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특판예금, 부동자금 20조원 흡수

입력 2010.02.02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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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시중은행들이 출시한 특판 예금이 부동자금 20조 원을 쓸어담는 괴력을 보였다.

경기 회복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한 데다 최근 부동산 시장과 증시가 부진하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안전자산인 은행 예금으로 회귀하는 양상이다.

은행권은 미국과 중국의 긴축정책 전환과 금리 상승 가능성 등으로 은행 예금으로 자금이 쏠리는 현상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기예금 한달 새 19.8조 급증

2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외환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1월 말 현재 316조7천742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19조8천218억원(6.7%) 급증했다.

월중 증가액이 작년 월평균 증가액 2조6천517억원의 7.5배에 달하고 있다.

6개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2008년 말 265조1천321억원에서 꾸준히 증가하면서 작년 10월 말 300조원을 넘어섰고 12월에 296조9천524억원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80조4천662억원으로 8조217억원(11.1%) 증가하면서 2008년 1월 월별 통계 집계 이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은 81조6천37억원으로 2조2천708억원(2.9%) 늘었고 신한은행은 70조6천307억원으로 2조6천724억원(3.9%) 증가했다.

외환은행은 20조5천352억원으로 2조3천483억원(12.9%) 늘어나 증가율 1위를 기록했고 하나은행은 4조2천771억원(8.6%) 증가한 53조9천184억원을 기록했다.

◇부동자금, 안전자산으로 회귀

은행 정기예금이 급증한 것은 은행들이 고금리 특판 행사를 통한 자금 조달에 나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은행이 지난달 4일부터 특판 중인 '투게더 정기예금'은 같은 달 22일 현재 1조5천억원 어치나 팔렸다.

우리은행이 지난달 11일 내놓은 '111정기예금'도 같은 달 29일까지 1조2천146억원가량 판매됐다. 이 상품은 특판 예금은 아니지만, 만기가 18개월이며 연 5%의 이자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연초를 맞아 연 4~5%의 고금리 상품을 내놓자 투자자들이 주식이나 펀드보다 안전한 예금으로 움직인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의 긴축 전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 금융시장이 얼어붙고 지난달 무역수지가 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서는 등 경기 회복세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점도 한몫을 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증시와 부동산 시장 등에서 발을 뺀 부동자금이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은행 예금으로 몰렸다는 분석이다.
6개 은행의 단기 요구불예금은 지난달 말 현재 180조6천30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5조7천322억원(3.1%) 감소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간 정기예금 선호 고객들이 금리 인상에 대비해 자금을 단기로 굴리다가 금리 인상 시기가 다소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특판 예금으로 몰린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정자산 선호 현상도 두드러져 정기예금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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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 특판예금, 부동자금 20조원 흡수
    • 입력 2010-02-02 07:14:12
    연합뉴스
올해 들어 시중은행들이 출시한 특판 예금이 부동자금 20조 원을 쓸어담는 괴력을 보였다. 경기 회복 여부가 여전히 불투명한 데다 최근 부동산 시장과 증시가 부진하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안전자산인 은행 예금으로 회귀하는 양상이다. 은행권은 미국과 중국의 긴축정책 전환과 금리 상승 가능성 등으로 은행 예금으로 자금이 쏠리는 현상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기예금 한달 새 19.8조 급증 2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기업.외환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1월 말 현재 316조7천742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19조8천218억원(6.7%) 급증했다. 월중 증가액이 작년 월평균 증가액 2조6천517억원의 7.5배에 달하고 있다. 6개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2008년 말 265조1천321억원에서 꾸준히 증가하면서 작년 10월 말 300조원을 넘어섰고 12월에 296조9천524억원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80조4천662억원으로 8조217억원(11.1%) 증가하면서 2008년 1월 월별 통계 집계 이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은 81조6천37억원으로 2조2천708억원(2.9%) 늘었고 신한은행은 70조6천307억원으로 2조6천724억원(3.9%) 증가했다. 외환은행은 20조5천352억원으로 2조3천483억원(12.9%) 늘어나 증가율 1위를 기록했고 하나은행은 4조2천771억원(8.6%) 증가한 53조9천184억원을 기록했다. ◇부동자금, 안전자산으로 회귀 은행 정기예금이 급증한 것은 은행들이 고금리 특판 행사를 통한 자금 조달에 나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은행이 지난달 4일부터 특판 중인 '투게더 정기예금'은 같은 달 22일 현재 1조5천억원 어치나 팔렸다. 우리은행이 지난달 11일 내놓은 '111정기예금'도 같은 달 29일까지 1조2천146억원가량 판매됐다. 이 상품은 특판 예금은 아니지만, 만기가 18개월이며 연 5%의 이자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연초를 맞아 연 4~5%의 고금리 상품을 내놓자 투자자들이 주식이나 펀드보다 안전한 예금으로 움직인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의 긴축 전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 금융시장이 얼어붙고 지난달 무역수지가 1년 만에 적자로 돌아서는 등 경기 회복세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점도 한몫을 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증시와 부동산 시장 등에서 발을 뺀 부동자금이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은행 예금으로 몰렸다는 분석이다. 6개 은행의 단기 요구불예금은 지난달 말 현재 180조6천300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5조7천322억원(3.1%) 감소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그간 정기예금 선호 고객들이 금리 인상에 대비해 자금을 단기로 굴리다가 금리 인상 시기가 다소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특판 예금으로 몰린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정자산 선호 현상도 두드러져 정기예금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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