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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혁 “대길이의 양면성에 끌렸다”
입력 2010.01.21 (14:48) 연합뉴스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일취월장했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으냐, 나쁘냐"고. 1998년 데뷔했으니 벌써 만 12년을 넘겼고, 내내 주인공만 맡아 연기해온 그다.



"에이, 당연히 기분 좋죠. 그런데 한 번에 갑자기 좋아졌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조금씩 조금씩 쌓여서 여기까지 온 거라고 생각해요. 다만 그 사이 어떤 작품들은 조명을 받지 못해서 제가 성장하는 게 안 보였던 거죠."



언제나 그렇듯 장혁(34)은 진지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방송 4회 만에 시청률 30%를 넘어서며 안방극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KBS 2TV ’추노’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는 그를 20일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이 드라마를 통해 ’일취월장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촬영장에 있으면 시청률이 높은지 잘 몰라요. 그래서 사실 실감은 잘 안 나는데 그래도 높다니까 좋죠. 전작 ’불한당’이 시청률 10% 미만이었잖아요. 데뷔 이래 한 자리대 시청률을 기록한 적이 없어서 너무나 충격이었는데, ’추노’를 많이 봐주시니 좋습니다."



’추노’에서 그는 돈을 받고 도망친 노비를 쫓는 추노꾼 대길이다. 원래는 양반이었지만 병자호란의 난리 속에서 집안이 무너지면서 길거리로 내앉은 인물이다. 10년이 흐르면서 온실 속의 화초 같던 도령은 마초적이고 느물느물한 추노꾼이 됐다.



장혁은 생존을 위해 인정사정없이 도망친 노비들을 쫓는 대길의 모습을 막 잡아올려 펄떡펄떡 뛰는 활어처럼 연기하고 있다. 특히 2001년부터 절권도를 배우며 다져온 그의 액션 실력은 ’추노’의 고감도 HD 영상 안에서 폭발하고 있다.



"제가 마초적인 성격이 아니라서 대길이를 연기하며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부분이 재미있어요. 그런데 사실 대길이는 표면적으로만 마초이지 속을 까보면 그렇지 않아요. 살기 위해, 10년간 저작거리에서 구르면서 마초가 됐지만 속에는 도령 시절의 느낌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추노꾼이라는 틀 안에 갇혀있지만, 결국에는 예전의 모습을 보여주게 되죠. 사실 백정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 추노꾼이 인간적이긴 쉽지 않아요. 하지만 대길이는 양반이었기 때문에 악인이 되지는 않습니다."



돈에 혈안이 됐고, 돈만 주면 누구든 쫓기에 ’천하의 잡놈’ 소리를 듣는 대길은 그러나 애써 잡아 주인 손에 넘겼던 노비 모녀를 다시 몰래 구출해 풀어주기도 한다.



장혁은 "그렇다고 대길이가 일지매는 아니다. 무슨 대의에 따라 움직이는 것도 아니다. 당시 그 모녀에 대해서는 마음이 안 돼 구출해줬을 뿐"이라며 "대길이는 현재 선과 악을 오간다. 악랄하게 노비를 쫓기도 하지만 인간적인 것을 다 버리지는 않았다. 그 양면성에 끌렸다"고 말했다.



대길은 돈 받고 노비를 쫓는 일과 함께 온 마음을 다해 도령 시절 연정을 품었지만, 난리통에 헤어진 노비 언년(이다해 분)을 애타게 찾는다.



"사실 대길이도 자신이 언년이를 찾은 후에는 어떻게 할지 몰라요. 그냥 찾는 거에요. 왜냐면 언년이는 그에게 지난 10년의 세월을 상징하거든요. 언년이를 사랑해서 찾으려는 집착이기도 하고, 그의 오빠가 자기 집에 불을 질러 무너뜨렸다는 증오 때문이기도 해요. 대길이는 그냥 언년이를 찾는 거에요. 자신의 존재 의미이기도 하고, 자신이 도령에서 추노꾼으로 변한 이유를 설명해주는 인물이니까요."



