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총선, ‘안정화’ 씨앗 되나?

입력 2010.03.14 (12:45) 수정 2010.12.23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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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러시아에서 한국 유학생들이 피습당하는 사건이 잇따라 일어나면서 현지 교민 사회가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두 사건 모두 인종혐오 범죄로 추정되는데요, 모스크바에 유학중인 한국 학생 중 상당수가 크고 작은 폭력 피해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러시아에 만연한 인종혐오 범죄의 실상은 잠시 뒤에 전해드리고, 먼저 이라크 총선거 관련 소식으로 오늘 순서 시작합니다.

이라크 정부의 자치능력과 민주주의의 시험대로 여겨졌던 총선거가 지난 7일 치러졌습니다.

예상대로 선거를 방해하려는 저항세력의 공세가 거셌습니다.

투표율이 60%를 넘기면서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확인됐는데요.

이제 관심은 이라크에 안정적인 정부가 들어설 수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향후 이라크 정세의 중대 전환점이 될 이번 총선거, 두바이 정창준 특파원 연결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정창준 특파원, 선거를 민주주의의 축제이라고 합니다만 이번 이라크 총선 상당히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죠?

<리포트>

총선은 한마디로 테러 위협이 최고조인 상태에서 치러졌습니다.

이라크 내 알카에다 조직은 총선 투표시간을 통행금지 시간으로 경고했습니다,

또 총선을 앞두고도 저항세력이 부재자 투표소 등에 자살폭탄공격을 감행하는 등 저항공격이 계속되는 가운데 총선 일을 맞았는데요.

총선 당일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투표시작 시간인 아침 7시를 전후해 수도 바그다드를 비롯해 팔루자, 바쿠바 등지에서 로켓과 박격포 공격이 이어졌습니다.

바그다드 북부 한 건물이 로켓 공격에 무너져 25명이 숨지고 서부의 한 건물에선 폭탄이 터져 4명이 숨지는 등 투표당일에만 모두 38명이 희생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라크 당국도 총선 일을 맞아 바그다드 공항을 폐쇄하고 수도에선 50미터 간격으로 검문소를 설치하는 등 최고경비태세를 유지했지만 이 같은 저항 공격을 막아내지는 못했습니다.

사실상 이라크 유권자들은 생명의 위협 속에 투표를 치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질문> 생명을 걸고 투표소에 가야 할 만큼 위험한 상황이었는데도... 투표율이 예상보다 높았다구요?

<답변>

네, 당초 60%를 넘길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팽배했었습니다.

또 투표 시작 시간에 저항공격이 집중되면서, 투표의지를 꺾지 않을까하는 비관적 전망도 나왔었는데요.

이라크 선거관리위원회는 총선투표율이 62.4%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유권자는 총 천9백만 명이었는데요.

이 같은 수치는 지난 2005년 총선보다는 낮지만 지난해 1월 치러진 지방선거의 투표율 51%보다 높고, 선관위 당국의 예상치보다도 다소 높은 수준입니다.

특히 투표당일의 상황을 감안하면 평가할 만한 투표율이라는 분석입니다.

무장 세력의 차량폭탄공격을 막기 위해 차량통행이 금지되면서 유권자들이 걸어서 투표소로 향했고, 바그다드의 경우는 5백 미터마다 검문소가 설치돼 이중삼중의 검문을 받는 불편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투표 참여를 위협하는 폭력행위에도 불구하고 참정권을 행사한 이라크 국민들에게 무한한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 등도 이라크 국민의 테러 극복의지를 높게 평가했습니다.

<질문 2> 개표가 지금 진행 중이라고 하는데 결과는 어떻게 나타나고 있습니까?

<답변>

일단 개표가 30%대에 있어 아직은 초반이라 볼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누리 알-말리키 총리가 이끄는 `법치국가연합'이 접전 속에 앞서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당연합체도 과반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 총리선출이나 내각구성에서 정파 간 합종연횡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올해 6월 임기를 마치는 말리키 총리의 연임여부도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선관위는 개표가 완료되는 오는 18일쯤 공식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지난 2003년 사담 후세인 정권 붕괴이후 두 번째 정식 총선인 이번 선거에는 325개 의석을 놓고 6천백여명의 후보가 경합을 벌였습니다.

