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 첫 사시 합격’ 최영 씨 사법연수원 간다

입력 2010.01.12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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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약자를 돕는 변호사가 될 수 있도록 연수원에서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시각장애인 최초로 사법시험에 합격한 최영(30.서울대 법학과 졸) 씨가 오는 3월2일 41기 사법연수생으로 사법연수원에 입소한다.



고3때인 1998년 점차 시력이 나빠지는 `망막색소변성증’ 진단을 받고 2005년께 책을 읽을 수 없는 3급 시각장애인이 된 최씨(현재 시각장애 1급)는 5차례에 걸친 도전 끝에 2008년 제50회 사법시험에 최종합격했다.



최씨는 원활한 연수원 생활을 위해 독자적 보행 능력과 음성 듣기를 통한 학습훈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바로 사법연수원에 입소하지 않고 등록을 1년 연기, 훈련에 매진했다.



그동안 보조인 없이 혼자 지내기, 지팡이를 이용해 걷고 지하철 타기, 음성 인식 속도 높이기 등 훈련을 한 최씨는 이제는 어느정도 연수원에서 공부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지난해 말 연수원 입소 등록 서류를 제출했다.



사법연수원도 최씨의 입소를 앞두고 2008∼2009년 1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시각장애인을 위한 학습ㆍ생활시스템을 마련했다.



연수원은 최씨가 스크린리더 프로그램(화면에 나온 문자를 음성으로 바꿔주는 프로그램)을 통해 듣고 공부할 수 있도록 노트북 컴퓨터와 교재 컴퓨터파일을 제공하기로 했으며 소장ㆍ표ㆍ각주 등 음성으로 바로 변환되기 어려운 부분의 수정작업을 진행중이다.



점자프린터를 구입해 도면이나 그림 등도 만져서 파악할 수 있게 할 방침이며 항상 소리를 듣고 공부할 수밖에 없는 최씨를 위해 개인학습실도 따로 마련했다. 학습보조인력을 두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이동이 편하도록 기숙사 1층에 숙소를 마련했으며 연수원 곳곳에 유도 블록과 음성안내기를 설치하고 시청에 요청해 지하철 마두역과 연수원 사이에 유도 블록이 설치되도록 했다.



연수원은 오는 15일 최씨에 대해 시범 강의를 실시해 최종적으로 부족한 점을 파악할 계획이다.



연수원 관계자는 "연수원은 국가기관으로서 그동안 장애인도 학습과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시설을 갖춰왔으나, 시각장애인은 최씨가 처음으로 입소하기에 준비를 많이 했다"며 "앞으로 다른 시각장애인도 입소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최씨 전담 지원팀을 꾸려 문제점이 있으면 바로바로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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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각장애 첫 사시 합격’ 최영 씨 사법연수원 간다
    • 입력 2010-01-12 11:47:00
    연합뉴스
"사회적 약자를 돕는 변호사가 될 수 있도록 연수원에서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시각장애인 최초로 사법시험에 합격한 최영(30.서울대 법학과 졸) 씨가 오는 3월2일 41기 사법연수생으로 사법연수원에 입소한다.

고3때인 1998년 점차 시력이 나빠지는 `망막색소변성증’ 진단을 받고 2005년께 책을 읽을 수 없는 3급 시각장애인이 된 최씨(현재 시각장애 1급)는 5차례에 걸친 도전 끝에 2008년 제50회 사법시험에 최종합격했다.

최씨는 원활한 연수원 생활을 위해 독자적 보행 능력과 음성 듣기를 통한 학습훈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바로 사법연수원에 입소하지 않고 등록을 1년 연기, 훈련에 매진했다.

그동안 보조인 없이 혼자 지내기, 지팡이를 이용해 걷고 지하철 타기, 음성 인식 속도 높이기 등 훈련을 한 최씨는 이제는 어느정도 연수원에서 공부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지난해 말 연수원 입소 등록 서류를 제출했다.

사법연수원도 최씨의 입소를 앞두고 2008∼2009년 1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시각장애인을 위한 학습ㆍ생활시스템을 마련했다.

연수원은 최씨가 스크린리더 프로그램(화면에 나온 문자를 음성으로 바꿔주는 프로그램)을 통해 듣고 공부할 수 있도록 노트북 컴퓨터와 교재 컴퓨터파일을 제공하기로 했으며 소장ㆍ표ㆍ각주 등 음성으로 바로 변환되기 어려운 부분의 수정작업을 진행중이다.

점자프린터를 구입해 도면이나 그림 등도 만져서 파악할 수 있게 할 방침이며 항상 소리를 듣고 공부할 수밖에 없는 최씨를 위해 개인학습실도 따로 마련했다. 학습보조인력을 두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이동이 편하도록 기숙사 1층에 숙소를 마련했으며 연수원 곳곳에 유도 블록과 음성안내기를 설치하고 시청에 요청해 지하철 마두역과 연수원 사이에 유도 블록이 설치되도록 했다.

연수원은 오는 15일 최씨에 대해 시범 강의를 실시해 최종적으로 부족한 점을 파악할 계획이다.

연수원 관계자는 "연수원은 국가기관으로서 그동안 장애인도 학습과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시설을 갖춰왔으나, 시각장애인은 최씨가 처음으로 입소하기에 준비를 많이 했다"며 "앞으로 다른 시각장애인도 입소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최씨 전담 지원팀을 꾸려 문제점이 있으면 바로바로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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