드라마에서 그는 거의 ’벗고’ 나온다. 대충 겉옷 하나를 걸치거나 아예 안 입는 대길이는 ’식스팩’의 복근과 단단한 근육을 과시한다. 결코 단시간 안에 만들어질 수 없는 몸이다.



"단 하루도 운동을 안 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데뷔 후 운동을 쉰 적은 없어요. 몸 관리, 운동을 좋아합니다. 대길이의 근육은 ’관상용’ 근육이 아닙니다. 악착같이 살려고 발버둥치면서 만들어진 몸이라, 단시간 내에 만들어진 근육과 달라요. 민초들은 몸으로 먹고, 몸으로 살잖아요. 제가 오랜 기간 운동을 해온 것이 다행인 거죠. 또 카메라 감독님이 역동적인 신에서 근육이 더욱 돋보이게 잡아주세요. 촬영장에서도 수시로 턱걸이를 하고 아령을 드는 등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날씨가 추워져 후반으로 가면 추노꾼들도 옷을 입고 나온다.



"8회에서 계절이 바뀌어요. 그 정도 보셨으면 되잖아요?(웃음)"



장혁은 지난 5년간 개인적으로 많은 일을 겪었다. 병역비리에 연루돼 쫓기듯 군대에 갔다가 제대하고, 깜짝 결혼 발표 이후 결혼했고 두 아이의 아빠가 됐다. 3년간 여섯 작품을 촬영하며 쉬지 않고 연기를 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그는 연기에서 ’겉멋’이 사라지고 깊이가 생겼다는 평을 듣고 있다.



"제 나이를 제대로 살고 있는 것 같아요. 많이 배웠고 많이 깨달았죠. 한해한해 흐르면서 다양한 경험이 차곡차곡 쌓여 오늘의 제가 있는 것 같아요. 배우가 가장 매력적인 나이는 3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인 것 같은데, 제게는 올해부터 시작이죠. 또 어려움을 극복하고 두 아이의 아빠가 된 지금은 너무나 행복한 시점 같아요."



그는 "기혼남성도 배우로서 매력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싱긋 웃었다.
  • 장혁 “대길이의 양면성에 끌렸다”
    • 입력 2010-01-21 14:48:42
    연합뉴스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일취월장했다’는 말을 들으면 기분이 좋으냐, 나쁘냐"고. 1998년 데뷔했으니 벌써 만 12년을 넘겼고, 내내 주인공만 맡아 연기해온 그다.



"에이, 당연히 기분 좋죠. 그런데 한 번에 갑자기 좋아졌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조금씩 조금씩 쌓여서 여기까지 온 거라고 생각해요. 다만 그 사이 어떤 작품들은 조명을 받지 못해서 제가 성장하는 게 안 보였던 거죠."



언제나 그렇듯 장혁(34)은 진지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방송 4회 만에 시청률 30%를 넘어서며 안방극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KBS 2TV ’추노’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는 그를 20일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이 드라마를 통해 ’일취월장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촬영장에 있으면 시청률이 높은지 잘 몰라요. 그래서 사실 실감은 잘 안 나는데 그래도 높다니까 좋죠. 전작 ’불한당’이 시청률 10% 미만이었잖아요. 데뷔 이래 한 자리대 시청률을 기록한 적이 없어서 너무나 충격이었는데, ’추노’를 많이 봐주시니 좋습니다."



’추노’에서 그는 돈을 받고 도망친 노비를 쫓는 추노꾼 대길이다. 원래는 양반이었지만 병자호란의 난리 속에서 집안이 무너지면서 길거리로 내앉은 인물이다. 10년이 흐르면서 온실 속의 화초 같던 도령은 마초적이고 느물느물한 추노꾼이 됐다.



장혁은 생존을 위해 인정사정없이 도망친 노비들을 쫓는 대길의 모습을 막 잡아올려 펄떡펄떡 뛰는 활어처럼 연기하고 있다. 특히 2001년부터 절권도를 배우며 다져온 그의 액션 실력은 ’추노’의 고감도 HD 영상 안에서 폭발하고 있다.



