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영국 차별금지법에 직격탄

입력 2010.02.0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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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영국의 차별금지법이 사회를 평등하게 하기 보다는 종교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교황은 1일 로마 교황청에서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가톨릭 주교 35명에게 영국의 차별금지법에 선교의 열정을 갖고 맞설 것을 주문했다고 영국 언론들이 2일 일제히 보도했다.

교황은 "차별금지법은 자연법을 어기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동성애자의 사제 임명을 금지하는 가톨릭교회의 권리를 없앨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영국은 사회 모든 구성원에게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평등을 이루기 위한 몇몇 입법 사례는 믿음에 따라 행동하는 종교의 자유를 불공평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영국 정부가 동성애자나 성전환자 등의 권리를 폭넓게 인정하는 방향으로 차별금지 정책을 추진하는데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영국은 지난해 초부터 동성애 커플에게도 입양 기회를 주도록 했으며, 이로 인해 동성애 커플에게 입양을 시키지 않는 가톨릭 교회 소속 입양기관의 절반가량이 문을 닫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영국 정부는 또한 직원을 고용할 때 동성애자나 성전환자 등을 차별하면 법적인 책임을 묻고, 교단 소속 학교의 교장을 임명할 때에도 종교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기회를 주는 내용의 차별금지법을 의회에 제출해 놓고 있다.

가톨릭은 이에 대해 교회의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으며 나아가 사제 등을 임명할 때에도 사실상 동성애자나 성전환자에게 동등한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는 의미로 확대 해석하고 있다.

교황의 발언에 대해 평등부 대변인은 "우리는 모든 사람이 살면서 동등한 기회를 가져야 하고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고 믿고 있다"면서 "차별금지법은 영국을 보다 공정하고 공평한 곳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성애자 단체인 스톤월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평등은 모든 사람에게 적용돼야 한다"면서 교황의 발언을 비난했다.

진보적인 성향의 영국 성공회는 여성 성직자를 임명하고 동성애를 수용하고 있으며 보수 성향의 성공회와 가톨릭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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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황, 영국 차별금지법에 직격탄
    • 입력 2010-02-02 20:25:02
    연합뉴스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영국의 차별금지법이 사회를 평등하게 하기 보다는 종교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교황은 1일 로마 교황청에서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가톨릭 주교 35명에게 영국의 차별금지법에 선교의 열정을 갖고 맞설 것을 주문했다고 영국 언론들이 2일 일제히 보도했다. 교황은 "차별금지법은 자연법을 어기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동성애자의 사제 임명을 금지하는 가톨릭교회의 권리를 없앨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영국은 사회 모든 구성원에게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평등을 이루기 위한 몇몇 입법 사례는 믿음에 따라 행동하는 종교의 자유를 불공평하게 제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영국 정부가 동성애자나 성전환자 등의 권리를 폭넓게 인정하는 방향으로 차별금지 정책을 추진하는데 대한 반발로 해석된다. 영국은 지난해 초부터 동성애 커플에게도 입양 기회를 주도록 했으며, 이로 인해 동성애 커플에게 입양을 시키지 않는 가톨릭 교회 소속 입양기관의 절반가량이 문을 닫은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영국 정부는 또한 직원을 고용할 때 동성애자나 성전환자 등을 차별하면 법적인 책임을 묻고, 교단 소속 학교의 교장을 임명할 때에도 종교에 상관없이 모두에게 기회를 주는 내용의 차별금지법을 의회에 제출해 놓고 있다. 가톨릭은 이에 대해 교회의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으며 나아가 사제 등을 임명할 때에도 사실상 동성애자나 성전환자에게 동등한 기회를 부여해야 한다는 의미로 확대 해석하고 있다. 교황의 발언에 대해 평등부 대변인은 "우리는 모든 사람이 살면서 동등한 기회를 가져야 하고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고 믿고 있다"면서 "차별금지법은 영국을 보다 공정하고 공평한 곳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성애자 단체인 스톤월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평등은 모든 사람에게 적용돼야 한다"면서 교황의 발언을 비난했다. 진보적인 성향의 영국 성공회는 여성 성직자를 임명하고 동성애를 수용하고 있으며 보수 성향의 성공회와 가톨릭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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