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빛 주인공 “어머니 나라에 경의를”

입력 2010.02.24 (06:58) 수정 2010.02.24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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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반쪽에 경의를 표하고 싶었습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바이애슬론 여자부 12.5㎞ 단체출발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주인공은 독일의 시모네 하우스발트(31)다.

시모네는 지난 21일(한국시간) 캐나다 휘슬러 올림픽 파크에서 치러진 대회 12.5㎞ 단체출발에서 35분26초9의 기록으로 자신의 올림픽 데뷔 무대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시모네는 다음날 치러진 메달 세리모니에서 시상대에 오를 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서양인들의 관점에서는 낯선 풍경. 하지만 시모네는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나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었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시모네가 얘기한 '또 다른 나'는 바로 한국이다.

동계올림픽 홈페이지에 소개된 그녀의 이름은 시모네 하우스발트지만 중간 이름이 빠져 있다. 그녀의 원래 이름은 시모네 혜숙 하우스발트. 독일인 아버지 루돌프 뱅킹어(60)와 간호사 출신의 한국인 어머니 유계순(60) 씨의 장녀로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

아쉽게도 시모네가 동메달을 따던 순간 어머니 유계순 씨는 현장에 함께하지 못했다. 대신 스키클럽 회원들과 이웃 주민들이 함께 모여 TV로 시모네의 경기를 지켜보면서 응원을 했다.

독일에서 딸의 선전을 지켜본 유계순 씨는 연합뉴스와 국제전화에서 "시모네가 올림픽 개인 종목에서 꼭 메달을 따고 싶어했는데 너무 기쁘다"라며 "경기 끝나고 1시간 정도 후에 전화가 와서 축하한다는 말을 전해줬다"라고 말했다.

7살 때 처음 스키를 배운 시모네는 12살 때 바이애슬론으로 종목을 갈아탔고, 1998년 주니어 세계 선수권대회에서 2관왕을 차지하면서 독일 국가대표로 뽑혔다.

시모네의 아버지가 바이애슬론 코치여서 자연스럽게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 시모네의 집은 오스트리아와 스위스의 국경 인접 지역이어서 스키를 배우기에 천혜의 조건이었다.

시모네는 지난해 평창에서 열린 세계바이애슬론선수권대회에서 7.5㎞ 스프린트에서 은메달, 릴레이 경기에서 동메달을 따며 최고의 컨디션으로 이번 동계올림픽에 나서 결국 동메달의 기쁨을 맛봤다.

어머니 유계순 씨는 "시모네가 어머니의 나라인 한국을 너무 좋아한다. 선수촌 식당에 김치가 나왔다며 '엄마, 나 매일 김치 먹어'라고 전화를 했을 정도"라며 "어릴 때 한국어를 제대로 배우지 가르치지 못한 게 후회되지만 최근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유 씨는 "독일에서 컸지만 한국인의 피가 흘러서 그런지 사고방식이 아주 동양적이고 김치와 불고기, 잡채, 김밥 등을 좋아한다"라며 "대회가 끝나고 집에 오면 동네잔치를 벌일 계획"이라고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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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빛 주인공 “어머니 나라에 경의를”
    • 입력 2010-02-24 06:58:06
    • 수정2010-02-24 07:34:30
    연합뉴스
"내 안의 반쪽에 경의를 표하고 싶었습니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바이애슬론 여자부 12.5㎞ 단체출발에서 동메달을 목에 건 주인공은 독일의 시모네 하우스발트(31)다. 시모네는 지난 21일(한국시간) 캐나다 휘슬러 올림픽 파크에서 치러진 대회 12.5㎞ 단체출발에서 35분26초9의 기록으로 자신의 올림픽 데뷔 무대에서 동메달을 차지했다. 시모네는 다음날 치러진 메달 세리모니에서 시상대에 오를 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서양인들의 관점에서는 낯선 풍경. 하지만 시모네는 "내 안에 있는 또 다른 나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었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시모네가 얘기한 '또 다른 나'는 바로 한국이다. 동계올림픽 홈페이지에 소개된 그녀의 이름은 시모네 하우스발트지만 중간 이름이 빠져 있다. 그녀의 원래 이름은 시모네 혜숙 하우스발트. 독일인 아버지 루돌프 뱅킹어(60)와 간호사 출신의 한국인 어머니 유계순(60) 씨의 장녀로 한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다. 아쉽게도 시모네가 동메달을 따던 순간 어머니 유계순 씨는 현장에 함께하지 못했다. 대신 스키클럽 회원들과 이웃 주민들이 함께 모여 TV로 시모네의 경기를 지켜보면서 응원을 했다. 독일에서 딸의 선전을 지켜본 유계순 씨는 연합뉴스와 국제전화에서 "시모네가 올림픽 개인 종목에서 꼭 메달을 따고 싶어했는데 너무 기쁘다"라며 "경기 끝나고 1시간 정도 후에 전화가 와서 축하한다는 말을 전해줬다"라고 말했다. 7살 때 처음 스키를 배운 시모네는 12살 때 바이애슬론으로 종목을 갈아탔고, 1998년 주니어 세계 선수권대회에서 2관왕을 차지하면서 독일 국가대표로 뽑혔다. 시모네의 아버지가 바이애슬론 코치여서 자연스럽게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 시모네의 집은 오스트리아와 스위스의 국경 인접 지역이어서 스키를 배우기에 천혜의 조건이었다. 시모네는 지난해 평창에서 열린 세계바이애슬론선수권대회에서 7.5㎞ 스프린트에서 은메달, 릴레이 경기에서 동메달을 따며 최고의 컨디션으로 이번 동계올림픽에 나서 결국 동메달의 기쁨을 맛봤다. 어머니 유계순 씨는 "시모네가 어머니의 나라인 한국을 너무 좋아한다. 선수촌 식당에 김치가 나왔다며 '엄마, 나 매일 김치 먹어'라고 전화를 했을 정도"라며 "어릴 때 한국어를 제대로 배우지 가르치지 못한 게 후회되지만 최근 한국어 공부를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유 씨는 "독일에서 컸지만 한국인의 피가 흘러서 그런지 사고방식이 아주 동양적이고 김치와 불고기, 잡채, 김밥 등을 좋아한다"라며 "대회가 끝나고 집에 오면 동네잔치를 벌일 계획"이라고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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