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현금 사상최대수준…공격경영 발판

입력 2010.01.31 (08:2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경기회복기 '정부지원'→'민간자생' 가교역할 기대

대기업들의 현금성 자산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대폭 늘어난 것은 이익은 많이 거둔 데 비해 투자에 인색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올해 경기가 호전되면서 대기업들이 대규모 투자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어 그동안 곳간에 쌓여있던 현금자산이 공격경영의 '실탄' 역할을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 투자안해 대기업 곳간 현금 넘쳐…"삼성전자 사상 최대 수준"

최근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대기업 15개사 가운데 현금성 자산이 줄어든 곳은 SK에너지와 현대모비스 2개사에 불과했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SDI, 삼성전기,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제철, LG전자, SK텔레콤, 포스코, 대한항공. GS건설, NHN, 하이닉스 등은 모두 현금이 증가했다.

이처럼 현금이 크게 증가할 수 있었던 것은 대기업들이 '짠물' 경영과 함께 글로벌 구조조정의 수혜 등으로 이익이 대폭 늘어난 데 비해 투자엔 인색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초 이명박 대통령은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민관합동회의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권했던 것을 비롯해 정부는 지난해 수차례에 걸쳐 기업들에 투자를 호소했다.

정부는 민간부문의 투자확대를 유도해 일자리 창출과 경기부양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각종 투자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주요 대기업들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경기회복의 신호가 감지되고 있지만 여전히 향후 경기가 불확실했기 때문이었다.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권유에도 기업들은 마지못해 투자계획을 밝히기도 했지만 실제로는 투자에 소극적으로 대응해 왔던 것.

신영증권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작년 글로벌 경기침체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모든 기업의 투자가 위축된 측면이 있었다"며 "이에 비해 실적은 좋아 결국 현금이 쌓였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금자산이 무려 12조원이 넘어선 것에 대해 "2004년 실적이 좋았을 때에 비해서도 훨씬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사상 최대수준임을 시사한 뒤 "하지만 이익이 늘어난 데 비해 투자가 많지 않았기 때문으로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본사 기준으로 작년 투자가 5조5천억원가량이었으나 전년도인 2008년엔 9조5천억원이었다"고 전했다.

◇ 현금자산 올해 공격경영 발판…"지금이 투자적기"

전문가들은 기업이 현금을 쌓아놓기만 하고 적절한 투자를 하지 않으면 결국 성장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는 금융위기에서 겨우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다는 특수성도 감안해야한다.

하지만 이렇게 비축된 자금을 적절한 시기에 투자에 필요한 '실탄'으로 사용될 경우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특히 기업들이 올해 들어 경기가 호전되면서 연초부터 대규모 설비투자계획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실제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지난 15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이 대통령을 초청해 '투자 및 고용 확대를 위한 30대 그룹 간담회'를 열고 30대 그룹 올해 투자계획을 집계한 결과 총 87조150억원으로 작년보다 16.3% 늘어날 것이라고 발표했기도 했다.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정보센터장은 "금융위기 이후 경기회복의 동력이 '정부지원'에서 '민간자생'으로 넘어가는데 있어 키포인트(핵심사항)는 투자를 통한 경제 선순환 회복"라면서 "투자가 이뤄져야 고용이 늘고, 소비도 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현재 기업들이 현금이 많은 만큼 투자의 적기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대기업 현금 사상최대수준…공격경영 발판
    • 입력 2010-01-31 08:26:11
    연합뉴스
경기회복기 '정부지원'→'민간자생' 가교역할 기대 대기업들의 현금성 자산이 사상 최대 수준으로 대폭 늘어난 것은 이익은 많이 거둔 데 비해 투자에 인색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올해 경기가 호전되면서 대기업들이 대규모 투자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어 그동안 곳간에 쌓여있던 현금자산이 공격경영의 '실탄' 역할을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 투자안해 대기업 곳간 현금 넘쳐…"삼성전자 사상 최대 수준" 최근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대기업 15개사 가운데 현금성 자산이 줄어든 곳은 SK에너지와 현대모비스 2개사에 불과했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SDI, 삼성전기,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현대제철, LG전자, SK텔레콤, 포스코, 대한항공. GS건설, NHN, 하이닉스 등은 모두 현금이 증가했다. 이처럼 현금이 크게 증가할 수 있었던 것은 대기업들이 '짠물' 경영과 함께 글로벌 구조조정의 수혜 등으로 이익이 대폭 늘어난 데 비해 투자엔 인색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초 이명박 대통령은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민관합동회의에서 적극적인 투자를 권했던 것을 비롯해 정부는 지난해 수차례에 걸쳐 기업들에 투자를 호소했다. 정부는 민간부문의 투자확대를 유도해 일자리 창출과 경기부양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각종 투자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주요 대기업들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경기회복의 신호가 감지되고 있지만 여전히 향후 경기가 불확실했기 때문이었다.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권유에도 기업들은 마지못해 투자계획을 밝히기도 했지만 실제로는 투자에 소극적으로 대응해 왔던 것. 신영증권 이승우 애널리스트는 "작년 글로벌 경기침체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모든 기업의 투자가 위축된 측면이 있었다"며 "이에 비해 실적은 좋아 결국 현금이 쌓였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금자산이 무려 12조원이 넘어선 것에 대해 "2004년 실적이 좋았을 때에 비해서도 훨씬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사상 최대수준임을 시사한 뒤 "하지만 이익이 늘어난 데 비해 투자가 많지 않았기 때문으로 특별한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본사 기준으로 작년 투자가 5조5천억원가량이었으나 전년도인 2008년엔 9조5천억원이었다"고 전했다. ◇ 현금자산 올해 공격경영 발판…"지금이 투자적기" 전문가들은 기업이 현금을 쌓아놓기만 하고 적절한 투자를 하지 않으면 결국 성장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는 금융위기에서 겨우 회복세를 보이고 있었다는 특수성도 감안해야한다. 하지만 이렇게 비축된 자금을 적절한 시기에 투자에 필요한 '실탄'으로 사용될 경우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특히 기업들이 올해 들어 경기가 호전되면서 연초부터 대규모 설비투자계획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실제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지난 15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이 대통령을 초청해 '투자 및 고용 확대를 위한 30대 그룹 간담회'를 열고 30대 그룹 올해 투자계획을 집계한 결과 총 87조150억원으로 작년보다 16.3% 늘어날 것이라고 발표했기도 했다.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정보센터장은 "금융위기 이후 경기회복의 동력이 '정부지원'에서 '민간자생'으로 넘어가는데 있어 키포인트(핵심사항)는 투자를 통한 경제 선순환 회복"라면서 "투자가 이뤄져야 고용이 늘고, 소비도 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현재 기업들이 현금이 많은 만큼 투자의 적기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