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력충전] 바느질에 빠진 아빠들!

입력 2010.02.2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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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호롱불을 밝혀가며 바느질하던 어머니의 모습, 기억 속에, 또 영화 속에 자주 등장하는 장면이죠.

시대가 많이 바뀌었나봅니다.

요즘엔 취미로, 또 스트레스 해소로 바느질이 인기인데요.

박현진 기자, 특히 바느질에 빠진 남자들도 적지 않다고요?

<리포트>

네. 뭐 예전에도 구멍난 양말이나 떨어진 단추 같은 건 직접 꿰매서 쓰는 남자들이 있었죠.

그런데 요즘엔 더 전문적으로 바느질을 하는 남자들이 많아졌습니다.

특히 아이들을 위해서 직접 바늘을 잡았다는 아빠들이 많이 늘었는데요.

아이들에겐 정성어린 선물을 해줘서 좋구요, 또 개인적으로도 바느질을 하는 동안만큼은 마음이 차분해져서 좋다고 하는데요.

바느질에 빠진 아빠들, 만나보시죠.

여자들과 함께 십자수를 즐기는 주말드라마 속 막내 아들과 꼼꼼한 바느질 솜씨로 인형을 만들던 댄스 그룹 엠블랙의 천둥군까지...

TV속에서 바느질하는 남자의 모습은 이제 낯설지만은 않은데요.

일반인들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뭔가에 열중하고 있는 남자들!

뭉툭한 손가락 사이로 작은 바늘을 들고, 한 땀 한 땀 이어갑니다.

<인터뷰> 고영일(태교교실 수강생) : "저보고 아기의 첫 선물을 만들어 주라고 해서 한 번 와 봤습니다."

여기는 이제 태어날 아기를 위해 바느질 하는 태교 교실! 과거엔 임신부 위주였지만 요즘은 아빠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는데요.

난생 처음해보는 바느질이지만 능숙한 솜씨를 뽐내는 아빠들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원미(바느질 태교 강사) : "무척 잘하신 거예요. 일반 어머님들보다 더요."

<인터뷰> 최영돈(태교교실 수강생) : "저희 어머니는 이렇게 하던데요. 이렇게 꼬아서 마지막에 한 번에 묶어주던데요."

곧 태어날 호랑이띠 아기를 위해 호랑이 딸랑이도 만들어보고요.

삐뚤빼뚤 어색하지만 애정이 듬뿍 담긴 메시지도 새겨 봅니다.

<인터뷰> 이상민(태교교실 수강생) : "생각했던 것보다 무척 재미있었고 속도가 붙으니까 다른 것도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바느질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바느질 재미에 빠진 아빠, 여기 또 있습니다.

퇴근하자마자 작은 상자부터 챙기는 조병환씨.

<인터뷰> 조병환(팰트 경력 2년) : "이게 펠트라고 해서 천연소재 부직포인데요. 원단을 재단해서 모양대로 가위질 한 뒤 솜을 넣어 예쁜 장난감이나 교구를 만드는 겁니다."

태교를 위해 펠트공예를 하는 아내를 따라 바느질을 시작했다는 조씨.

하지만 지금은 부인 못지않은 바느질 실력을 갖추게 됐습니다.

<인터뷰> 이건희(조병환씨 아내) : "처음에는 마무리 같은 것들은 제가 해줬거든요. 본인은 바느질만 하고...그런데 지금은 직접 창작도 해요."

집 안 가득한 펠트 장난감들도 모두 그의 작품!

색색의 모빌에서부터 축구공, 숫자교구까지 모두 아이들을 위해 직접 만든 것인데요.

아빠의 정성이 들어간 선물이니만큼 아이들도 더 좋아합니다.

<인터뷰> 조병환(펠트 경력 2년) ; "아무래도 엄마는 여자다 보니까 색감이 화려한 걸 좋아하고요. 저 같은 경우는 색감은 좀 떨어지는데 아이의 활동적인 부분을 중요시해서 그런 것들을 많이 만들었죠."

그의 바느질 솜씨는 이미 동네에서도 유명한데요.

