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 사회공헌 내역 비공개 논란

입력 2010.03.02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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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생명보험사 상장이 임박한 가운데 생보업계가 사회공헌기금 집행 내역을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생명보험사들은 지난 2007년 사회공헌기금을 조성하기로 한 이래 지금까지 950억원을 출연했지만, 이 자금의 사용처가 투명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생보 사회공헌기금이란

생보협회는 2일 사회공헌재원으로 2008년까지 632억6천800만원, 2009년에 317억3천600만원이 출연됐다고 밝혔다.

생보업계는 지난 2007년 11월 신뢰를 높이고 건전한 생명보험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업계 차원의 대규모 사회공헌을 추진하기로 하고 협약을 체결했다. 매년 각 사가 세전 이익의 0.25∼1.5%씩을 출연해 2026년까지 1조5천억원을 출연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실제 배경은 생보사 상장과 연결돼 있다. 상장 차익을 보험 가입자에게 배분하는 문제에 대한 논란을 불식시키고 상장을 성사시키려는 묘안이었다.

생보사 한 관계자는 "계약자에게는 과거에 배당을 충분히 했다고 생각하지만, 부수적으로 생보사 상장과 관련해 사회적 합의 차원에서 조성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출연 금액은 삼성생명이 708억6천만원으로 가장 많고 교보생명이 153억7천600만원, 대한생명이 32억9천만원이며, 이어 신한생명 15억원, 동양생명 8억원, 흥국생명 7억원, 금호생명 5억원 가량이다.

ING생명, AIA생명 등 외국계 4개사는 협약에 가입하지 않았으며, 그 밖에 지급여력비율이 150%에 미달하는 등의 경우는 면제된다.



◇어디에 사용되나

생보협회에 따르면 사회공헌기금은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과 생보협회 사회공헌기금, 사회공헌위원회 지정법인 3군데로 나누어 들어간다.

지금까지 집행된 금액은 사회공헌재단 기본 재산 약 300억원 외에 사회공헌재단이 62억9천400만원, 생보협회 기금이 51억2천900만원, 사회공헌위원회 지정법인에 175억3천500만원이다.

운영기관별로 사회공헌재단은 희귀난치성질환 지원, 저소득 치매노인 지원, 자살 예방, 저출산 해소, 사회적 의인 지원 등과 관련해 192개 단체에 공모를 통해 지원했다.

생보협회 사회공헌기금은 보험산업 발전을 위한 학술연구활동 지원, 보험.금융교육 지원 사업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생보협회 사회공헌기금의 지원 대상으로는 어린이 복지, 사회적 일자리 창출 관련 공익법인이 선정되는데 작년에는 25개 법인이 지정됐다.

생보협회는 그러나 더 이상의 구체적인 사용 내역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생보사회공헌 재단이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것 외에는 어느 단체에, 어떤 연구 활동에 얼마가 책정됐는지 등에 대해 알릴 수 없다는 것이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지금도 지원 요청이 하루 20건 이상 쇄도하는데, 사용처를 상세히 공개하면 운영이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또,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가 생보협회장과 학계대표 2인, 소비자 및 공익대표 2인, 사회복지전문가 1인, 생명보험업계 대표 3인으로 구성됐다는 점은 공개하면서도 개별 명단을 알려달라는 요구에는 응하지 않았다.



