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 냄새 진동 선자령…곳곳에 전투기 잔해

입력 2010.03.02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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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공군 F-5 전투기 2대가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선자령(仙子嶺.해발 1천157m)' 일대 쌓인 눈밭에는 전투기 잔해가 곳곳에 널려 있었다.

그러나 조종사 시신과 기체 잔해 일부가 발견된 사고 현장은 군 당국이 접근을 통제해 취재진은 물론 119구조대, 경찰관 등 관계기관 관계자들도 접근할 수 없었다.

이날 오후 1시께 선자령 등산로 입구인 대관령 마을 휴게소를 출발해 허리춤까지 푹푹 빠지는 눈길을 헤치고 어렵게 선자령 정상 부근에 도달하는 순간 기름 냄새 진동하기 시작했다.

또 등산로 여기저기에는 검은 그을림이 먹물을 뿌린 듯 하얀 눈밭에 흩어져 있었다.

이어 선자령 8부 능선 등산로에서 서쪽 한일목장 방향 계곡으로 내려가자 전투기 잔해로 보이는 파편들이 보였다.

전투기가 추락한 지점으로 추정되는 이 계곡은 제당골로 대관령 마을 휴게소에서 오르는 등산로와 대관령면 의야지 마을 등산로 사이이다.

제당골은 깊은 계곡은 아니지만, 그동안 이 일대에 잇따라 내린 폭설로 눈이 2m 가까이 쌓여 있는데다 군 당국이 철저히 통제해 더는 접근할 수 없었다.

하지만, 선자령 일대에서 유일하게 제당골에 남아있는 낙엽수들이 화염에 그슬러 진 듯 검은색으로 변해 있어 사고 순간 엄청난 폭발을 가늠할 수 있었다.

이날 선자령 등반에 나섰다가 사고를 목격한 등산객들로 '꽝~'하는 굉음이 들리고 나서 기름 타는 냄새가 진동했다고 설명했다.

윤홍준(69) 씨도 "선자령 정상 부근에서 큰 굉음과 함께 매캐한 연기가 났다"며 "폭발한 기체로 추정되는 파편이 등산로 곳곳에 널려 있었다"며 폭발 당시 상황을 전했다.

광활한 '눈의 바다'로 변한 사고현장에는 이날 진눈깨비와 함께 대관령 특유의 강풍이 몰아쳐 선자령 등산로에서 손에 잡힐 듯한 검게 변한 낙엽수들도 어느 순간 시야에서 사라졌다 나타났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등산 전문가인 김부래(69) 씨는 "겨울 선자령은 살을 에는 듯한 칼바람과 폭설의 쾌감을 만끽하기 위해 전문 산악인만 찾는 지역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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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름 냄새 진동 선자령…곳곳에 전투기 잔해
    • 입력 2010-03-02 19:55:27
    연합뉴스
2일 공군 F-5 전투기 2대가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선자령(仙子嶺.해발 1천157m)' 일대 쌓인 눈밭에는 전투기 잔해가 곳곳에 널려 있었다. 그러나 조종사 시신과 기체 잔해 일부가 발견된 사고 현장은 군 당국이 접근을 통제해 취재진은 물론 119구조대, 경찰관 등 관계기관 관계자들도 접근할 수 없었다. 이날 오후 1시께 선자령 등산로 입구인 대관령 마을 휴게소를 출발해 허리춤까지 푹푹 빠지는 눈길을 헤치고 어렵게 선자령 정상 부근에 도달하는 순간 기름 냄새 진동하기 시작했다. 또 등산로 여기저기에는 검은 그을림이 먹물을 뿌린 듯 하얀 눈밭에 흩어져 있었다. 이어 선자령 8부 능선 등산로에서 서쪽 한일목장 방향 계곡으로 내려가자 전투기 잔해로 보이는 파편들이 보였다. 전투기가 추락한 지점으로 추정되는 이 계곡은 제당골로 대관령 마을 휴게소에서 오르는 등산로와 대관령면 의야지 마을 등산로 사이이다. 제당골은 깊은 계곡은 아니지만, 그동안 이 일대에 잇따라 내린 폭설로 눈이 2m 가까이 쌓여 있는데다 군 당국이 철저히 통제해 더는 접근할 수 없었다. 하지만, 선자령 일대에서 유일하게 제당골에 남아있는 낙엽수들이 화염에 그슬러 진 듯 검은색으로 변해 있어 사고 순간 엄청난 폭발을 가늠할 수 있었다. 이날 선자령 등반에 나섰다가 사고를 목격한 등산객들로 '꽝~'하는 굉음이 들리고 나서 기름 타는 냄새가 진동했다고 설명했다. 윤홍준(69) 씨도 "선자령 정상 부근에서 큰 굉음과 함께 매캐한 연기가 났다"며 "폭발한 기체로 추정되는 파편이 등산로 곳곳에 널려 있었다"며 폭발 당시 상황을 전했다. 광활한 '눈의 바다'로 변한 사고현장에는 이날 진눈깨비와 함께 대관령 특유의 강풍이 몰아쳐 선자령 등산로에서 손에 잡힐 듯한 검게 변한 낙엽수들도 어느 순간 시야에서 사라졌다 나타났다를 반복하고 있었다. 등산 전문가인 김부래(69) 씨는 "겨울 선자령은 살을 에는 듯한 칼바람과 폭설의 쾌감을 만끽하기 위해 전문 산악인만 찾는 지역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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