<현장음> "이것도 만든 거예요?"

<현장음> "인고의 세월이야."

<인터뷰> 옥창훈(경기도 성남시 태평동) : "존경스럽네요. 어떻게 이런 걸 만들 수 있는지 같은 남자로서 존경스럽습니다."

<인터뷰> 조병환(펠트 경력 2년) : "바느질 하면서 제일 좋았던 건 집중력이 활성화 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과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된 겁니다."

코끼리와 고양이, 소녀 등 다양한 헝겊인형과 알록달록한 천들이 시선을 끄는 작은 공간!

이곳은 바느질 하는 남자, 최상훈 씨의 작업실입니다.

<인터뷰> 최상훈(바느질 공방 운영) : "원래는 가구를 만들었는데요. 가구를 만들다보면 쿠션이 필요하고, 이불도 필요하고 마지막에는 최종 장식 제품들이 필요하더라고요. 그래서 혼자서 방법을 강구하다 (바느질 제품을) 만들게 됐습니다."

특히 다양한 종류의 헝겊인형은 그가 가장 애착을 가지는 작품인데요.

원래는 자신의 딸을 위해 인형을 만들었다는 최 씨.

좋아하는 딸에게서 아이디어를 얻어 본격적인 판매에까지 나섰습니다.

<인터뷰> 최상훈(바느질 공방 운영) : "딸을 보면서 동화책을 보고 구상도 하게 돼요. 아이랑 인형 옷 입힐 것 고른 후에 연필로 그려서 사이즈도 재고 소재도 선택하게 되면서 만들기 시작하거든요."

손바느질한 작품들을 모아 해마다 전시회를 열기도 한다는데요.

<인터뷰> 최상훈(바느질 공방 운영) : "제품을 디자인해서 완성할 때까지의 성취도가 저를 계속 바느질 세계에 남게 만드는 것 같더라고요."

아이들에겐 뜻깊은 선물을, 거기다 정서 안정은 물론, 성취감까지 가져다주는 손바느질!