◇사회공헌기금 사용처 논란

대한생명이 이달 중순 상장이 예정돼있고 삼성생명도 5월께 상장을 계획하면서 일각에서 생보사회공헌기금 운영 내역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순천향대 김헌수 교수는 "당초 취지가 계약자에게 나눠줄 차익을 계산하기 어려우니 대신 사회공헌기금으로 내자고 한 것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계약자들이 기금 운영 내역에 대해 알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으로선 기금이 계약자를 위해 사용되는지, 보험업계의 이익을 위해 쓰이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김헌수 교수는 "사회공헌위원들이 계약자의 이익을 대변할만한 사람인지에 대해 알 수 없다는 점도 문제"라며 "이런 식으로는 소비자 신뢰를 얻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학계 일부에서도 생보업계가 학술 지원을 하면서 유리한 내용의 논문을 주문하는 등의 방식은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최근 "삼성생명이 내놓은 사회공헌기금이 로비 지금으로 돌아다닌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삼성생명은 이에 대해 "업계 협약에 따라 돈을 내기만 했지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해 관여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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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보 사회공헌 내역 비공개 논란
    • 입력 2010-03-02 06:20:37
    연합뉴스
주요 생명보험사 상장이 임박한 가운데 생보업계가 사회공헌기금 집행 내역을 공개하지 않아 논란이 되고 있다. 생명보험사들은 지난 2007년 사회공헌기금을 조성하기로 한 이래 지금까지 950억원을 출연했지만, 이 자금의 사용처가 투명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생보 사회공헌기금이란 생보협회는 2일 사회공헌재원으로 2008년까지 632억6천800만원, 2009년에 317억3천600만원이 출연됐다고 밝혔다. 생보업계는 지난 2007년 11월 신뢰를 높이고 건전한 생명보험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업계 차원의 대규모 사회공헌을 추진하기로 하고 협약을 체결했다. 매년 각 사가 세전 이익의 0.25∼1.5%씩을 출연해 2026년까지 1조5천억원을 출연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실제 배경은 생보사 상장과 연결돼 있다. 상장 차익을 보험 가입자에게 배분하는 문제에 대한 논란을 불식시키고 상장을 성사시키려는 묘안이었다. 생보사 한 관계자는 "계약자에게는 과거에 배당을 충분히 했다고 생각하지만, 부수적으로 생보사 상장과 관련해 사회적 합의 차원에서 조성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출연 금액은 삼성생명이 708억6천만원으로 가장 많고 교보생명이 153억7천600만원, 대한생명이 32억9천만원이며, 이어 신한생명 15억원, 동양생명 8억원, 흥국생명 7억원, 금호생명 5억원 가량이다. ING생명, AIA생명 등 외국계 4개사는 협약에 가입하지 않았으며, 그 밖에 지급여력비율이 150%에 미달하는 등의 경우는 면제된다. ◇어디에 사용되나 생보협회에 따르면 사회공헌기금은 생명보험사회공헌재단과 생보협회 사회공헌기금, 사회공헌위원회 지정법인 3군데로 나누어 들어간다. 지금까지 집행된 금액은 사회공헌재단 기본 재산 약 300억원 외에 사회공헌재단이 62억9천400만원, 생보협회 기금이 51억2천900만원, 사회공헌위원회 지정법인에 175억3천500만원이다. 운영기관별로 사회공헌재단은 희귀난치성질환 지원, 저소득 치매노인 지원, 자살 예방, 저출산 해소, 사회적 의인 지원 등과 관련해 192개 단체에 공모를 통해 지원했다. 생보협회 사회공헌기금은 보험산업 발전을 위한 학술연구활동 지원, 보험.금융교육 지원 사업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생보협회 사회공헌기금의 지원 대상으로는 어린이 복지, 사회적 일자리 창출 관련 공익법인이 선정되는데 작년에는 25개 법인이 지정됐다. 생보협회는 그러나 더 이상의 구체적인 사용 내역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생보사회공헌 재단이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것 외에는 어느 단체에, 어떤 연구 활동에 얼마가 책정됐는지 등에 대해 알릴 수 없다는 것이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지금도 지원 요청이 하루 20건 이상 쇄도하는데, 사용처를 상세히 공개하면 운영이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또,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가 생보협회장과 학계대표 2인, 소비자 및 공익대표 2인, 사회복지전문가 1인, 생명보험업계 대표 3인으로 구성됐다는 점은 공개하면서도 개별 명단을 알려달라는 요구에는 응하지 않았다. ◇사회공헌기금 사용처 논란 대한생명이 이달 중순 상장이 예정돼있고 삼성생명도 5월께 상장을 계획하면서 일각에서 생보사회공헌기금 운영 내역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순천향대 김헌수 교수는 "당초 취지가 계약자에게 나눠줄 차익을 계산하기 어려우니 대신 사회공헌기금으로 내자고 한 것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계약자들이 기금 운영 내역에 대해 알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으로선 기금이 계약자를 위해 사용되는지, 보험업계의 이익을 위해 쓰이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김헌수 교수는 "사회공헌위원들이 계약자의 이익을 대변할만한 사람인지에 대해 알 수 없다는 점도 문제"라며 "이런 식으로는 소비자 신뢰를 얻을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학계 일부에서도 생보업계가 학술 지원을 하면서 유리한 내용의 논문을 주문하는 등의 방식은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최근 "삼성생명이 내놓은 사회공헌기금이 로비 지금으로 돌아다닌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삼성생명은 이에 대해 "업계 협약에 따라 돈을 내기만 했지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해 관여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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