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심판 악연’ 뚫고 최고 연기

입력 2010.02.24 (18:02) 수정 2010.02.24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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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퀸’ 김연아(20.고려대)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완벽한 연기를 펼쳐 ’올림픽 퀸’으로 등극하기 전 첫 관문을 가볍게 통과했다.



이번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 후보 1순위는 늘 김연아였다.



일본 피겨의 간판 아사다 마오(20)가 경쟁자로 거론됐지만 ’도전하는 입장’이라는 평가가 따라붙었다.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두 차례나 역대 최고점을 경신하는 등 올해 김연아는 여자 싱글에서 독보적인 선수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오히려 관심은 경기장 밖의 변수에 집중됐다.



’당연한 금메달’이라는 안팎의 관심에 따른 부담, 최근 동계올림픽에서 미셸 콴(미국), 사샤 코헨(러시아) 등 확실한 1위 후보들이 줄줄이 금메달을 따내지 못했던 징크스 등이 거론됐다.



그중에서도 큰 걱정을 불러일으킨 것은 바로 심판과의 악연이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지난 13일(한국시간) 이번 대회 여자 싱글에서 기술의 다운그레이드 여부를 판단할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에 로리올-오버윌러 미리암(스위스)을 선정했다.



미리암은 ’정석 점프’로 명성을 얻은 김연아의 점프에 여러 차례 감점을 줬던 심판이다.



김연아는 지난 2008년 11월 2008-2009 시즌 시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깨끗하게 처리했지만 플립 점프에서 ’롱 에지(wrong edge)’ 판정을 받았다.



김연아는 연이어 치른 프리스케이팅에서도 같은 점프에 에지 사용을 주의하라는 어텐션 마크(!)를 받는 황당한 상황을 맞았다. 그 당시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가 바로 미리암이었다.



미리암은 이번 시즌에도 김연아에게 나쁜 기억을 안겨줬다.



점프 논란을 잠재우려고 더 수준 높은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로 기술을 바꾼 김연아는 12월 그랑프리 파이널 쇼트프로그램에서 깔끔한 점프를 뛰고도 또 트리플 토루프에 다운그레이드 판정을 받았다.



미리암은 9명의 심판 중 8명으로부터 가산점을 얻어내는 훌륭한 점프를 한 김연아에게 다운그레이드 판정을 내려 논란을 일으켰다.



결국 김연아는 시련을 이겨내고 우승했지만, 계속되는 악연은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미리암이 또 김연아에게 유달리 민감한 판정을 내리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어 김연아로서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늘 그래왔듯 김연아는 실력을 앞세워 모든 불안감을 떨쳐내고 가장 큰 무대에서 최고의 연기를 펼쳤다.



24일 열린 쇼트프로그램에 나선 김연아는 첫 과제였던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부터 마지막 스핀까지 흠잡을 데 없는 연기를 펼쳤다.



미리암 심판도 손을 들었다. 김연아는 스텝 시퀀스에서 레벨 3을 받은 것을 제외하고 모든 연기에서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평소처럼 ’가산점 행진’까지 이어지면서 김연아는 78.50점으로 역대 최고점을 경신하며 밴쿠버의 밤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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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연아, ‘심판 악연’ 뚫고 최고 연기
    • 입력 2010-02-24 18:02:10
    • 수정2010-02-24 18:58:53
    연합뉴스
‘피겨퀸’ 김연아(20.고려대)가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완벽한 연기를 펼쳐 ’올림픽 퀸’으로 등극하기 전 첫 관문을 가볍게 통과했다.

이번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금메달 후보 1순위는 늘 김연아였다.

일본 피겨의 간판 아사다 마오(20)가 경쟁자로 거론됐지만 ’도전하는 입장’이라는 평가가 따라붙었다.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두 차례나 역대 최고점을 경신하는 등 올해 김연아는 여자 싱글에서 독보적인 선수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오히려 관심은 경기장 밖의 변수에 집중됐다.

’당연한 금메달’이라는 안팎의 관심에 따른 부담, 최근 동계올림픽에서 미셸 콴(미국), 사샤 코헨(러시아) 등 확실한 1위 후보들이 줄줄이 금메달을 따내지 못했던 징크스 등이 거론됐다.

그중에서도 큰 걱정을 불러일으킨 것은 바로 심판과의 악연이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지난 13일(한국시간) 이번 대회 여자 싱글에서 기술의 다운그레이드 여부를 판단할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에 로리올-오버윌러 미리암(스위스)을 선정했다.

미리암은 ’정석 점프’로 명성을 얻은 김연아의 점프에 여러 차례 감점을 줬던 심판이다.

김연아는 지난 2008년 11월 2008-2009 시즌 시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깨끗하게 처리했지만 플립 점프에서 ’롱 에지(wrong edge)’ 판정을 받았다.

김연아는 연이어 치른 프리스케이팅에서도 같은 점프에 에지 사용을 주의하라는 어텐션 마크(!)를 받는 황당한 상황을 맞았다. 그 당시 테크니컬 스페셜리스트가 바로 미리암이었다.

미리암은 이번 시즌에도 김연아에게 나쁜 기억을 안겨줬다.

점프 논란을 잠재우려고 더 수준 높은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로 기술을 바꾼 김연아는 12월 그랑프리 파이널 쇼트프로그램에서 깔끔한 점프를 뛰고도 또 트리플 토루프에 다운그레이드 판정을 받았다.

미리암은 9명의 심판 중 8명으로부터 가산점을 얻어내는 훌륭한 점프를 한 김연아에게 다운그레이드 판정을 내려 논란을 일으켰다.

결국 김연아는 시련을 이겨내고 우승했지만, 계속되는 악연은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미리암이 또 김연아에게 유달리 민감한 판정을 내리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어 김연아로서는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늘 그래왔듯 김연아는 실력을 앞세워 모든 불안감을 떨쳐내고 가장 큰 무대에서 최고의 연기를 펼쳤다.

24일 열린 쇼트프로그램에 나선 김연아는 첫 과제였던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부터 마지막 스핀까지 흠잡을 데 없는 연기를 펼쳤다.

미리암 심판도 손을 들었다. 김연아는 스텝 시퀀스에서 레벨 3을 받은 것을 제외하고 모든 연기에서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평소처럼 ’가산점 행진’까지 이어지면서 김연아는 78.50점으로 역대 최고점을 경신하며 밴쿠버의 밤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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