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취재] 탈북자 울리는 탈북 브로커

입력 2010.02.05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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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 땅의 탈북자들은 단 한시도 북에 두고 온 가족들을 잊지 못합니다.

그런데 양심 없는 탈북 브로커들이, 이 마음조차 짓밟고 있습니다.

신강문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탈북자 김모씨, 탈북 과정에서 온몸에 병이 들었지만 한겨울 추위속에도 악착같이 청소일을 하고 있습니다.

북에 있는 가족들을 불러들이기 위해 하루빨리 목돈을 모아야 합니다.

<녹취> 김모씨(탈북자) : "북한에 동생들이 다 있거든요, 부모님도 계시고 아직 생사여부를 모르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 든지 제가 열심히 살아서..."

하지만, 김씨는 이렇게 모은 100만원을 최근 사기를 당해 날렸습니다.

탈북 브로커가 가족들의 소재를 알아봐주겠다며 접근한 뒤 돈만 챙겨 달아났습니다.

<녹취> 김00(탈북자) : "탈북브로커 피해자 저는 100만원 이지만, 그때 당시 왔던 사람들로서는 1억하는 사람들도 있더라고요..."

탈북자 이모 씨도 마찬가지입니다.

북에 있는 둘째 아들을 데려오기 위해 브로커에게 수 백 만원을 주었지만, 벌써 일년째 무소식입니다.

더구나 최근 같은 고향 출신 탈북자로부터 첫째 아들이 굶주림 끝에 숨졌다는 소식을 들어 둘째라도 살려야겠다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녹취> 이모씨(탈북브로커 피해자) : "하루 한끼 먹으면 다행이라 생각하고 풀뿌리까지, 풀죽이나... 너무 못먹고 살았으니까, 그게 가슴 아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혈육에 대한 정 때문에 또다시 브로커를 찾아 나설 수 밖에 없습니다.

<녹취> 이모씨(탈북브로커 피해자) : " 내 아들 전화 통화만 시켜달라, 확인되면 부르는대로 주겠다. 그랬거든, 이 사람은 300만원 불러요."

문제는 송금액의 거의 대부분을 탈북 브로커들이 챙긴다는 것입니다.

최근 브로커를 통해 북한의 딸에게 돈을 보낸 박모씨는 깜짝 놀랐습니다.

<녹취> 박씨(탈북자) : "300만원 부쳐줘서 걔가 자기손에 쥐어봤다는 것은 5만원 정도죠 뭐... 그 나머지 돈은 다 브로커가 먹는 거죠."

한국 브로커에게 전달된 돈은 중국 브로커에게 전해지고, 다시 북한 브로커 등을 거치는데, 이과정에서 원금의 8,90%가 수수료 명목으로 사라집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돈을 전달해야 북에 있는 가족들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절박감에 브로커를 찾을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녹취> 박씨(탈북자) : "내 집안에 몇푼이 들어가더라도 들어가서 하루라도 생명 유지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브로커가)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더욱이 최근 북중 국경에서의 단속 강화로 인권단체들의 활동이 위축되고, 탈북과정도 더욱 위험해져 이제 한국행을 원하는 탈북자는 거의 유일하게 탈북브로커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한해 국내에 들어오는 탈북자 3천명중, 4분의 3 정도가 이런 브로커를 통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인터뷰> 한창권(탈북인단체총연합 대표) : " 브로커들은 오랜 기간하다보니까 자금력도 갖추고, 잡혔을 때도 신속 정확하게 빨리 빼올수도 있고 그런게 담보가 되는 거죠."

그러나 탈북브로커들의 횡포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국가가 이들을 대체할 수 있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한결같은 소망입니다.

KBS 뉴스 신강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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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층취재] 탈북자 울리는 탈북 브로커
    • 입력 2010-02-05 22: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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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이 땅의 탈북자들은 단 한시도 북에 두고 온 가족들을 잊지 못합니다. 그런데 양심 없는 탈북 브로커들이, 이 마음조차 짓밟고 있습니다. 신강문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탈북자 김모씨, 탈북 과정에서 온몸에 병이 들었지만 한겨울 추위속에도 악착같이 청소일을 하고 있습니다. 북에 있는 가족들을 불러들이기 위해 하루빨리 목돈을 모아야 합니다. <녹취> 김모씨(탈북자) : "북한에 동생들이 다 있거든요, 부모님도 계시고 아직 생사여부를 모르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 든지 제가 열심히 살아서..." 하지만, 김씨는 이렇게 모은 100만원을 최근 사기를 당해 날렸습니다. 탈북 브로커가 가족들의 소재를 알아봐주겠다며 접근한 뒤 돈만 챙겨 달아났습니다. <녹취> 김00(탈북자) : "탈북브로커 피해자 저는 100만원 이지만, 그때 당시 왔던 사람들로서는 1억하는 사람들도 있더라고요..." 탈북자 이모 씨도 마찬가지입니다. 북에 있는 둘째 아들을 데려오기 위해 브로커에게 수 백 만원을 주었지만, 벌써 일년째 무소식입니다. 더구나 최근 같은 고향 출신 탈북자로부터 첫째 아들이 굶주림 끝에 숨졌다는 소식을 들어 둘째라도 살려야겠다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녹취> 이모씨(탈북브로커 피해자) : "하루 한끼 먹으면 다행이라 생각하고 풀뿌리까지, 풀죽이나... 너무 못먹고 살았으니까, 그게 가슴 아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혈육에 대한 정 때문에 또다시 브로커를 찾아 나설 수 밖에 없습니다. <녹취> 이모씨(탈북브로커 피해자) : " 내 아들 전화 통화만 시켜달라, 확인되면 부르는대로 주겠다. 그랬거든, 이 사람은 300만원 불러요." 문제는 송금액의 거의 대부분을 탈북 브로커들이 챙긴다는 것입니다. 최근 브로커를 통해 북한의 딸에게 돈을 보낸 박모씨는 깜짝 놀랐습니다. <녹취> 박씨(탈북자) : "300만원 부쳐줘서 걔가 자기손에 쥐어봤다는 것은 5만원 정도죠 뭐... 그 나머지 돈은 다 브로커가 먹는 거죠." 한국 브로커에게 전달된 돈은 중국 브로커에게 전해지고, 다시 북한 브로커 등을 거치는데, 이과정에서 원금의 8,90%가 수수료 명목으로 사라집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돈을 전달해야 북에 있는 가족들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절박감에 브로커를 찾을 수밖에 없는 현실입니다. <녹취> 박씨(탈북자) : "내 집안에 몇푼이 들어가더라도 들어가서 하루라도 생명 유지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브로커가)있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더욱이 최근 북중 국경에서의 단속 강화로 인권단체들의 활동이 위축되고, 탈북과정도 더욱 위험해져 이제 한국행을 원하는 탈북자는 거의 유일하게 탈북브로커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한해 국내에 들어오는 탈북자 3천명중, 4분의 3 정도가 이런 브로커를 통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인터뷰> 한창권(탈북인단체총연합 대표) : " 브로커들은 오랜 기간하다보니까 자금력도 갖추고, 잡혔을 때도 신속 정확하게 빨리 빼올수도 있고 그런게 담보가 되는 거죠." 그러나 탈북브로커들의 횡포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국가가 이들을 대체할 수 있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탈북자들의 한결같은 소망입니다. KBS 뉴스 신강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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