<질문 3> 아직 초반 결과이긴 하지만 이 같은 표심이 이라크 정세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

<답변>

정파 간 합종연횡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이해관계에 따라 정국이 혼란을 빚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총리선출과 내각구성과정에서 수개월동안 정치공백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하지만 대외정책 기조. 특히 미군 철군문제에 있어서는 시아파가 주도하는 현 정국 하에서는 큰 이견이 없는 상황입니다.

특히 알 말리키 총리가 이끄는 '법치국가연합'은 수니와 시아 정당 등 40여개 정당으로 구성된 연합체로 총선 승리를 통해 말리키 총리가 연임될 경우 현 정책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알라위 전 총리가 이끄는 시아-수니 정당연맹체인 이라키야도 약진하고 있습니다.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시아파 정당 '이라크이슬람최고회의'와 반미 강경파 알 사드르 정파가 연합한 '이라크 국민연맹'인데요.

친이란 성향을 띄고 있어 이들이 선전할 경우엔 이란과의 관계가 더욱 밀접해 질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개표분위기로 봐서는 시아와 수니 양대 정파 속에서 쿠르드 정파가 유전 등을 둘러싼 이권을 챙기면서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될 것으로 보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질문 4> 이라크에서 미군을 철수시키는 계획이 이미 나와 있는데... 이번 총선이 철수 일정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요?

<답변>

일단 미국과 이라크에서 총선이후 나오는 반응을 종합해보면 이라크 주둔 미군의 철군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라크 총선 직후, 내년 말까지 모든 미군을 이라크에서 철수할 것이라며 미국과 이라크 간 안보협정 준수의지를 거듭 밝혔습니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도 일부 치안우려가 철군을 지연시킬 수도 있다는 관측에 대해, 이번 총선 테러는 놀라울 정도로 경미한 수준이라며 평가 절하했습니다.

이라크 주둔 미군은 현재 9만 6천명 수준인데 계획대로라면 올해 8월까지는 전투 병력을 모두 철수하고 5만여 명만 남긴 뒤, 나머지 잔류 병력도 내년 말까지 철수할 예정입니다.

