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용천동굴서 신라시대 유물 다수 발견

입력 2010.02.10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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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자 천연기념물 제466호인 제주의 용천동굴에서 토기와 철기, 철편 등 8세기 통일 신라시대 유물이 다량 발견됐다.

제주도 세계자연유산관리본부는 국립제주박물관에 의뢰해 지난해 10월 말부터 2개월간 용천동굴에 대한 고고유물 조사를 벌여 장군, 대부병, 인화문장동호, 항아리 등 토기 22점, 철기 1점, 철도자 1점, 철편 2점을 발굴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가운데 높이 30㎝의 토기 항아리와 높이 27.8㎝의 토기병 등 2점은 호수에서 거의 온전한 상태로 발견됐는데 이들 토기는 제작 기법이나 특징, 문양 등으로 봐 8세기 통일 신라시대에 물이나 술을 담는 용도로 쓰인 것으로 추정됐다.

또한 전복, 삿갓조개 등 조개류가 28개 지점에서 발견됐고, 제주에서는 처음으로 꼬막류 1점이 확인돼 눈길을 끌었다.
동굴 벽면에는 숯으로 그은 자국과 글자 모양, 무늬 등이 발견됐고, 멧돼지 등 동물뼈 2개체도 확인됐다.

호수에는 다량이 목재편이 있고 목재 더미 위에서 2점의 토기가 있는 점으로 미뤄 목재 안에 다수의 유물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동굴은 양쪽으로 막혀 있고, 호수의 길이는 당초 알려진 200m보다 훨씬 긴 800m였으며, 수심은 8∼13m, 최대 폭은 20m인 것으로 조사됐다.

용천동굴에서 발견된 숯과 나무의 탄소연대를 측정한 결과 숯은 서기 420∼820년, 나무는 570∼780년으로 나타나 토기가 유입되기 전에 사람이 출입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됐다.

제주에서 통일 신라시대 토기가 출토된 곳은 제주시 용담동 제사유적, 곽지패총 4지구, 금성 패총, 고내리 유적, 종달리 2∼3지구 등인데 다른 지역에서 발굴된 토기는 모두 10여점에 불과해 용천동굴이 단일 유적으로는 가장 많은 토기가 발굴됐다.

국립제주박물관 권상열 관장은 "용천동굴 유물의 편년이 대부분 8세기 전후지만 그 이후의 유물은 전혀 발견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 사람들이 일정기간 출입하다가 인위적 또는 자연적으로 폐쇄된 것으로 보인다"며 "출토 유물을 통해 통일신라 시대에 제주가 한반도 남부와 교류했음을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호수의 자연유물과 동굴의 지표에 대한 정밀 조사를 벌이고, 훼손 또는 멸실 우려가 있는 패각과 동물 뼈 등을 수습해 보존할 계획이다.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용천동굴(길이 3천600m, 최대 폭 14m, 최대 높이 20m)은 2005년 5월 전신주를 세우다 우연히 발견됐으며, 용암종유, 용암석순, 종유석, 종유관, 동굴산호 등이 발달하고, 호수가 있는 등 경관이 뛰어나 2007년 6월 한라산 등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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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용천동굴서 신라시대 유물 다수 발견
    • 입력 2010-02-10 13:51:54
    연합뉴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자 천연기념물 제466호인 제주의 용천동굴에서 토기와 철기, 철편 등 8세기 통일 신라시대 유물이 다량 발견됐다. 제주도 세계자연유산관리본부는 국립제주박물관에 의뢰해 지난해 10월 말부터 2개월간 용천동굴에 대한 고고유물 조사를 벌여 장군, 대부병, 인화문장동호, 항아리 등 토기 22점, 철기 1점, 철도자 1점, 철편 2점을 발굴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가운데 높이 30㎝의 토기 항아리와 높이 27.8㎝의 토기병 등 2점은 호수에서 거의 온전한 상태로 발견됐는데 이들 토기는 제작 기법이나 특징, 문양 등으로 봐 8세기 통일 신라시대에 물이나 술을 담는 용도로 쓰인 것으로 추정됐다. 또한 전복, 삿갓조개 등 조개류가 28개 지점에서 발견됐고, 제주에서는 처음으로 꼬막류 1점이 확인돼 눈길을 끌었다. 동굴 벽면에는 숯으로 그은 자국과 글자 모양, 무늬 등이 발견됐고, 멧돼지 등 동물뼈 2개체도 확인됐다. 호수에는 다량이 목재편이 있고 목재 더미 위에서 2점의 토기가 있는 점으로 미뤄 목재 안에 다수의 유물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동굴은 양쪽으로 막혀 있고, 호수의 길이는 당초 알려진 200m보다 훨씬 긴 800m였으며, 수심은 8∼13m, 최대 폭은 20m인 것으로 조사됐다. 용천동굴에서 발견된 숯과 나무의 탄소연대를 측정한 결과 숯은 서기 420∼820년, 나무는 570∼780년으로 나타나 토기가 유입되기 전에 사람이 출입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됐다. 제주에서 통일 신라시대 토기가 출토된 곳은 제주시 용담동 제사유적, 곽지패총 4지구, 금성 패총, 고내리 유적, 종달리 2∼3지구 등인데 다른 지역에서 발굴된 토기는 모두 10여점에 불과해 용천동굴이 단일 유적으로는 가장 많은 토기가 발굴됐다. 국립제주박물관 권상열 관장은 "용천동굴 유물의 편년이 대부분 8세기 전후지만 그 이후의 유물은 전혀 발견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 사람들이 일정기간 출입하다가 인위적 또는 자연적으로 폐쇄된 것으로 보인다"며 "출토 유물을 통해 통일신라 시대에 제주가 한반도 남부와 교류했음을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호수의 자연유물과 동굴의 지표에 대한 정밀 조사를 벌이고, 훼손 또는 멸실 우려가 있는 패각과 동물 뼈 등을 수습해 보존할 계획이다.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용천동굴(길이 3천600m, 최대 폭 14m, 최대 높이 20m)은 2005년 5월 전신주를 세우다 우연히 발견됐으며, 용암종유, 용암석순, 종유석, 종유관, 동굴산호 등이 발달하고, 호수가 있는 등 경관이 뛰어나 2007년 6월 한라산 등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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