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재기 향한 자발적 움직임

입력 2010.01.20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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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으로 초토화된 아이티에 세계 각지에서 도움의 손길이 답지하고 있는 가운데 아이티인들 사이에서는 일상으로의 복귀를 위한 작지만 자발적인 움직임들이 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이 20일 보도했다.

지진 이전부터 아이티 정부는 제 기능을 다하지 못했지만 그것마저도 지진으로 완전히 파괴되면서 아이티의 재건 노력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미셸 피에르-루이 전 총리는 "아이티는 이전에도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정부는 힘이 없었고 국민은 상당 부분 스스로를 책임져야 했다. 그러나 지진이 모든 것을 쓸어가 버렸다"고 안타까워했다.

비록 지진으로 삶의 터전이 쑥대밭이 돼버렸지만 재기를 위한 아이티인들의 힘겨운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생 프랑수아 드 살 병원은 이번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었지만 68명의 의사와 간호사들이 남은 공간을 부상자 병동으로 꾸며 19일에만 17건의 수술을 집도했다.

지진으로 8학년생들이 공부하던 교실이 무너져 큰 인명 피해를 입은 마리-잔느 여학교의 직원들은 매일 학교 부지로 나와 잔해 사이에서 기기들을 꺼내 학교 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델마스 32구역 담당 경찰서도 지진의 피해를 비켜가지 못했지만 이곳 경찰들도 지난 16일 숨진 동료들의 시신을 묻은 뒤 오토바이를 끌고 나가 순찰차량에 넣을 연료를 구해 그날 저녁부터 바로 순찰에 나섰다.

총기로 무장한 수많은 약탈자들을 상대하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지만 살아남은 경찰들은 순환 근무를 돌고 지역 주민들과 회의를 진행하며 약탈자들을 막아내기 위한 전략을 구상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포트로프랭스 인근 페기빌에서는 마을 지도자들이 수천여명의 이재민들로 가득 찬 캠프에서 경비 업무부터 쓰레기 소각에 이르는 다양한 일을 맡을 위원회를 조직했다.

카르푸에서는 아이티인 자원봉사자들이 선교사들과 함께 식량 배급 프로그램과 급수 시설 운영 등을 담당하고 있다.
또 아이티 대학 교수들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학생들을 불러 모은 뒤 지진으로 정신적 충격을 입은 이재민들을 위한 상담 봉사에 나설 것을 독려했다.

심리학 전공 티론 조엘(24)은 "국가가 무너졌고 사람들도 좌절했지만 이제는 움직여야 할 때"라며 "우리는 국제사회의 도움을 기다리며 앉아있을 수 있지만 우리가 가진 재능을 이용하고 작은 부분에서부터 책임을 감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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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티, 재기 향한 자발적 움직임
    • 입력 2010-01-20 16:37:00
    연합뉴스
지진으로 초토화된 아이티에 세계 각지에서 도움의 손길이 답지하고 있는 가운데 아이티인들 사이에서는 일상으로의 복귀를 위한 작지만 자발적인 움직임들이 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이 20일 보도했다. 지진 이전부터 아이티 정부는 제 기능을 다하지 못했지만 그것마저도 지진으로 완전히 파괴되면서 아이티의 재건 노력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미셸 피에르-루이 전 총리는 "아이티는 이전에도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정부는 힘이 없었고 국민은 상당 부분 스스로를 책임져야 했다. 그러나 지진이 모든 것을 쓸어가 버렸다"고 안타까워했다. 비록 지진으로 삶의 터전이 쑥대밭이 돼버렸지만 재기를 위한 아이티인들의 힘겨운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생 프랑수아 드 살 병원은 이번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었지만 68명의 의사와 간호사들이 남은 공간을 부상자 병동으로 꾸며 19일에만 17건의 수술을 집도했다. 지진으로 8학년생들이 공부하던 교실이 무너져 큰 인명 피해를 입은 마리-잔느 여학교의 직원들은 매일 학교 부지로 나와 잔해 사이에서 기기들을 꺼내 학교 문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 델마스 32구역 담당 경찰서도 지진의 피해를 비켜가지 못했지만 이곳 경찰들도 지난 16일 숨진 동료들의 시신을 묻은 뒤 오토바이를 끌고 나가 순찰차량에 넣을 연료를 구해 그날 저녁부터 바로 순찰에 나섰다. 총기로 무장한 수많은 약탈자들을 상대하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지만 살아남은 경찰들은 순환 근무를 돌고 지역 주민들과 회의를 진행하며 약탈자들을 막아내기 위한 전략을 구상하는 등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포트로프랭스 인근 페기빌에서는 마을 지도자들이 수천여명의 이재민들로 가득 찬 캠프에서 경비 업무부터 쓰레기 소각에 이르는 다양한 일을 맡을 위원회를 조직했다. 카르푸에서는 아이티인 자원봉사자들이 선교사들과 함께 식량 배급 프로그램과 급수 시설 운영 등을 담당하고 있다. 또 아이티 대학 교수들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학생들을 불러 모은 뒤 지진으로 정신적 충격을 입은 이재민들을 위한 상담 봉사에 나설 것을 독려했다. 심리학 전공 티론 조엘(24)은 "국가가 무너졌고 사람들도 좌절했지만 이제는 움직여야 할 때"라며 "우리는 국제사회의 도움을 기다리며 앉아있을 수 있지만 우리가 가진 재능을 이용하고 작은 부분에서부터 책임을 감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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