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금, 경제 규모의 3.5배

입력 2010.01.27 (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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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은행 대출금이 우리나라 경제 규모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산업이 고도화한 영향도 있겠지만, 은행들이 몸집 불리기에 치중한 결과로도 해석된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 대출금(말잔 기준)을 명목 국내총생산(GDPㆍ계절조정)으로 나눈 배율은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3.5배로 집계됐다.

10년 전인 1999년 3분기 말(1.7배)에 비해 2배 넘게 커진 셈이다.

GDP와 은행 대출금은 각각 실물경제와 금융의 규모를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따라서 대출금을 GDP로 나눈 배율이 커졌다는 것은 실물보다 금융부문의 덩치가 더 빨리 커졌다는 뜻이다.

이 배율은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70년 1분기 말에는 0.9배였다.

외환위기 전까지 1.5배를 넘지 못했던 이 배율은 2000년대 들어 빠르게 커지기 시작해 매년 3분기 말 기준으로 2000년 2.0배, 2002년 2.5배, 2004년 2.7배, 2006년 2.9배, 2008년 3.5배 등으로 상승했다.

다만, 지난해 1분기 말 3.7배까지 올랐다가 2분기 말 3.6배, 3분기 말 3.5배 등으로 주춤해졌다. GDP보다 대출금이 빠르게 증가한 것은 금융산업이 고도로 발달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금융연구실장은 "은행의 자산건전성은 나쁘지 않은 만큼 경제 성장에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대출금이 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들이 대형화하는 과정에서 위험추구 성향이 짙어져 대출자산 확대 경쟁을 벌인 데 열중한 결과로도 볼 수 있다.

한은 금융경제연구원의 정형권 전문연구원은 "은행 자산을 GDP로 나눈 비율은 우리나라가 1998년부터 2006년까지 55%포인트 증가해 미국(15%포인트), 호주(37%포인트), 영국(40%포인트) 등 선진국의 증가 폭을 크게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대형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대출을 늘려 자산을 불리려고 하다가 금융위기를 초래했다는 점에서 우리도 실물보다 금융부문이 지나치게 빨리 커지는 것은 아닌지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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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 대출금, 경제 규모의 3.5배
    • 입력 2010-01-27 06:15:04
    연합뉴스
지난 10년간 은행 대출금이 우리나라 경제 규모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산업이 고도화한 영향도 있겠지만, 은행들이 몸집 불리기에 치중한 결과로도 해석된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 대출금(말잔 기준)을 명목 국내총생산(GDPㆍ계절조정)으로 나눈 배율은 지난해 3분기 말 현재 3.5배로 집계됐다. 10년 전인 1999년 3분기 말(1.7배)에 비해 2배 넘게 커진 셈이다. GDP와 은행 대출금은 각각 실물경제와 금융의 규모를 대표적으로 보여준다. 따라서 대출금을 GDP로 나눈 배율이 커졌다는 것은 실물보다 금융부문의 덩치가 더 빨리 커졌다는 뜻이다. 이 배율은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70년 1분기 말에는 0.9배였다. 외환위기 전까지 1.5배를 넘지 못했던 이 배율은 2000년대 들어 빠르게 커지기 시작해 매년 3분기 말 기준으로 2000년 2.0배, 2002년 2.5배, 2004년 2.7배, 2006년 2.9배, 2008년 3.5배 등으로 상승했다. 다만, 지난해 1분기 말 3.7배까지 올랐다가 2분기 말 3.6배, 3분기 말 3.5배 등으로 주춤해졌다. GDP보다 대출금이 빠르게 증가한 것은 금융산업이 고도로 발달한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금융연구실장은 "은행의 자산건전성은 나쁘지 않은 만큼 경제 성장에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대출금이 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들이 대형화하는 과정에서 위험추구 성향이 짙어져 대출자산 확대 경쟁을 벌인 데 열중한 결과로도 볼 수 있다. 한은 금융경제연구원의 정형권 전문연구원은 "은행 자산을 GDP로 나눈 비율은 우리나라가 1998년부터 2006년까지 55%포인트 증가해 미국(15%포인트), 호주(37%포인트), 영국(40%포인트) 등 선진국의 증가 폭을 크게 웃돌았다"고 설명했다. 정 연구원은 "대형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대출을 늘려 자산을 불리려고 하다가 금융위기를 초래했다는 점에서 우리도 실물보다 금융부문이 지나치게 빨리 커지는 것은 아닌지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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