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사외이사 교체…파장은?

입력 2010.01.27 (15:25) 수정 2010.01.27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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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 사외이사 2명이 27일 전격 사의를 표명하면서 은행권 지배구조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사외이사 모범규준 제정 이후 처음으로 KB금융 사외이사들이 연임을 포기하거나 임기 만료 전에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사외이사 교체 움직임이 은행권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계에서는 사외이사 모범규준 제정 이후 사외이사들의 교체 움직임이 사외이사의 경영진 견제 기능을 키울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당국으로부터의 독립성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은행권 사외이사 교체 바람 불 듯

KB금융 이사회는 김한, 변보경 이사 등 2명의 사외이사가 27일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5일 이사회를 소집해 사외이사추위 구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사회는 사외이사후보 추천 절차의 공정성과 객관성 확보를 위해 전문가로 구성된 사외이사후보인선자문단을 설립할 예정이다.

자문단은 주주나 이해관계자의 의견도 반영해 사외이사 후보들을 사추위에 추천토록 할 예정이어서 26일부터 적용된 사외이사제도 모범규준 내용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모범규준은 과거 6개월간 0.5%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소수주주가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할 수 있도록 했으며 주권상장 은행 등에서만 인정하던 주주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권을 상장 여부와 관련 없이 모든 은행 등이 인정토록 했다.

KB금융 사외이사들의 사퇴를 계기로 사외이사의 교체 움직임이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김 이사는 임기가 1년 남았으며 올해 3월 임기가 만료되는 변 이사 역시 1년 더 연임을 할 수 있지만, 사퇴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지주는 필립 BNP파리바 서울지점장과 류시열 법무법인 세종 고문 등 2명, 신한은행은 서상록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와 박경서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등 2명이 교체 대상에 올라 있다.

또 하나은행 사외이사 중 3명 이상이 교체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은행권에서 10여 명의 사외이사가 추가로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 "견제기능 강화"vs"관치금융 우려

