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유령 도시된 ‘칠레 콘셉시온’을 가다

입력 2010.03.03 (23:2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멘트>

칠레 지진의 사망자가 8백 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치안을 확보하기 위해 중무장 군인들이 추가로 투입되는가 하면 통금시간이 하루에 18시간으로 연장됐습니다.

국제팀 이병도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봅니다.

<질문> 이 기자, KBS 특파원이 한국 방송으로는 처음으로 최대 지진 피해 지역에 들어갔죠?

<답변>그렇습니다. 이번 지진의 진앙지에서 가장 가까워서 큰 피해를 입은 도시가 콘셉시온이라는 곳인데요.

황상무 특파원이 전해 온 화면 보시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이번 강진으로 교량은 형체만 남을 정도로 파괴가 됐습니다.

콘셉시온 중심가의 이 15층 아파트는 마치 뿌리가 뽑힌 것처럼 완전히 뒤로 넘어갔습니다.

사고 당시 건물 안에는 150여 명의 사람들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금까지 8명이 숨지고 79명이 구조됐습니다.

길 건너편으로는 밀가루 공장의 구조물이 주저앉은 모습도 보입니다.

상가는 대부분 문을 닫았고 사람들은 생필품을 구하기 위해 하루종일 줄을 서고 있습니다.

콘셉시온에는 오늘도 군병력이 추가로 투입돼 만 7천명으로 늘었습니다.

<질문> 칠레 당국이 약탈과 방화를 막기 위해 통행금지 시간을 더 확대했는데요. 그래서 상황이 조금 나아졌나요?

<답변> 네, 앞서 보신 것처럼 중화기까지 동원한 삼엄한 경비가 이뤄지면서 치안은 상당부분 확보가 됐다는 게 현지 KBS 취재진의 얘깁니다.

어둠이 깔린 거리를 총을 든 군인들이 순찰을 돌고 있구요.

통금을 어긴 주민들을 곧바로 현장에서 체포합니다.

대낮에도 거리는 텅 비어 있는데요.

해가 지는 저녁 6시부터 낮 12시까지, 그러니까 18시간으로 통금이 확대됐기 때문입니다.

하루의 4분의 3 동안 거리를 다닐 수 없게 되면서 약탈과 방화는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지진 당시 참상을 보여주는 화면도 속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보시는 화면은 한 나이트 클럽의 모습인데요.

지진으로 땅이 흔들리면서 사람들이 건물 바깥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천장에서는 파편들이 무너져 내리면서 내부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지진이 일어나기 전 평화로웠던 해변 휴양지는 지진해일이 몰려오면서 순식간에 폐허로 변했구요.

육지로 2백미터나 몰려온 해일은 은퇴한 사람들이 타고 있던 이 버스를 덮쳐서 모두 40여 명이 숨졌습니다.

목격자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목격자 : "70대 정도 된 분이었는데 지팡이에 의지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제대로 피하지 못하고 그저 기도만 하고 있더라구요."

오늘까지 집계된 공식사망자는 795명, 8백명을 넘어설 기셉니다.

<질문>칠레에 대한 세계 각국의 지원도 본격화되고 있죠?

<답변> 네, 칠레와의 오랜 국경분쟁으로 앙숙관곈인 페루의 대통령이 구호품을 싣고 직접 칠레를 찾았습니다.
페루 대통령의 말 들어보시죠.

<녹취> 앨란 가르시아(페루 대통령) : "페루 국민을 대표해서 고통을 겪고 있는 우리 이웃인 칠레 국민에게 위로를 드립니다."

검소한 차림으로 유명한 볼리비아 대통령은 자기 월급의 절반을 내놓겠다고 했구요,

힐러리 미국 국무장관도 칠레 정부가 급히 요청한 위성전화 25대를 직접 들고와 전폭적인 추가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우리 나라도 2백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구요.

유럽연합과 호주, 일본 중국도 각각 수백만 달러씩을 지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런 지원에 힘을 받아 구호품 배급도 본격화되기 시작했고 주민들도 무너진 집과 건물을 청소하는 등 재기의 의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질문> 이렇게 복구작업은 시작됐지만 아직도 도로와 통신이 끊긴 상태여서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요.어떤가요?

<답변>네 그렇습니다. 곳곳에 도로가 끊기고 통신도 마비된 칠레에선 부모와 형제를 찾아 나서는 애타는 행렬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 버스 터미널인데요.

지진 피해지역에서 올라온 시외버스의 문이 열리자 극적인 모자상봉이 이뤄집니다.

지진 발생지역에 가 있던 아들과 연락이 닿지 않아 생사 여부를 알지 못했는데 아들이 천신만고 끝에 살아 돌아온 겁니다.

모자의 사연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카르멘(아들 상봉 어머니) : "휴대전화가 안 돼서 아들의 생사를 알 수 없어 걱정이 많았죠."

<녹취> 리카르도(생환 아들) : "평소대로 휴가를 갔는데 갑자기 발생한 일이라 어떻게 해야할 지 몰랐습니다."

