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성 코치, 남아공원숭이에 털렸다

입력 2010.02.28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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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성 축구대표팀 코치는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이 남아프리카공화국 휴양도시 선시티에서 진행한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 출전국 팀 워크숍에 참가했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머물던 숙소에 도둑이 든 것이다. 하지만 정해성 코치는 범인이 누구인지 알고 나서 그저 허탈하게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낮 시간대 잠시 워크숍 일정이 비어 숙소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려 했던 정 코치. 그는 방문을 여는 순간 기겁했다. 옷가지, 침구 등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고 냉장고, 서랍 등도 열려 있었다. 음료수 캔도 따 있었다. 누군가 방에 들어왔던 것이 틀림 없었다.



팀 워크숍 후 바로 귀국하는 것도 아니고 영국 런던으로 이동해 코트디부아르 대표팀과 평가전을 준비해야 하는 정 코치로서는 갑자기 머릿속이 하얘졌다.



현지의 높은 범죄율과 불안한 치안 사정으로 말미암은 우려의 목소리를 잘 알고 있던 터라 `이제는 FIFA가 마련해준 호텔도 안전하지 않은가 보다’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정 코치는 방을 둘러보다 랩톱 컴퓨터가 책상 위에 그대로 올려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상한 일이었다. 도둑이라면 고가의 랩톱 컴퓨터를 그냥 놔둘 리가 없을 터였다.



그때 연락을 받은 호텔 보안 담당 직원이 방으로 왔다. 직원은 잠시 현장을 둘러보더니 정 코치에게 웃으며 누구의 소행인지 알려줬다. 그가 지목한 범죄 용의자는 개코원숭이였다. 이런 일은 흔하다는 말투였다.



방 안은 어수선했지만, 자세히 보니 없어진 것은 객실 미니바의 음료수와 초콜릿 등 뿐이었다.



방이 5층이라 마음 놓고 베란다 문을 열어둔 것이 화근이었다.



정 코치는 그저 직원을 따라 웃을 수밖에 없었다. 단, `미니바 사용료는 원숭이에 받으라’고 한마디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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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해성 코치, 남아공원숭이에 털렸다
    • 입력 2010-02-28 10:24:40
    연합뉴스
정해성 축구대표팀 코치는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이 남아프리카공화국 휴양도시 선시티에서 진행한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 출전국 팀 워크숍에 참가했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머물던 숙소에 도둑이 든 것이다. 하지만 정해성 코치는 범인이 누구인지 알고 나서 그저 허탈하게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낮 시간대 잠시 워크숍 일정이 비어 숙소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려 했던 정 코치. 그는 방문을 여는 순간 기겁했다. 옷가지, 침구 등이 여기저기 널려 있었고 냉장고, 서랍 등도 열려 있었다. 음료수 캔도 따 있었다. 누군가 방에 들어왔던 것이 틀림 없었다.

팀 워크숍 후 바로 귀국하는 것도 아니고 영국 런던으로 이동해 코트디부아르 대표팀과 평가전을 준비해야 하는 정 코치로서는 갑자기 머릿속이 하얘졌다.

현지의 높은 범죄율과 불안한 치안 사정으로 말미암은 우려의 목소리를 잘 알고 있던 터라 `이제는 FIFA가 마련해준 호텔도 안전하지 않은가 보다’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정 코치는 방을 둘러보다 랩톱 컴퓨터가 책상 위에 그대로 올려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상한 일이었다. 도둑이라면 고가의 랩톱 컴퓨터를 그냥 놔둘 리가 없을 터였다.

그때 연락을 받은 호텔 보안 담당 직원이 방으로 왔다. 직원은 잠시 현장을 둘러보더니 정 코치에게 웃으며 누구의 소행인지 알려줬다. 그가 지목한 범죄 용의자는 개코원숭이였다. 이런 일은 흔하다는 말투였다.

방 안은 어수선했지만, 자세히 보니 없어진 것은 객실 미니바의 음료수와 초콜릿 등 뿐이었다.

방이 5층이라 마음 놓고 베란다 문을 열어둔 것이 화근이었다.

정 코치는 그저 직원을 따라 웃을 수밖에 없었다. 단, `미니바 사용료는 원숭이에 받으라’고 한마디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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