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수’ 임경완 “불쇼 더는 없다”

입력 2010.02.10 (08:34) 수정 2010.02.10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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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판 마리아나구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사이드암 투수 임경완(35).

최근까지도 임경완은 이른바 '임작가'로 불리었다.

'임작가 논쟁'의 시초는 임경완이 롯데 마무리 투수를 맡고 있던 2008년 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리 로이스터(58) 감독이 막 한국에 와서 처음 지휘봉을 잡았을 때 얘기이다.

당시 롯데 외국인 투수 마티 매클레리(36)는 선발 투수라 볼끝이 괜찮은 임경완에게 소방수를 맡으라는 특명이 주어졌다.

그해 5월 KIA와 경기에서 6-5로 앞선 9회 등판해 위기를 자초한 뒤 3루타를 맞고, 또 2루타를 맞고 역전패.

이런 식으로 몇 차례 역전을 허용했고 웬만하면 그칠 것 같았던 '불쇼'가 몇 번 더 이어졌다.

사람 좋은 미소가 트레이드 마크인 임경완의 얼굴은 점점 홍당무로 변해갔다.

롯데 팬들은 조용하게 낙승으로 끝날 것 같은 경기를 '드라마'로 만들었다며 임경완에게 '작가' 칭호를 붙여줬다.

당시 LG 트윈스 잠수함 마무리 우규민(25), 두산 베어스의 우완 정통파 마무리 정재훈(30)도 종종 다 이긴 경기에 불을 질렀다. 하지만 '우작가', '정작가'의 스토리는 '임작가'에 비하면 소설 축에도 끼지 못했다.

2008년 한해 심하게 마음 고생을 한 임경완은 2009년 완전히 새로운 투수로 거듭났다.

존 애킨스(33)가 마무리 투수를 맡으면서 임경완은 승리조의 셋업맨으로 보직이 바뀌었다. 그리고 거의 완벽에 가까운 중간 계투 행진을 벌였다.

2009시즌 43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2.45에 4승1패 1세이브 7홀드. 2004년 22홀드를 올리며 홀드왕을 차지할 때의 바로 그 모습이었다.

임경완은 2010시즌 다시 롯데의 마무리 투수를 맡는다.

로이스터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임경완과 우완 정통파 이정훈(33)을 마무리로 쓰겠다고 공언했다.

애킨스를 퇴출하고 선발 요원 라이언 사도스키(28)를 데려왔기 때문이다.

임경완은 단독 마무리가 아니라 '더블 스토퍼' 중 한 명으로 뛸 가능성이 높지만 어쨌든 2년 만에 소방수로 복귀하는 셈이다.

문제는 부담감이다. '새가슴', '불경완'이라는 놀림을 걷어내기 위해 올해는 달라져야 한다.

임경완은 '마무리로서 부담감을 어떻게 극복하려고 하느냐'고 묻자 "극복이라는 말 자체가 내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난 작년 그대로 피칭을 하면 되고 마무리라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마무리는 기회가 되면 등판하는 것이고 감독님도 상황을 고려해서 기용하는 것이라 전혀 부담감을 느끼지 않는다"면서 "지난해에는 개인적으로 컨트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올해는 집중해서 컨트롤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작가' 임경완이 '철벽 소방수'로 환골탈태한다면 롯데의 3년 연속 가을 잔치 진출과 18년 만의 우승 전선에 어떤 도움을 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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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방수’ 임경완 “불쇼 더는 없다”
    • 입력 2010-02-10 08:34:32
    • 수정2010-02-10 08:57:08
    연합뉴스
사이판 마리아나구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사이드암 투수 임경완(35). 최근까지도 임경완은 이른바 '임작가'로 불리었다. '임작가 논쟁'의 시초는 임경완이 롯데 마무리 투수를 맡고 있던 2008년 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리 로이스터(58) 감독이 막 한국에 와서 처음 지휘봉을 잡았을 때 얘기이다. 당시 롯데 외국인 투수 마티 매클레리(36)는 선발 투수라 볼끝이 괜찮은 임경완에게 소방수를 맡으라는 특명이 주어졌다. 그해 5월 KIA와 경기에서 6-5로 앞선 9회 등판해 위기를 자초한 뒤 3루타를 맞고, 또 2루타를 맞고 역전패. 이런 식으로 몇 차례 역전을 허용했고 웬만하면 그칠 것 같았던 '불쇼'가 몇 번 더 이어졌다. 사람 좋은 미소가 트레이드 마크인 임경완의 얼굴은 점점 홍당무로 변해갔다. 롯데 팬들은 조용하게 낙승으로 끝날 것 같은 경기를 '드라마'로 만들었다며 임경완에게 '작가' 칭호를 붙여줬다. 당시 LG 트윈스 잠수함 마무리 우규민(25), 두산 베어스의 우완 정통파 마무리 정재훈(30)도 종종 다 이긴 경기에 불을 질렀다. 하지만 '우작가', '정작가'의 스토리는 '임작가'에 비하면 소설 축에도 끼지 못했다. 2008년 한해 심하게 마음 고생을 한 임경완은 2009년 완전히 새로운 투수로 거듭났다. 존 애킨스(33)가 마무리 투수를 맡으면서 임경완은 승리조의 셋업맨으로 보직이 바뀌었다. 그리고 거의 완벽에 가까운 중간 계투 행진을 벌였다. 2009시즌 43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2.45에 4승1패 1세이브 7홀드. 2004년 22홀드를 올리며 홀드왕을 차지할 때의 바로 그 모습이었다. 임경완은 2010시즌 다시 롯데의 마무리 투수를 맡는다. 로이스터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임경완과 우완 정통파 이정훈(33)을 마무리로 쓰겠다고 공언했다. 애킨스를 퇴출하고 선발 요원 라이언 사도스키(28)를 데려왔기 때문이다. 임경완은 단독 마무리가 아니라 '더블 스토퍼' 중 한 명으로 뛸 가능성이 높지만 어쨌든 2년 만에 소방수로 복귀하는 셈이다. 문제는 부담감이다. '새가슴', '불경완'이라는 놀림을 걷어내기 위해 올해는 달라져야 한다. 임경완은 '마무리로서 부담감을 어떻게 극복하려고 하느냐'고 묻자 "극복이라는 말 자체가 내게 해당되는 말이 아니다. 난 작년 그대로 피칭을 하면 되고 마무리라는 생각 자체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마무리는 기회가 되면 등판하는 것이고 감독님도 상황을 고려해서 기용하는 것이라 전혀 부담감을 느끼지 않는다"면서 "지난해에는 개인적으로 컨트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올해는 집중해서 컨트롤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작가' 임경완이 '철벽 소방수'로 환골탈태한다면 롯데의 3년 연속 가을 잔치 진출과 18년 만의 우승 전선에 어떤 도움을 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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