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현장] 홈 오토메이션 보안 ‘구멍’

입력 2010.02.10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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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집 밖에서 집안의 TV도 켤 수 있는 세상입니다. 홈 오토메이션이라는 시스템 덕분인데요, 이 시스템을 통해 남이 내집을 엿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자세히 알아봅니다.

<질문>
박대기 기자, 남의 집 거실까지 훔쳐볼 수 있다는데 어떻게 볼 수 있는 겁니까?

<답변>
누구나 나쁜 마음을 먹으면 쉽게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지어지는 아파트에 들어가는 홈 오토메이션 시스템과 CCTV가 보안에 취약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제보자을 찾아가 아파트의 시스템을 직접 검증해 봤습니다.

화면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제보자가 사는 경기도 성남의 한 아파트입니다.

외부에서 컴퓨터로 아파트 홈 오토메이션 시스템에 접속을 시도했습니다.

전혀 이 시스템 사용자가 아닌데도 쉽게 접속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아파트 거실에서 이 아파트 주민이 청소를 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다 보입니다.

누워서 TV를 보는 모습이나 신문을 읽는 모습 등 모든 장면들을 인터넷을 통해 훔쳐볼 수 있습니다.
일상 생활이 그대로 타인에게 노출될 위험에 처해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거실 구석에 설치돼 있던 CCTV가 인터넷에 연결돼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질문>
CCTV를 보신 주민분들은 뭐라고 하시던가요?

<답변>
처음에는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자신들의 집 거실이 찍히고 있는 걸 보고야 이런 일이 가능하다는 걸 수긍하는 반응이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박모 씨('ㄱ' 아파트 주민):"악용의 소지가 있는데 너무 깜짝 놀라가지고 우리집 모든 것을 남들이 알고 있다는 생각에..."

<인터뷰>오모 씨( 'ㄴ' 아파트 주민):"CCTV가 그렇다는 이야기를 듣고 돌려놓은 상황인데요. 막상 보니까 너무 놀랍고 황당하고 충격적입니다."

최근에서야 다른 집 거실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일부 주민들 사이에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해당 아파트 인터넷 카페에는 "지금 다른 집 거실이 보인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제조업체는 전국적으로 이 시스템이 도입된 아파트는 20만 가구가 넘고, 이가운데 CCTV가 설치된 가구는 천여 세대라고 설명했습니다.

<질문>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죠? 비밀번호를 걸어놓고 보안을 철저히 할 거 같은데요.

<답변>
물론 비밀번호를 걸어놓게 돼 있지만, 문제는 아파트 관리자의 비밀번호가 허술하게 관리된다는 겁니다.

<녹취>김모 씨('ㄷ'아파트 주민/제보자):"아이디하고 패스워드를 쉬운 걸 넣었더니 들어갈 수 있어가지구요. 나쁜 마음만 먹으면 다른 세대 모습을 다 볼 수 있었습니다."

비밀 번호 관리가 문제였습니다.

처음 부여된 같은 네자리 숫자를 아파트 비밀번호로 계속 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다보니 누구나 호기심으로 쉽게 홈페이지 관리자 모드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관리자는 주민들이 쓴 비밀번호 중 하나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주민들이 나중에 번호를 바꾸지 않으면 주민들의 시스템으로 침입할 수 있습니다.

<질문>
이렇게 허술한데, 정부의 보안 인증제도나 점검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까?

<답변>
보안 전문가들은 정부가 홈 오토메이션 보안 점검에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홈 오토메이션이 보안이 취약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미국 오바마 정부엔 정보보안 보좌관이 있는데 우리나라엔 정보보안 리더쉽이 없고."

<녹취>아파트 관리실 직원(음성변조):"관리자 패스워드를 바꾸려고 했는데, 못 바꿨어요.그게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하는 거니까 저는 그쪽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처럼 컴퓨터를 잘 모르는 관리자들이 비밀 번호를 관리해 보안이 허술했던 겁니다.