"제가 마초적인 성격이 아니라서 대길이를 연기하며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부분이 재미있어요. 그런데 사실 대길이는 표면적으로만 마초이지 속을 까보면 그렇지 않아요. 살기 위해, 10년간 저작거리에서 구르면서 마초가 됐지만 속에는 도령 시절의 느낌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추노꾼이라는 틀 안에 갇혀있지만, 결국에는 예전의 모습을 보여주게 되죠. 사실 백정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 추노꾼이 인간적이긴 쉽지 않아요. 하지만 대길이는 양반이었기 때문에 악인이 되지는 않습니다."



돈에 혈안이 됐고, 돈만 주면 누구든 쫓기에 ’천하의 잡놈’ 소리를 듣는 대길은 그러나 애써 잡아 주인 손에 넘겼던 노비 모녀를 다시 몰래 구출해 풀어주기도 한다.



장혁은 "그렇다고 대길이가 일지매는 아니다. 무슨 대의에 따라 움직이는 것도 아니다. 당시 그 모녀에 대해서는 마음이 안 돼 구출해줬을 뿐"이라며 "대길이는 현재 선과 악을 오간다. 악랄하게 노비를 쫓기도 하지만 인간적인 것을 다 버리지는 않았다. 그 양면성에 끌렸다"고 말했다.



대길은 돈 받고 노비를 쫓는 일과 함께 온 마음을 다해 도령 시절 연정을 품었지만, 난리통에 헤어진 노비 언년(이다해 분)을 애타게 찾는다.



"사실 대길이도 자신이 언년이를 찾은 후에는 어떻게 할지 몰라요. 그냥 찾는 거에요. 왜냐면 언년이는 그에게 지난 10년의 세월을 상징하거든요. 언년이를 사랑해서 찾으려는 집착이기도 하고, 그의 오빠가 자기 집에 불을 질러 무너뜨렸다는 증오 때문이기도 해요. 대길이는 그냥 언년이를 찾는 거에요. 자신의 존재 의미이기도 하고, 자신이 도령에서 추노꾼으로 변한 이유를 설명해주는 인물이니까요."



드라마에서 그는 거의 ’벗고’ 나온다. 대충 겉옷 하나를 걸치거나 아예 안 입는 대길이는 ’식스팩’의 복근과 단단한 근육을 과시한다. 결코 단시간 안에 만들어질 수 없는 몸이다.



"단 하루도 운동을 안 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데뷔 후 운동을 쉰 적은 없어요. 몸 관리, 운동을 좋아합니다. 대길이의 근육은 ’관상용’ 근육이 아닙니다. 악착같이 살려고 발버둥치면서 만들어진 몸이라, 단시간 내에 만들어진 근육과 달라요. 민초들은 몸으로 먹고, 몸으로 살잖아요. 제가 오랜 기간 운동을 해온 것이 다행인 거죠. 또 카메라 감독님이 역동적인 신에서 근육이 더욱 돋보이게 잡아주세요. 촬영장에서도 수시로 턱걸이를 하고 아령을 드는 등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날씨가 추워져 후반으로 가면 추노꾼들도 옷을 입고 나온다.



"8회에서 계절이 바뀌어요. 그 정도 보셨으면 되잖아요?(웃음)"



장혁은 지난 5년간 개인적으로 많은 일을 겪었다. 병역비리에 연루돼 쫓기듯 군대에 갔다가 제대하고, 깜짝 결혼 발표 이후 결혼했고 두 아이의 아빠가 됐다. 3년간 여섯 작품을 촬영하며 쉬지 않고 연기를 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그는 연기에서 ’겉멋’이 사라지고 깊이가 생겼다는 평을 듣고 있다.



"제 나이를 제대로 살고 있는 것 같아요. 많이 배웠고 많이 깨달았죠. 한해한해 흐르면서 다양한 경험이 차곡차곡 쌓여 오늘의 제가 있는 것 같아요. 배우가 가장 매력적인 나이는 3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인 것 같은데, 제게는 올해부터 시작이죠. 또 어려움을 극복하고 두 아이의 아빠가 된 지금은 너무나 행복한 시점 같아요."



그는 "기혼남성도 배우로서 매력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싱긋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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