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부패가 투자환경 저해”

입력 2010.01.27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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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검찰 내 최고 수사 기구인 연방 대검찰청 수사위원회 알렉산드르 바슈트리킨 위원장은 27일 각종 경제 범죄와 부패가 러시아의 투자 환경을 저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슈트린킨 위원장은 정부 기관지인 로시스카야 가제타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지적하고 "최상의 해결책은 법을 개선하고 경제 범죄를 다룰 새로운 기구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2007년 창설된 대검 수사위원회는 반독립 기구로 모든 형사 사건에 대한 조사권을 갖으면서 반드시 검사는 기소 전 수사위의 의견을 듣도록 돼 있어 사실상 피의자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막강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수사위원회 위원장은 검찰총장처럼 대통령이 후보를 추천, 상원 인준을 거치도록 돼 있어 검찰총장과 동일한 위상을 갖는다.

바슈트리킨 위원장은 "수사위원회가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해 힘쓰고 있지만 혼자만 할 수는 없다"면서 "경제범죄를 다룰 별도의 기관이 만들어져야 하고 현재 분산된 관련 기관들을 통합해 하나의 기관으로 만드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국제 경영 컨설팅업체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PWC)가 발표한 기업 투명성 조사 보고서를 인용, "러시아 기업들에 발생하는 경제범죄가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이었다"며 "많은 투자가들이 자신의 재산을 빼앗길 것을 두려워하고 부패와 뇌물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형사법이 다양한 범죄 유형을 다루지 못하고 있다"며 "화이트칼라 범죄는 살인이나 강간과 다른 차원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모스크바 타임스는 수사위 위원장이 러시아 법에 허점이 있음을 지적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수사위의 무리한 기업 수사가 오히려 투자 환경을 해치고 있다는 비난을 받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바슈트리킨 위원장의 제안은 형평성 논란이 끊이질 않는 현재 러시아 법 집행 상황을 고려할 때 투자자들의 우려를 달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한 법률회사 소속 변호사는 "문제는 모두가 법 앞에 평등하지 않다는 것"이라면서 "법 체제의 허점을 보강하겠다는 결정은 환영하지만, 법이 적용되는 데 있어 예외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법이 권력에서 완전히 독립되지 않고 부패 환경에서 적용되고 있다"며 "러시아 는 아직 법 규칙보다는 정부와 관료들의 이익이 우선이다"고 지적했다.

싱크탱크인 파노라마의 블라디미르 피르비로브스키 소장은 "경제 범죄는 지금 내무부, 연방보안국(FSB), 검찰, 그리고 수사위 등 여러 기관에서 하고 있다"며 "새로운 기관을 만드는 것은 오히려 기관 관 공적 쌓기로 경쟁만 부추길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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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시아는 부패가 투자환경 저해”
    • 입력 2010-01-27 18:52:04
    연합뉴스
러시아 검찰 내 최고 수사 기구인 연방 대검찰청 수사위원회 알렉산드르 바슈트리킨 위원장은 27일 각종 경제 범죄와 부패가 러시아의 투자 환경을 저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슈트린킨 위원장은 정부 기관지인 로시스카야 가제타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지적하고 "최상의 해결책은 법을 개선하고 경제 범죄를 다룰 새로운 기구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2007년 창설된 대검 수사위원회는 반독립 기구로 모든 형사 사건에 대한 조사권을 갖으면서 반드시 검사는 기소 전 수사위의 의견을 듣도록 돼 있어 사실상 피의자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막강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수사위원회 위원장은 검찰총장처럼 대통령이 후보를 추천, 상원 인준을 거치도록 돼 있어 검찰총장과 동일한 위상을 갖는다. 바슈트리킨 위원장은 "수사위원회가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해 힘쓰고 있지만 혼자만 할 수는 없다"면서 "경제범죄를 다룰 별도의 기관이 만들어져야 하고 현재 분산된 관련 기관들을 통합해 하나의 기관으로 만드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국제 경영 컨설팅업체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쿠퍼스(PWC)가 발표한 기업 투명성 조사 보고서를 인용, "러시아 기업들에 발생하는 경제범죄가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이었다"며 "많은 투자가들이 자신의 재산을 빼앗길 것을 두려워하고 부패와 뇌물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형사법이 다양한 범죄 유형을 다루지 못하고 있다"며 "화이트칼라 범죄는 살인이나 강간과 다른 차원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모스크바 타임스는 수사위 위원장이 러시아 법에 허점이 있음을 지적한 것도 이례적이지만 수사위의 무리한 기업 수사가 오히려 투자 환경을 해치고 있다는 비난을 받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바슈트리킨 위원장의 제안은 형평성 논란이 끊이질 않는 현재 러시아 법 집행 상황을 고려할 때 투자자들의 우려를 달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한 법률회사 소속 변호사는 "문제는 모두가 법 앞에 평등하지 않다는 것"이라면서 "법 체제의 허점을 보강하겠다는 결정은 환영하지만, 법이 적용되는 데 있어 예외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법이 권력에서 완전히 독립되지 않고 부패 환경에서 적용되고 있다"며 "러시아 는 아직 법 규칙보다는 정부와 관료들의 이익이 우선이다"고 지적했다. 싱크탱크인 파노라마의 블라디미르 피르비로브스키 소장은 "경제 범죄는 지금 내무부, 연방보안국(FSB), 검찰, 그리고 수사위 등 여러 기관에서 하고 있다"며 "새로운 기관을 만드는 것은 오히려 기관 관 공적 쌓기로 경쟁만 부추길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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