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아이티 참사 1주일

입력 2010.01.20 (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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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약 3시간 전, 아이티에서 또 다시 규모 6.1의 강력한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국제팀 서영민 기자와 함께 오늘의 아이티 소식들 알아봅니다.

서영민 기자.

<질문> 규모 6.1이면 최초 지진 이후 가장 강력한 여진인데, 포르토프랭스 이재민들, 상당히 놀랬겠어요?

<답변> 네, 여진은 우리시간으로 오늘 저녁 8시 3분쯤,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서남서쪽으로 60킬로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발생했습니다.

지진 순간은 로이터 통신의 카메라에도 포착됐습니다.

화면이 흔들리죠?

진앙지가 포르토프랭스에서 60킬로미터 떨어진 지점이니까 앞선 지진보다는 좀 먼 곳에서 발생했지만, 포르토프랭스 전역에서 그 진동이 느껴질만큼 강력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는 이제 막 동이트는 새벽시간대 였는데요,

AP통신은 지진 발생 직후 건물이 흔들리고 놀란 주민들은 거리로 나왔다고 보도했습니다.

아직까지 정확한 피해규모는 나오지 않고있습니다만, 여전히 잔해더미에 매몰된 사람 수가 엄청난만큼, 추가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오늘로 지진발생 일주일짼데, 오늘도 곳곳에서 극적인 구조소식이 이어졌죠?

<답변> 네, 지진 일주일 째를 맞으면서 조금씩 줄고있긴 합니다만, 극적인 구조소식은 오늘도 이어져 세계인들의 가슴을 울렸습니다.

첫번째 현장은 아이티 대성당이 무너진 자립니다.

세 사람의 생존자가 있다는 소식에 구조견이 투입됐고, 8시간 만에 69살의 할머니가 기적적으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녹취>애나 지지(69살 생존자) : "나는 괜찮아요. 다리가 좀 아프네요 지진 뒤에 하나님께만 기도했어요. 다른 사람은 필요없었어요."

이외에도 시내 쇼핑센터 건물에서도 25살 여성이 구조됐구요,

또 무너진 2층 건물에선 8살 소년과 10살 소녀가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좋은 소식만 있었던 건 아닙니다.

아이티 대주교는 숨진 채 발견됐고, 또 은행이나 슈퍼마켓 등에서 지진으로 매몰된 뒤 문자메시지를 보내 희망을 갖게했던 다수의 희생자들에 대한 구조 역시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녹취> 가족 :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구조대: 할 수 있는 건 다했어요. 가족: 알아요.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질문> 의약품이나 구호품 부족현상도 여전하다구요?

<답변> 네,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역시 열악한 의료 현실입니다. 변변한 수술도구가 없어 부상자들의 생존률은 더욱 더 낮아지고 있습니다.

부상자들이 후송되는 임시 진료소입니다.

부상이 심해서 거의 수술로 해결해야 하지만, 기초적인 수술도구도 없어 끝내 쇠톱을 동원해 수술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녹취> 기자: "절단할 수 있는 게 이것 밖에 없나요? 의사:이 쇠톱이 우리가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입니다. 다른 건 없습니다."

지진으로 도로등이 망가져 의료용 구호품의 보급은 계속 지연되는 상태인데, 유엔 관계자는 의약품 공급난으로 수술로 목숨을 구할 수 있는 환자 2만명이 매일 죽어가고 말했습니다.

구호품 사정도 마찬가진데요,

배급 소문을 들은 이재민들은 구름같이 몰려드는데, 풀품은 부족합니다.

한끼 식사에 해당하는 4천인분의 전투 식량과 물이 배급 시작 3시간 만에 바닥을 드러낼 정돈데요,

구호품 부족현상이 지속되면서 당장 급한 물의 경우, 한 통값이 아이티 국민 하루 생활비의 약 네 배까지 치솟았습니다.

쌀값도 세 배로 뛰는 등 생필품은 부르는 게 값이어서 아이티 주민들은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질문> 지진으로 부모를 잃은 이른바 지진 고아들이 10만 명에 달한다구요?