항공사와 여행사마다 연락이 두절된 가족들을 찾아나서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실종된 사람들이 수백 명인 칠레에서는 가족을 찾는 애타는 발걸음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취재현장] 유령 도시된 ‘칠레 콘셉시온’을 가다
    • 입력 2010-03-03 23:26:55
    뉴스라인 W
<앵커 멘트> 칠레 지진의 사망자가 8백 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치안을 확보하기 위해 중무장 군인들이 추가로 투입되는가 하면 통금시간이 하루에 18시간으로 연장됐습니다. 국제팀 이병도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봅니다. <질문> 이 기자, KBS 특파원이 한국 방송으로는 처음으로 최대 지진 피해 지역에 들어갔죠? <답변>그렇습니다. 이번 지진의 진앙지에서 가장 가까워서 큰 피해를 입은 도시가 콘셉시온이라는 곳인데요. 황상무 특파원이 전해 온 화면 보시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이번 강진으로 교량은 형체만 남을 정도로 파괴가 됐습니다. 콘셉시온 중심가의 이 15층 아파트는 마치 뿌리가 뽑힌 것처럼 완전히 뒤로 넘어갔습니다. 사고 당시 건물 안에는 150여 명의 사람들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금까지 8명이 숨지고 79명이 구조됐습니다. 길 건너편으로는 밀가루 공장의 구조물이 주저앉은 모습도 보입니다. 상가는 대부분 문을 닫았고 사람들은 생필품을 구하기 위해 하루종일 줄을 서고 있습니다. 콘셉시온에는 오늘도 군병력이 추가로 투입돼 만 7천명으로 늘었습니다. <질문> 칠레 당국이 약탈과 방화를 막기 위해 통행금지 시간을 더 확대했는데요. 그래서 상황이 조금 나아졌나요? <답변> 네, 앞서 보신 것처럼 중화기까지 동원한 삼엄한 경비가 이뤄지면서 치안은 상당부분 확보가 됐다는 게 현지 KBS 취재진의 얘깁니다. 어둠이 깔린 거리를 총을 든 군인들이 순찰을 돌고 있구요. 통금을 어긴 주민들을 곧바로 현장에서 체포합니다. 대낮에도 거리는 텅 비어 있는데요. 해가 지는 저녁 6시부터 낮 12시까지, 그러니까 18시간으로 통금이 확대됐기 때문입니다. 하루의 4분의 3 동안 거리를 다닐 수 없게 되면서 약탈과 방화는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지진 당시 참상을 보여주는 화면도 속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보시는 화면은 한 나이트 클럽의 모습인데요. 지진으로 땅이 흔들리면서 사람들이 건물 바깥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천장에서는 파편들이 무너져 내리면서 내부는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지진이 일어나기 전 평화로웠던 해변 휴양지는 지진해일이 몰려오면서 순식간에 폐허로 변했구요. 육지로 2백미터나 몰려온 해일은 은퇴한 사람들이 타고 있던 이 버스를 덮쳐서 모두 40여 명이 숨졌습니다. 목격자의 말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 목격자 : "70대 정도 된 분이었는데 지팡이에 의지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제대로 피하지 못하고 그저 기도만 하고 있더라구요." 오늘까지 집계된 공식사망자는 795명, 8백명을 넘어설 기셉니다. <질문>칠레에 대한 세계 각국의 지원도 본격화되고 있죠? <답변> 네, 칠레와의 오랜 국경분쟁으로 앙숙관곈인 페루의 대통령이 구호품을 싣고 직접 칠레를 찾았습니다. 페루 대통령의 말 들어보시죠. <녹취> 앨란 가르시아(페루 대통령) : "페루 국민을 대표해서 고통을 겪고 있는 우리 이웃인 칠레 국민에게 위로를 드립니다." 검소한 차림으로 유명한 볼리비아 대통령은 자기 월급의 절반을 내놓겠다고 했구요, 힐러리 미국 국무장관도 칠레 정부가 급히 요청한 위성전화 25대를 직접 들고와 전폭적인 추가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우리 나라도 2백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구요. 유럽연합과 호주, 일본 중국도 각각 수백만 달러씩을 지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런 지원에 힘을 받아 구호품 배급도 본격화되기 시작했고 주민들도 무너진 집과 건물을 청소하는 등 재기의 의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질문> 이렇게 복구작업은 시작됐지만 아직도 도로와 통신이 끊긴 상태여서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요.어떤가요? <답변>네 그렇습니다. 곳곳에 도로가 끊기고 통신도 마비된 칠레에선 부모와 형제를 찾아 나서는 애타는 행렬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 버스 터미널인데요. 지진 피해지역에서 올라온 시외버스의 문이 열리자 극적인 모자상봉이 이뤄집니다. 지진 발생지역에 가 있던 아들과 연락이 닿지 않아 생사 여부를 알지 못했는데 아들이 천신만고 끝에 살아 돌아온 겁니다. 모자의 사연 직접 들어보시죠. <녹취>카르멘(아들 상봉 어머니) : "휴대전화가 안 돼서 아들의 생사를 알 수 없어 걱정이 많았죠." <녹취> 리카르도(생환 아들) : "평소대로 휴가를 갔는데 갑자기 발생한 일이라 어떻게 해야할 지 몰랐습니다." 항공사와 여행사마다 연락이 두절된 가족들을 찾아나서려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실종된 사람들이 수백 명인 칠레에서는 가족을 찾는 애타는 발걸음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