 거에요. 이렇게 눈을 치우면 새들이 하늘에서 벼포기를 잘 보게 돼 여기에 내려와 이런 볍씨가 있다는 걸 알게 되죠." 사람들이 떠나자 새들이 논으로 하나 둘 모여듭니다. 볍씨가 놓인 곳을 따라 줄을 지어 부지런히 쪼아 먹습니다. <인터뷰> 이우신(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 : "굶어죽는 걸 막고 영양상태가 좋아짐으로써 다음 번식기 때 번식 성공도가 높아집니다." 5년 전부터 '눈 온 뒤 먹이주기'를 실천한 덕분인지, 한 때 수백 마리에 불과했던 시화호의 겨울철새는 수만 마리로 늘었습니다. KBS 뉴스 유지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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