<답변> 네, 지진 고아 10만명, 오늘도 힘겹게 하루를 맞고 있는데요,

아이티가 맞은 또 다른 사회적 상처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구호단체가 놓고 간 비스켓 등 먹을 거리를 놓고 아이들끼리 다투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뒤 몇몇 아이들은 구석에서 울음을 터뜨립니다.

제대로 의사표현조차 하기 어려운 어린 아이들이 고아로 내몰려 차디찬 현실을 투쟁에서 이긴 어린이들도 이렇게 밀린 이들도 모두 이번 지진으로 부모를 잃은 이른바 지진 고아들입니다.

<녹취> 패시피에(8세) : "아무 것이나 주세요. 배가 고파요."

기존 고아 수 만도 38만으로 추산되는데 이번 지진으로 10만명이 더 생겨났습니다.

하루 종일 물이나 음식을 얻으러 폐허가 된 포르토프랭스를 헤매는 고아들,

국제사회가 보듬어야 할 또다른 상처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질문> 서기자, 그런데 아이티 구조현장에 단연 눈에 띄는 한국 여군 한 사람이 있다구요?

<답변> 네, 유엔군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선희 소령입니다.

사실 이 소령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피해자이기도 했는데요,

지진 이후에도 계속 구조활동을 위해 현지에 남아있습니다.

이곳은 수백 명이 매몰돼 세계를 안타깝게 했던 몬타나 호텔입니다.

UN 관계자들도 많이 매몰됐는데, 우리 119 국제 구조대가 이 곳을 수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유엔군이 직접 요청한 건데요,

그 이면에는 한국군으로 유엔군 군수장교로 일하고 있는 올해 43살의 이선희 소령이 있었습니다.

건물 잔해 사이 공간이 상대적으로 많아 생존자 구출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한 결과입니다.

<인터뷰>이선희(유엔군 군수담당 소령) : "그래서 한국구조단을 그쪽으로 배치해서 생존자를 많이 구출했으면 좋겠다.신속하게..그래서 오늘 이쪽으로 온 것입니다."