때문에 바늘을 잡는 아빠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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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활력충전] 바느질에 빠진 아빠들!
    • 입력 2010-02-23 09: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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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호롱불을 밝혀가며 바느질하던 어머니의 모습, 기억 속에, 또 영화 속에 자주 등장하는 장면이죠. 시대가 많이 바뀌었나봅니다. 요즘엔 취미로, 또 스트레스 해소로 바느질이 인기인데요. 박현진 기자, 특히 바느질에 빠진 남자들도 적지 않다고요? <리포트> 네. 뭐 예전에도 구멍난 양말이나 떨어진 단추 같은 건 직접 꿰매서 쓰는 남자들이 있었죠. 그런데 요즘엔 더 전문적으로 바느질을 하는 남자들이 많아졌습니다. 특히 아이들을 위해서 직접 바늘을 잡았다는 아빠들이 많이 늘었는데요. 아이들에겐 정성어린 선물을 해줘서 좋구요, 또 개인적으로도 바느질을 하는 동안만큼은 마음이 차분해져서 좋다고 하는데요. 바느질에 빠진 아빠들, 만나보시죠. 여자들과 함께 십자수를 즐기는 주말드라마 속 막내 아들과 꼼꼼한 바느질 솜씨로 인형을 만들던 댄스 그룹 엠블랙의 천둥군까지... TV속에서 바느질하는 남자의 모습은 이제 낯설지만은 않은데요. 일반인들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뭔가에 열중하고 있는 남자들! 뭉툭한 손가락 사이로 작은 바늘을 들고, 한 땀 한 땀 이어갑니다. <인터뷰> 고영일(태교교실 수강생) : "저보고 아기의 첫 선물을 만들어 주라고 해서 한 번 와 봤습니다." 여기는 이제 태어날 아기를 위해 바느질 하는 태교 교실! 과거엔 임신부 위주였지만 요즘은 아빠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는데요. 난생 처음해보는 바느질이지만 능숙한 솜씨를 뽐내는 아빠들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원미(바느질 태교 강사) : "무척 잘하신 거예요. 일반 어머님들보다 더요." <인터뷰> 최영돈(태교교실 수강생) : "저희 어머니는 이렇게 하던데요. 이렇게 꼬아서 마지막에 한 번에 묶어주던데요." 곧 태어날 호랑이띠 아기를 위해 호랑이 딸랑이도 만들어보고요. 삐뚤빼뚤 어색하지만 애정이 듬뿍 담긴 메시지도 새겨 봅니다. <인터뷰> 이상민(태교교실 수강생) : "생각했던 것보다 무척 재미있었고 속도가 붙으니까 다른 것도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바느질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바느질 재미에 빠진 아빠, 여기 또 있습니다. 퇴근하자마자 작은 상자부터 챙기는 조병환씨. <인터뷰> 조병환(팰트 경력 2년) : "이게 펠트라고 해서 천연소재 부직포인데요. 원단을 재단해서 모양대로 가위질 한 뒤 솜을 넣어 예쁜 장난감이나 교구를 만드는 겁니다." 태교를 위해 펠트공예를 하는 아내를 따라 바느질을 시작했다는 조씨. 하지만 지금은 부인 못지않은 바느질 실력을 갖추게 됐습니다. <인터뷰> 이건희(조병환씨 아내) : "처음에는 마무리 같은 것들은 제가 해줬거든요. 본인은 바느질만 하고...그런데 지금은 직접 창작도 해요." 집 안 가득한 펠트 장난감들도 모두 그의 작품! 색색의 모빌에서부터 축구공, 숫자교구까지 모두 아이들을 위해 직접 만든 것인데요. 아빠의 정성이 들어간 선물이니만큼 아이들도 더 좋아합니다. <인터뷰> 조병환(펠트 경력 2년) ; "아무래도 엄마는 여자다 보니까 색감이 화려한 걸 좋아하고요. 저 같은 경우는 색감은 좀 떨어지는데 아이의 활동적인 부분을 중요시해서 그런 것들을 많이 만들었죠." 그의 바느질 솜씨는 이미 동네에서도 유명한데요. <현장음> "이것도 만든 거예요?" <현장음> "인고의 세월이야." <인터뷰> 옥창훈(경기도 성남시 태평동) : "존경스럽네요. 어떻게 이런 걸 만들 수 있는지 같은 남자로서 존경스럽습니다." <인터뷰> 조병환(펠트 경력 2년) : "바느질 하면서 제일 좋았던 건 집중력이 활성화 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과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된 겁니다." 코끼리와 고양이, 소녀 등 다양한 헝겊인형과 알록달록한 천들이 시선을 끄는 작은 공간! 이곳은 바느질 하는 남자, 최상훈 씨의 작업실입니다. <인터뷰> 최상훈(바느질 공방 운영) : "원래는 가구를 만들었는데요. 가구를 만들다보면 쿠션이 필요하고, 이불도 필요하고 마지막에는 최종 장식 제품들이 필요하더라고요. 그래서 혼자서 방법을 강구하다 (바느질 제품을) 만들게 됐습니다." 특히 다양한 종류의 헝겊인형은 그가 가장 애착을 가지는 작품인데요. 원래는 자신의 딸을 위해 인형을 만들었다는 최 씨. 좋아하는 딸에게서 아이디어를 얻어 본격적인 판매에까지 나섰습니다. <인터뷰> 최상훈(바느질 공방 운영) : "딸을 보면서 동화책을 보고 구상도 하게 돼요. 아이랑 인형 옷 입힐 것 고른 후에 연필로 그려서 사이즈도 재고 소재도 선택하게 되면서 만들기 시작하거든요." 손바느질한 작품들을 모아 해마다 전시회를 열기도 한다는데요. <인터뷰> 최상훈(바느질 공방 운영) : "제품을 디자인해서 완성할 때까지의 성취도가 저를 계속 바느질 세계에 남게 만드는 것 같더라고요." 아이들에겐 뜻깊은 선물을, 거기다 정서 안정은 물론, 성취감까지 가져다주는 손바느질! 때문에 바늘을 잡는 아빠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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