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작가 나스린 글 인도서 또 논란

입력 2010.03.02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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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교도를 자극하는 소설 때문에 끊임없이 도피생활을 해온 방글라데시 출신 여성작가 타슬리마 나스린(47)이 이번에는 부르카를 비난하는 글로 인도 남부 카르나타카주(州)에서 이슬람교도들의 격렬한 시위를 촉발했다.

2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카르나타카주 북부의 시모가 지구 등에서는 나스린의 글을 비난하는 이슬람교도들이 이틀째 폭동에 가까운 시위를 벌이고 있다.

현지어 신문이 여성에 대한 부르카 착용 강요를 비난하는 나스린의 글을 실으면서 촉발된 이번 시위로 지금까지 2명이 죽고 50여명이 부상했다.

또 시위대가 상점과 자동차 등에 불을 지르는 등 과격 양상을 보이고 경찰의 진압 수위가 높아지면서 시위는 인근 지역으로 점점 확산하고 있다.

주 정부는 시위 지역에 통행금지령을 내리고 주동자 검거에 나섰지만 사태는 진정되지 않고 있다.

시위 참가자들은 나스린의 글이 이슬람교도의 종교적 정서를 훼손했다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내과와 산부인과 의사 출신인 나스린은 성폭력 피해 여성 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페미니즘적 시각의 소설과 시를 써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슬람 남성에게 성폭행당하는 힌두교도 소녀의 삽화가 들어간 장편 '라자(방글라데시어로 수치)'가 방글라데시 이슬람교계의 비난을 받았고 결국 이슬람 원리주의자들로부터 사형선고를 받았다.

1993년 신성모독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나스린은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이듬해 길고 긴 망명길에 올라야 했다.

10년 이상 유럽지역을 떠돌던 그는 지난 2005년 벵갈어를 공유하는 인도 웨스트벵갈주(州) 콜카타로 건너와 정착했지만 2007년 출간한 소설 '쇼드(되갚음)'가 이슬람교도들의 분노를 사면서 다시 살해 위협에 시달렸다.

코란을 다시 써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이 소설로 인한 이슬람교도들의 폭동이 거세지자 나스린은 2008년 10월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델리로 피신했다.

또 그는 소설 가운데 문제의 소지가 있는 일부분을 스스로 삭제했지만 이슬람교도들의 살해 위협이 계속되자 인도를 떠났었다.

인도 정부는 최근 나스린에게 6개월간 체류할 수 있는 비자를 발급했지만, 더 이상은 자국 내 체류를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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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글라데시 작가 나스린 글 인도서 또 논란
    • 입력 2010-03-02 18:47:25
    연합뉴스
이슬람교도를 자극하는 소설 때문에 끊임없이 도피생활을 해온 방글라데시 출신 여성작가 타슬리마 나스린(47)이 이번에는 부르카를 비난하는 글로 인도 남부 카르나타카주(州)에서 이슬람교도들의 격렬한 시위를 촉발했다. 2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카르나타카주 북부의 시모가 지구 등에서는 나스린의 글을 비난하는 이슬람교도들이 이틀째 폭동에 가까운 시위를 벌이고 있다. 현지어 신문이 여성에 대한 부르카 착용 강요를 비난하는 나스린의 글을 실으면서 촉발된 이번 시위로 지금까지 2명이 죽고 50여명이 부상했다. 또 시위대가 상점과 자동차 등에 불을 지르는 등 과격 양상을 보이고 경찰의 진압 수위가 높아지면서 시위는 인근 지역으로 점점 확산하고 있다. 주 정부는 시위 지역에 통행금지령을 내리고 주동자 검거에 나섰지만 사태는 진정되지 않고 있다. 시위 참가자들은 나스린의 글이 이슬람교도의 종교적 정서를 훼손했다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내과와 산부인과 의사 출신인 나스린은 성폭력 피해 여성 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페미니즘적 시각의 소설과 시를 써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이슬람 남성에게 성폭행당하는 힌두교도 소녀의 삽화가 들어간 장편 '라자(방글라데시어로 수치)'가 방글라데시 이슬람교계의 비난을 받았고 결국 이슬람 원리주의자들로부터 사형선고를 받았다. 1993년 신성모독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나스린은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이듬해 길고 긴 망명길에 올라야 했다. 10년 이상 유럽지역을 떠돌던 그는 지난 2005년 벵갈어를 공유하는 인도 웨스트벵갈주(州) 콜카타로 건너와 정착했지만 2007년 출간한 소설 '쇼드(되갚음)'가 이슬람교도들의 분노를 사면서 다시 살해 위협에 시달렸다. 코란을 다시 써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이 소설로 인한 이슬람교도들의 폭동이 거세지자 나스린은 2008년 10월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델리로 피신했다. 또 그는 소설 가운데 문제의 소지가 있는 일부분을 스스로 삭제했지만 이슬람교도들의 살해 위협이 계속되자 인도를 떠났었다. 인도 정부는 최근 나스린에게 6개월간 체류할 수 있는 비자를 발급했지만, 더 이상은 자국 내 체류를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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