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대변인, 손바닥 메모로 페일린에 일격

입력 2010.02.10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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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의 로버트 기브스 대변인이 공화당의 전 부통령 후보였던 세라 페일린을 향해 회심의 반격을 가했다.

기브스 대변인은 9일 정례브리핑 때 자신의 왼쪽 손바닥에 `계란, 우유, 빵, 희망, 변화'라는 5개 단어를 검은색 펜으로 써 놓은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워싱턴D.C.에 최고 50㎝의 폭설이 내릴 것이라는 예보에 따라 미리 장을 봐둬야 할 목록을 적은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페일린을 풍자하기 위한 의도된 메모로 여겨진다.

페일린은 6일 내슈빌에서 열린 보수시민단체 `티 파티(Tea Party)' 집회에 참석해 연설하던 중 왼손바닥에 적혀 있던 메모가 카메라에 잡혀 구설수에 올랐기 때문.

당시 페일린의 손바닥에는 역시 검은색 펜으로 `에너지, 세금감면, 미국 정신의 고양 등의 단어를 써놓은 것이 TV 생중계로 미국 전역에 방영됐다.

평소 페일린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때마다 텔레프롬프터(연설 원고를 모니터로 보여주는 장치)를 이용하는 점을 들어 오바마를 "텔레프롬프터로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인물"이라고 비판해 왔기 때문에, 이날 페일린이 손바닥 메모를 이용해 `커닝'하는 장면은 진보진영 블로거들 사이에서 한바탕 조롱거리가 됐다.

기브스 대변인은 특히 페일린의 손바닥 메모에 애초 `예산감면'이라고 썼다가 `예산'을 지우고 `세금'이라고 고쳐 쓴 흔적이 남은 장면까지 그대로 흉내내 자신의 메모에서 `빵'이라는 단어에 `X' 표시로 지운 흔적까지 남겼다.

차기 대선출마를 꿈꾸는 페일린이 전국을 돌며 오바마를 향한 날선 비판발언을 쏟아내고 있는데 대해 백악관은 지금까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으나, 이번 기브스 대변인의 손바닥 메모 풍자는 한줄짜리 비판 논평보다 훨씬 더 신랄한 공격으로 볼 수 있다고 워싱턴의 정치평론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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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악관 대변인, 손바닥 메모로 페일린에 일격
    • 입력 2010-02-10 07:08:28
    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의 로버트 기브스 대변인이 공화당의 전 부통령 후보였던 세라 페일린을 향해 회심의 반격을 가했다. 기브스 대변인은 9일 정례브리핑 때 자신의 왼쪽 손바닥에 `계란, 우유, 빵, 희망, 변화'라는 5개 단어를 검은색 펜으로 써 놓은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워싱턴D.C.에 최고 50㎝의 폭설이 내릴 것이라는 예보에 따라 미리 장을 봐둬야 할 목록을 적은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페일린을 풍자하기 위한 의도된 메모로 여겨진다. 페일린은 6일 내슈빌에서 열린 보수시민단체 `티 파티(Tea Party)' 집회에 참석해 연설하던 중 왼손바닥에 적혀 있던 메모가 카메라에 잡혀 구설수에 올랐기 때문. 당시 페일린의 손바닥에는 역시 검은색 펜으로 `에너지, 세금감면, 미국 정신의 고양 등의 단어를 써놓은 것이 TV 생중계로 미국 전역에 방영됐다. 평소 페일린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때마다 텔레프롬프터(연설 원고를 모니터로 보여주는 장치)를 이용하는 점을 들어 오바마를 "텔레프롬프터로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인물"이라고 비판해 왔기 때문에, 이날 페일린이 손바닥 메모를 이용해 `커닝'하는 장면은 진보진영 블로거들 사이에서 한바탕 조롱거리가 됐다. 기브스 대변인은 특히 페일린의 손바닥 메모에 애초 `예산감면'이라고 썼다가 `예산'을 지우고 `세금'이라고 고쳐 쓴 흔적이 남은 장면까지 그대로 흉내내 자신의 메모에서 `빵'이라는 단어에 `X' 표시로 지운 흔적까지 남겼다. 차기 대선출마를 꿈꾸는 페일린이 전국을 돌며 오바마를 향한 날선 비판발언을 쏟아내고 있는데 대해 백악관은 지금까지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으나, 이번 기브스 대변인의 손바닥 메모 풍자는 한줄짜리 비판 논평보다 훨씬 더 신랄한 공격으로 볼 수 있다고 워싱턴의 정치평론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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