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정착한 사할린 동포 ‘가족이 그리워요’

입력 2010.02.10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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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11시 부산 기장군 정관면 휴먼시아 아파트.

지난해 1월 부산으로 영주귀국한 사할린 동포 126명이 살고 있는 이 아파트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적십자 부산지사 자원봉사자와 부산은행[005280] 자원봉사자 등 20명이 설을 앞두고 쓸쓸하게 지내고 있는 사할린 동포들에게 떡국을 대접하고 생필품과 멸치 등 설 선물을 전달하는 행사를 마련한 것이다.

사할린 동포들은 이 아파트 노인정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마련한 떡국을 맛있게 먹으면서 웃음꽃을 피우는 등 고국의 따뜻한 정을 느끼는 모습이다.

사할인 동포들이 부산땅을 밟은 지 1년이 지났다.

일제강점기에 러시아 연해주 등으로 강제 징용됐던 1세대와 2세대인 이들은 고국의 품에 안겨 여생을 보내는 것에 대체로 만족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할린에 두고온 가족들을 만나지 못해 이산가족이 되다시피한 것과 부족한 생계비 지원에 대해서는 다소 아쉬움을 나타냈다.

사할린 동포회장인 송명진(67) 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된 동포 부부에게 한 달에 70만원이 지급되고 있으나 아파트 임대료와 관리비, 생활비 등으로 사용하고 나면 부족해 사할린에게 가져온 여비를 보태 생활하고 있다"면서 "일부 동포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활비에 보태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사할린에 두고온 아들과 며느리, 손자 손녀들이 보고 싶다는 송 씨는 경비문제로 이산가족이 됐는데 다행히 대한적십자사에서 5년에 2번 경비를 지원하기로 해 올해 중으로 사할린에 다녀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할린 동포 2세인 문화춘(71.여) 씨는 "정부에서 한달에 40만원의 생계비도 주고 공기 좋고 주변 환경도 깨끗해 고국생활에 만족한다"면서 "다만 사할린에 있는 아들과 손녀가 보고싶고 생활비가 조금 부족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처음에 언어소통에 어려운을 겪었다는 박훈녀(65.여) 씨도 "엘리베이터 등에서 이웃과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고 기장군청과 적십자, 기업체 등에서도 명절 때와 연말에 선물과 음식도 가져와 나눠줘 고마웠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박첩야(68) 씨는 "낮에 할 일이 없어 집 주변에서 그냥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나이가 많아 힘들지 않는 일을 하고 싶은 데 정부지원금이 끊어질 것이 우려돼 취직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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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에 정착한 사할린 동포 ‘가족이 그리워요’
    • 입력 2010-02-10 13:51:53
    연합뉴스
10일 오전 11시 부산 기장군 정관면 휴먼시아 아파트. 지난해 1월 부산으로 영주귀국한 사할린 동포 126명이 살고 있는 이 아파트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적십자 부산지사 자원봉사자와 부산은행[005280] 자원봉사자 등 20명이 설을 앞두고 쓸쓸하게 지내고 있는 사할린 동포들에게 떡국을 대접하고 생필품과 멸치 등 설 선물을 전달하는 행사를 마련한 것이다. 사할린 동포들은 이 아파트 노인정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마련한 떡국을 맛있게 먹으면서 웃음꽃을 피우는 등 고국의 따뜻한 정을 느끼는 모습이다. 사할인 동포들이 부산땅을 밟은 지 1년이 지났다. 일제강점기에 러시아 연해주 등으로 강제 징용됐던 1세대와 2세대인 이들은 고국의 품에 안겨 여생을 보내는 것에 대체로 만족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할린에 두고온 가족들을 만나지 못해 이산가족이 되다시피한 것과 부족한 생계비 지원에 대해서는 다소 아쉬움을 나타냈다. 사할린 동포회장인 송명진(67) 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된 동포 부부에게 한 달에 70만원이 지급되고 있으나 아파트 임대료와 관리비, 생활비 등으로 사용하고 나면 부족해 사할린에게 가져온 여비를 보태 생활하고 있다"면서 "일부 동포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활비에 보태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사할린에 두고온 아들과 며느리, 손자 손녀들이 보고 싶다는 송 씨는 경비문제로 이산가족이 됐는데 다행히 대한적십자사에서 5년에 2번 경비를 지원하기로 해 올해 중으로 사할린에 다녀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할린 동포 2세인 문화춘(71.여) 씨는 "정부에서 한달에 40만원의 생계비도 주고 공기 좋고 주변 환경도 깨끗해 고국생활에 만족한다"면서 "다만 사할린에 있는 아들과 손녀가 보고싶고 생활비가 조금 부족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처음에 언어소통에 어려운을 겪었다는 박훈녀(65.여) 씨도 "엘리베이터 등에서 이웃과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고 기장군청과 적십자, 기업체 등에서도 명절 때와 연말에 선물과 음식도 가져와 나눠줘 고마웠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박첩야(68) 씨는 "낮에 할 일이 없어 집 주변에서 그냥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나이가 많아 힘들지 않는 일을 하고 싶은 데 정부지원금이 끊어질 것이 우려돼 취직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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