은행권에서는 장기간 연임한 사외이사들의 교체하는 것은 조직의 투명성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외이사들이 최고경영자(CEO)와 학연, 지연 등으로 연결되면서 경영진의 독단을 견제하지 못한 채 이른바 `거수기' 신세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많았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그동안 이사회가 안팎으로부터 권력 토착화에 대한 비판을 받으면서 KB금융 조직 전체에 부담이 됐다"며 "모범규준에 부합하는 사외이사들로 이사회가 구성되면 조직이 빠르게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외이사제도 개편이나 사외이사 교체가 당국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어서 관치금융으로부터의 독립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금융업계 한 사외이사는 "당국이 사외이사의 명예는 신경 쓰지 않고 이미 조사한 사안까지 아니면 말고 식으로 언론에 유포한 점은 문제가 있다"며 "앞으로 누가 명예롭게 생각하고 소신껏 사외이사를 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한성대 김상조 교수도 "당국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강제 규정에 의해 사외이사들이 사퇴하면 경영 안정성에 심각한 장애나 불확실성을 야기할 수 있다"며 "KB금융뿐 아니라 금융산업에 경영 안정성이나 예측 가능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KB금융 이사회가 모범규준을 소급적용하지 않기로 하면서 임기 5년이 지난 조담 이사회 의장이나 적극적 자격 요건에 미흡한 일부 사외이사가 유임된 것에 대해 불만을 느낀 당국이 KB금융에 대한 검사 강도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KB금융에 대한 사전 검사에서 국민은행 직원 중 전남대 MBA(경영학석사) 대상자 등에 대한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남대 경영대 교수로 재직 중인 조담 의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과 거래관계에 있거나 경영진과 유착 문제가 제기된 사외이사들이 사퇴한 것으로 안다"며 "다른 사외이사의 교체 여부는 바뀐 사외이사 제도에 따라 주주총회에서 결정될 사항으로 종합검사와는 별개 문제"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달라진 사외이사 관련 규정에 따라 부적격해진 일부 사외이사들이 교체된 이후 KB금융지주 회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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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B금융 사외이사 교체…파장은?
    • 입력 2010-01-27 15:25:20
    • 수정2010-01-27 16:4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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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 사외이사 2명이 27일 전격 사의를 표명하면서 은행권 지배구조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사외이사 모범규준 제정 이후 처음으로 KB금융 사외이사들이 연임을 포기하거나 임기 만료 전에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사외이사 교체 움직임이 은행권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업계에서는 사외이사 모범규준 제정 이후 사외이사들의 교체 움직임이 사외이사의 경영진 견제 기능을 키울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당국으로부터의 독립성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은행권 사외이사 교체 바람 불 듯 KB금융 이사회는 김한, 변보경 이사 등 2명의 사외이사가 27일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5일 이사회를 소집해 사외이사추위 구성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사회는 사외이사후보 추천 절차의 공정성과 객관성 확보를 위해 전문가로 구성된 사외이사후보인선자문단을 설립할 예정이다. 자문단은 주주나 이해관계자의 의견도 반영해 사외이사 후보들을 사추위에 추천토록 할 예정이어서 26일부터 적용된 사외이사제도 모범규준 내용이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모범규준은 과거 6개월간 0.5% 이상의 주식을 보유한 소수주주가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할 수 있도록 했으며 주권상장 은행 등에서만 인정하던 주주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권을 상장 여부와 관련 없이 모든 은행 등이 인정토록 했다. KB금융 사외이사들의 사퇴를 계기로 사외이사의 교체 움직임이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김 이사는 임기가 1년 남았으며 올해 3월 임기가 만료되는 변 이사 역시 1년 더 연임을 할 수 있지만, 사퇴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지주는 필립 BNP파리바 서울지점장과 류시열 법무법인 세종 고문 등 2명, 신한은행은 서상록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와 박경서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등 2명이 교체 대상에 올라 있다. 또 하나은행 사외이사 중 3명 이상이 교체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은행권에서 10여 명의 사외이사가 추가로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 "견제기능 강화"vs"관치금융 우려 은행권에서는 장기간 연임한 사외이사들의 교체하는 것은 조직의 투명성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외이사들이 최고경영자(CEO)와 학연, 지연 등으로 연결되면서 경영진의 독단을 견제하지 못한 채 이른바 `거수기' 신세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많았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그동안 이사회가 안팎으로부터 권력 토착화에 대한 비판을 받으면서 KB금융 조직 전체에 부담이 됐다"며 "모범규준에 부합하는 사외이사들로 이사회가 구성되면 조직이 빠르게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외이사제도 개편이나 사외이사 교체가 당국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어서 관치금융으로부터의 독립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금융업계 한 사외이사는 "당국이 사외이사의 명예는 신경 쓰지 않고 이미 조사한 사안까지 아니면 말고 식으로 언론에 유포한 점은 문제가 있다"며 "앞으로 누가 명예롭게 생각하고 소신껏 사외이사를 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한성대 김상조 교수도 "당국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강제 규정에 의해 사외이사들이 사퇴하면 경영 안정성에 심각한 장애나 불확실성을 야기할 수 있다"며 "KB금융뿐 아니라 금융산업에 경영 안정성이나 예측 가능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KB금융 이사회가 모범규준을 소급적용하지 않기로 하면서 임기 5년이 지난 조담 이사회 의장이나 적극적 자격 요건에 미흡한 일부 사외이사가 유임된 것에 대해 불만을 느낀 당국이 KB금융에 대한 검사 강도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KB금융에 대한 사전 검사에서 국민은행 직원 중 전남대 MBA(경영학석사) 대상자 등에 대한 자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남대 경영대 교수로 재직 중인 조담 의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은행과 거래관계에 있거나 경영진과 유착 문제가 제기된 사외이사들이 사퇴한 것으로 안다"며 "다른 사외이사의 교체 여부는 바뀐 사외이사 제도에 따라 주주총회에서 결정될 사항으로 종합검사와는 별개 문제"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달라진 사외이사 관련 규정에 따라 부적격해진 일부 사외이사들이 교체된 이후 KB금융지주 회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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