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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해설]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 속빈 강정?
입력 2010.01.15 (07:14) 수정 2010.01.15 (16:25) 뉴스광장 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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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관 해설위원]



‘가난한 대학생’ - 과거에는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고학생’이라는 말과 함께 흔히 쓰던 말이었습니다. 누구든 실력만 있으면 가정교사 등의 일을 하면서 학비를 벌어가며 학업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물론 옛이야기가 됐습니다. 학원 중심으로 형성된 사교육 시장과 비싼 등록금 때문입니다.



대학 등록금은 해마다 가파르게 올라 한 학기 5백만 원 대 등록금은 보통입니다. 일부 사립대학 의대의 경우 천만 원에 육박합니다. 최근 수년 동안 등록금 인상률이 물가 인상률을 크게 웃돈 탓입니다. ‘우선 먹기엔 곶감이 달다’고... 고리채라도 쓰고 싶은 것이 대학생 자녀를 둔 서민들의 심정일 겁니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 법안’이 엊그제 국회 상임위를 통과해 올 1학기부터 시행이 가능해진 것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이 제도는 학자금을 빌린 뒤 연 천5백만 원 이상 소득이 발생하는 시점부터 원리금을 최장 25년에 걸쳐 분할 상환하도록 돼 있습니다. 재학 중 이자를 내야하고 취업에 상관없이 갚아야 하는 현행 대출제도의 부담을 덜고, 한 학기 최대 백만 명에 이르는 대학생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연 5.8% 복리라는 높은 이자율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유예된 기간에 따라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원리금은 서민 가계에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부의 시뮬레이션이 보여주듯 3천만 원 대출에 9천만 원 상환이라는 극단적 사례도 나올 수 있습니다. 당장은 상환 압박과 신용불량의 부담에서 벗어나겠지만 대학시절 대출한 학자금이 취업과 결혼으로 새로 꾸민 가정의 고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새 제도가 ‘속 빈 강정’이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입니다.



장학재단 채권 발행으로 충당하는 재원이 높은 이자율의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국고채를 발행해 재원으로 하면 이자율은 4%대로, 국고 지원이 많을수록 이자율은 낮아집니다. 정부는 서민들의 고통을 덜도록 향후 시행과정에서 이자율을 낮추는 등 제도를 고쳐가야 합니다.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은 일부 줄었습니다. 저소득층 자녀 5만 명에 대한 연 4백50만 원의 등록금 무상 지원은 논란 끝에 유지됐지만, 차상위 계층에 대한 이자 지원 등이 사라져 혜택을 받던 대학생 40여만 명의 부담은 오히려 늘게 됐습니다.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합니다.
  • [뉴스해설]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 속빈 강정?
    • 입력 2010-01-15 07:14:23
    • 수정2010-01-15 16:25:44
    뉴스광장 1부
[김용관 해설위원]



‘가난한 대학생’ - 과거에는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고학생’이라는 말과 함께 흔히 쓰던 말이었습니다. 누구든 실력만 있으면 가정교사 등의 일을 하면서 학비를 벌어가며 학업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물론 옛이야기가 됐습니다. 학원 중심으로 형성된 사교육 시장과 비싼 등록금 때문입니다.



대학 등록금은 해마다 가파르게 올라 한 학기 5백만 원 대 등록금은 보통입니다. 일부 사립대학 의대의 경우 천만 원에 육박합니다. 최근 수년 동안 등록금 인상률이 물가 인상률을 크게 웃돈 탓입니다. ‘우선 먹기엔 곶감이 달다’고... 고리채라도 쓰고 싶은 것이 대학생 자녀를 둔 서민들의 심정일 겁니다.



‘취업 후 학자금 상환 법안’이 엊그제 국회 상임위를 통과해 올 1학기부터 시행이 가능해진 것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이 제도는 학자금을 빌린 뒤 연 천5백만 원 이상 소득이 발생하는 시점부터 원리금을 최장 25년에 걸쳐 분할 상환하도록 돼 있습니다. 재학 중 이자를 내야하고 취업에 상관없이 갚아야 하는 현행 대출제도의 부담을 덜고, 한 학기 최대 백만 명에 이르는 대학생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연 5.8% 복리라는 높은 이자율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유예된 기간에 따라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원리금은 서민 가계에 큰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부의 시뮬레이션이 보여주듯 3천만 원 대출에 9천만 원 상환이라는 극단적 사례도 나올 수 있습니다. 당장은 상환 압박과 신용불량의 부담에서 벗어나겠지만 대학시절 대출한 학자금이 취업과 결혼으로 새로 꾸민 가정의 고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새 제도가 ‘속 빈 강정’이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입니다.



장학재단 채권 발행으로 충당하는 재원이 높은 이자율의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국고채를 발행해 재원으로 하면 이자율은 4%대로, 국고 지원이 많을수록 이자율은 낮아집니다. 정부는 서민들의 고통을 덜도록 향후 시행과정에서 이자율을 낮추는 등 제도를 고쳐가야 합니다.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은 일부 줄었습니다. 저소득층 자녀 5만 명에 대한 연 4백50만 원의 등록금 무상 지원은 논란 끝에 유지됐지만, 차상위 계층에 대한 이자 지원 등이 사라져 혜택을 받던 대학생 40여만 명의 부담은 오히려 늘게 됐습니다.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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