이 소령은 이미 동티모르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데요,

한국에 있는 14살난 딸을 보고싶지만 재난 복구를 위해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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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현장] 아이티 참사 1주일
    • 입력 2010-01-20 23:2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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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약 3시간 전, 아이티에서 또 다시 규모 6.1의 강력한 지진이 일어났습니다. 국제팀 서영민 기자와 함께 오늘의 아이티 소식들 알아봅니다. 서영민 기자. <질문> 규모 6.1이면 최초 지진 이후 가장 강력한 여진인데, 포르토프랭스 이재민들, 상당히 놀랬겠어요? <답변> 네, 여진은 우리시간으로 오늘 저녁 8시 3분쯤,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서남서쪽으로 60킬로미터 떨어진 지점에서 발생했습니다. 지진 순간은 로이터 통신의 카메라에도 포착됐습니다. 화면이 흔들리죠? 진앙지가 포르토프랭스에서 60킬로미터 떨어진 지점이니까 앞선 지진보다는 좀 먼 곳에서 발생했지만, 포르토프랭스 전역에서 그 진동이 느껴질만큼 강력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는 이제 막 동이트는 새벽시간대 였는데요, AP통신은 지진 발생 직후 건물이 흔들리고 놀란 주민들은 거리로 나왔다고 보도했습니다. 아직까지 정확한 피해규모는 나오지 않고있습니다만, 여전히 잔해더미에 매몰된 사람 수가 엄청난만큼, 추가 피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오늘로 지진발생 일주일짼데, 오늘도 곳곳에서 극적인 구조소식이 이어졌죠? <답변> 네, 지진 일주일 째를 맞으면서 조금씩 줄고있긴 합니다만, 극적인 구조소식은 오늘도 이어져 세계인들의 가슴을 울렸습니다. 첫번째 현장은 아이티 대성당이 무너진 자립니다. 세 사람의 생존자가 있다는 소식에 구조견이 투입됐고, 8시간 만에 69살의 할머니가 기적적으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녹취>애나 지지(69살 생존자) : "나는 괜찮아요. 다리가 좀 아프네요 지진 뒤에 하나님께만 기도했어요. 다른 사람은 필요없었어요." 이외에도 시내 쇼핑센터 건물에서도 25살 여성이 구조됐구요, 또 무너진 2층 건물에선 8살 소년과 10살 소녀가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좋은 소식만 있었던 건 아닙니다. 아이티 대주교는 숨진 채 발견됐고, 또 은행이나 슈퍼마켓 등에서 지진으로 매몰된 뒤 문자메시지를 보내 희망을 갖게했던 다수의 희생자들에 대한 구조 역시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녹취> 가족 :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구조대: 할 수 있는 건 다했어요. 가족: 알아요. 최선을 다했다는 것을." <질문> 의약품이나 구호품 부족현상도 여전하다구요? <답변> 네, 가장 문제가 되는 건 역시 열악한 의료 현실입니다. 변변한 수술도구가 없어 부상자들의 생존률은 더욱 더 낮아지고 있습니다. 부상자들이 후송되는 임시 진료소입니다. 부상이 심해서 거의 수술로 해결해야 하지만, 기초적인 수술도구도 없어 끝내 쇠톱을 동원해 수술하는 일이 벌어집니다. <녹취> 기자: "절단할 수 있는 게 이것 밖에 없나요? 의사:이 쇠톱이 우리가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도구입니다. 다른 건 없습니다." 지진으로 도로등이 망가져 의료용 구호품의 보급은 계속 지연되는 상태인데, 유엔 관계자는 의약품 공급난으로 수술로 목숨을 구할 수 있는 환자 2만명이 매일 죽어가고 말했습니다. 구호품 사정도 마찬가진데요, 배급 소문을 들은 이재민들은 구름같이 몰려드는데, 풀품은 부족합니다. 한끼 식사에 해당하는 4천인분의 전투 식량과 물이 배급 시작 3시간 만에 바닥을 드러낼 정돈데요, 구호품 부족현상이 지속되면서 당장 급한 물의 경우, 한 통값이 아이티 국민 하루 생활비의 약 네 배까지 치솟았습니다. 쌀값도 세 배로 뛰는 등 생필품은 부르는 게 값이어서 아이티 주민들은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질문> 지진으로 부모를 잃은 이른바 지진 고아들이 10만 명에 달한다구요? <답변> 네, 지진 고아 10만명, 오늘도 힘겹게 하루를 맞고 있는데요, 아이티가 맞은 또 다른 사회적 상처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구호단체가 놓고 간 비스켓 등 먹을 거리를 놓고 아이들끼리 다투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뒤 몇몇 아이들은 구석에서 울음을 터뜨립니다. 제대로 의사표현조차 하기 어려운 어린 아이들이 고아로 내몰려 차디찬 현실을 투쟁에서 이긴 어린이들도 이렇게 밀린 이들도 모두 이번 지진으로 부모를 잃은 이른바 지진 고아들입니다. <녹취> 패시피에(8세) : "아무 것이나 주세요. 배가 고파요." 기존 고아 수 만도 38만으로 추산되는데 이번 지진으로 10만명이 더 생겨났습니다. 하루 종일 물이나 음식을 얻으러 폐허가 된 포르토프랭스를 헤매는 고아들, 국제사회가 보듬어야 할 또다른 상처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질문> 서기자, 그런데 아이티 구조현장에 단연 눈에 띄는 한국 여군 한 사람이 있다구요? <답변> 네, 유엔군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는 이선희 소령입니다. 사실 이 소령은 이번 지진으로 인한 피해자이기도 했는데요, 지진 이후에도 계속 구조활동을 위해 현지에 남아있습니다. 이곳은 수백 명이 매몰돼 세계를 안타깝게 했던 몬타나 호텔입니다. UN 관계자들도 많이 매몰됐는데, 우리 119 국제 구조대가 이 곳을 수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유엔군이 직접 요청한 건데요, 그 이면에는 한국군으로 유엔군 군수장교로 일하고 있는 올해 43살의 이선희 소령이 있었습니다. 건물 잔해 사이 공간이 상대적으로 많아 생존자 구출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한 결과입니다. <인터뷰>이선희(유엔군 군수담당 소령) : "그래서 한국구조단을 그쪽으로 배치해서 생존자를 많이 구출했으면 좋겠다.신속하게..그래서 오늘 이쪽으로 온 것입니다." 이 소령은 이미 동티모르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데요, 한국에 있는 14살난 딸을 보고싶지만 재난 복구를 위해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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