정부는 최근 유씨티 사업을 추진하면서 홈 오토메이션 확산을 장려할 방침인데요,

정작 기본적인 보안 시스템을 점검하는 일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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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 현장] 홈 오토메이션 보안 ‘구멍’
    • 입력 2010-02-10 23:2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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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집 밖에서 집안의 TV도 켤 수 있는 세상입니다. 홈 오토메이션이라는 시스템 덕분인데요, 이 시스템을 통해 남이 내집을 엿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자세히 알아봅니다. <질문> 박대기 기자, 남의 집 거실까지 훔쳐볼 수 있다는데 어떻게 볼 수 있는 겁니까? <답변> 누구나 나쁜 마음을 먹으면 쉽게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최근 지어지는 아파트에 들어가는 홈 오토메이션 시스템과 CCTV가 보안에 취약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제보자을 찾아가 아파트의 시스템을 직접 검증해 봤습니다. 화면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제보자가 사는 경기도 성남의 한 아파트입니다. 외부에서 컴퓨터로 아파트 홈 오토메이션 시스템에 접속을 시도했습니다. 전혀 이 시스템 사용자가 아닌데도 쉽게 접속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아파트 거실에서 이 아파트 주민이 청소를 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다 보입니다. 누워서 TV를 보는 모습이나 신문을 읽는 모습 등 모든 장면들을 인터넷을 통해 훔쳐볼 수 있습니다. 일상 생활이 그대로 타인에게 노출될 위험에 처해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거실 구석에 설치돼 있던 CCTV가 인터넷에 연결돼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질문> CCTV를 보신 주민분들은 뭐라고 하시던가요? <답변> 처음에는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자신들의 집 거실이 찍히고 있는 걸 보고야 이런 일이 가능하다는 걸 수긍하는 반응이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박모 씨('ㄱ' 아파트 주민):"악용의 소지가 있는데 너무 깜짝 놀라가지고 우리집 모든 것을 남들이 알고 있다는 생각에..." <인터뷰>오모 씨( 'ㄴ' 아파트 주민):"CCTV가 그렇다는 이야기를 듣고 돌려놓은 상황인데요. 막상 보니까 너무 놀랍고 황당하고 충격적입니다." 최근에서야 다른 집 거실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일부 주민들 사이에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해당 아파트 인터넷 카페에는 "지금 다른 집 거실이 보인다"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제조업체는 전국적으로 이 시스템이 도입된 아파트는 20만 가구가 넘고, 이가운데 CCTV가 설치된 가구는 천여 세대라고 설명했습니다. <질문>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죠? 비밀번호를 걸어놓고 보안을 철저히 할 거 같은데요. <답변> 물론 비밀번호를 걸어놓게 돼 있지만, 문제는 아파트 관리자의 비밀번호가 허술하게 관리된다는 겁니다. <녹취>김모 씨('ㄷ'아파트 주민/제보자):"아이디하고 패스워드를 쉬운 걸 넣었더니 들어갈 수 있어가지구요. 나쁜 마음만 먹으면 다른 세대 모습을 다 볼 수 있었습니다." 비밀 번호 관리가 문제였습니다. 처음 부여된 같은 네자리 숫자를 아파트 비밀번호로 계속 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다보니 누구나 호기심으로 쉽게 홈페이지 관리자 모드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관리자는 주민들이 쓴 비밀번호 중 하나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주민들이 나중에 번호를 바꾸지 않으면 주민들의 시스템으로 침입할 수 있습니다. <질문> 이렇게 허술한데, 정부의 보안 인증제도나 점검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까? <답변> 보안 전문가들은 정부가 홈 오토메이션 보안 점검에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인터뷰>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장:"홈 오토메이션이 보안이 취약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미국 오바마 정부엔 정보보안 보좌관이 있는데 우리나라엔 정보보안 리더쉽이 없고." <녹취>아파트 관리실 직원(음성변조):"관리자 패스워드를 바꾸려고 했는데, 못 바꿨어요.그게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하는 거니까 저는 그쪽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이처럼 컴퓨터를 잘 모르는 관리자들이 비밀 번호를 관리해 보안이 허술했던 겁니다. 정부는 최근 유씨티 사업을 추진하면서 홈 오토메이션 확산을 장려할 방침인데요, 정작 기본적인 보안 시스템을 점검하는 일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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