총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법치국가연합의 지도자인 말리키 총리는 미군 철수일정과 관련해 당초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단언해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연속성이 유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저항공격으로 인한 이라크 내 희생자 수가 350여명으로 지난 1월 190여명보다 급증하는 등 치안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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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라크 총선, ‘안정화’ 씨앗 되나?
    • 입력 2010-03-14 12:45:59
    • 수정2010-12-23 18:52:40
    특파원 현장보고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러시아에서 한국 유학생들이 피습당하는 사건이 잇따라 일어나면서 현지 교민 사회가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두 사건 모두 인종혐오 범죄로 추정되는데요, 모스크바에 유학중인 한국 학생 중 상당수가 크고 작은 폭력 피해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러시아에 만연한 인종혐오 범죄의 실상은 잠시 뒤에 전해드리고, 먼저 이라크 총선거 관련 소식으로 오늘 순서 시작합니다. 이라크 정부의 자치능력과 민주주의의 시험대로 여겨졌던 총선거가 지난 7일 치러졌습니다. 예상대로 선거를 방해하려는 저항세력의 공세가 거셌습니다. 투표율이 60%를 넘기면서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확인됐는데요. 이제 관심은 이라크에 안정적인 정부가 들어설 수 있을까 하는 점입니다. 향후 이라크 정세의 중대 전환점이 될 이번 총선거, 두바이 정창준 특파원 연결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정창준 특파원, 선거를 민주주의의 축제이라고 합니다만 이번 이라크 총선 상당히 살벌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죠? <리포트> 총선은 한마디로 테러 위협이 최고조인 상태에서 치러졌습니다. 이라크 내 알카에다 조직은 총선 투표시간을 통행금지 시간으로 경고했습니다, 또 총선을 앞두고도 저항세력이 부재자 투표소 등에 자살폭탄공격을 감행하는 등 저항공격이 계속되는 가운데 총선 일을 맞았는데요. 총선 당일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투표시작 시간인 아침 7시를 전후해 수도 바그다드를 비롯해 팔루자, 바쿠바 등지에서 로켓과 박격포 공격이 이어졌습니다. 바그다드 북부 한 건물이 로켓 공격에 무너져 25명이 숨지고 서부의 한 건물에선 폭탄이 터져 4명이 숨지는 등 투표당일에만 모두 38명이 희생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라크 당국도 총선 일을 맞아 바그다드 공항을 폐쇄하고 수도에선 50미터 간격으로 검문소를 설치하는 등 최고경비태세를 유지했지만 이 같은 저항 공격을 막아내지는 못했습니다. 사실상 이라크 유권자들은 생명의 위협 속에 투표를 치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질문> 생명을 걸고 투표소에 가야 할 만큼 위험한 상황이었는데도... 투표율이 예상보다 높았다구요? <답변> 네, 당초 60%를 넘길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팽배했었습니다. 또 투표 시작 시간에 저항공격이 집중되면서, 투표의지를 꺾지 않을까하는 비관적 전망도 나왔었는데요. 이라크 선거관리위원회는 총선투표율이 62.4%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유권자는 총 천9백만 명이었는데요. 이 같은 수치는 지난 2005년 총선보다는 낮지만 지난해 1월 치러진 지방선거의 투표율 51%보다 높고, 선관위 당국의 예상치보다도 다소 높은 수준입니다. 특히 투표당일의 상황을 감안하면 평가할 만한 투표율이라는 분석입니다. 무장 세력의 차량폭탄공격을 막기 위해 차량통행이 금지되면서 유권자들이 걸어서 투표소로 향했고, 바그다드의 경우는 5백 미터마다 검문소가 설치돼 이중삼중의 검문을 받는 불편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성명을 통해 투표 참여를 위협하는 폭력행위에도 불구하고 참정권을 행사한 이라크 국민들에게 무한한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 등도 이라크 국민의 테러 극복의지를 높게 평가했습니다. <질문 2> 개표가 지금 진행 중이라고 하는데 결과는 어떻게 나타나고 있습니까? <답변> 일단 개표가 30%대에 있어 아직은 초반이라 볼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누리 알-말리키 총리가 이끄는 `법치국가연합'이 접전 속에 앞서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당연합체도 과반의석을 확보하지 못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 총리선출이나 내각구성에서 정파 간 합종연횡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올해 6월 임기를 마치는 말리키 총리의 연임여부도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선관위는 개표가 완료되는 오는 18일쯤 공식 결과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지난 2003년 사담 후세인 정권 붕괴이후 두 번째 정식 총선인 이번 선거에는 325개 의석을 놓고 6천백여명의 후보가 경합을 벌였습니다. <질문 3> 아직 초반 결과이긴 하지만 이 같은 표심이 이라크 정세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 <답변> 정파 간 합종연횡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이해관계에 따라 정국이 혼란을 빚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총리선출과 내각구성과정에서 수개월동안 정치공백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하지만 대외정책 기조. 특히 미군 철군문제에 있어서는 시아파가 주도하는 현 정국 하에서는 큰 이견이 없는 상황입니다. 특히 알 말리키 총리가 이끄는 '법치국가연합'은 수니와 시아 정당 등 40여개 정당으로 구성된 연합체로 총선 승리를 통해 말리키 총리가 연임될 경우 현 정책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입니다. 알라위 전 총리가 이끄는 시아-수니 정당연맹체인 이라키야도 약진하고 있습니다.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시아파 정당 '이라크이슬람최고회의'와 반미 강경파 알 사드르 정파가 연합한 '이라크 국민연맹'인데요. 친이란 성향을 띄고 있어 이들이 선전할 경우엔 이란과의 관계가 더욱 밀접해 질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개표분위기로 봐서는 시아와 수니 양대 정파 속에서 쿠르드 정파가 유전 등을 둘러싼 이권을 챙기면서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될 것으로 보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질문 4> 이라크에서 미군을 철수시키는 계획이 이미 나와 있는데... 이번 총선이 철수 일정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요? <답변> 일단 미국과 이라크에서 총선이후 나오는 반응을 종합해보면 이라크 주둔 미군의 철군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여집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라크 총선 직후, 내년 말까지 모든 미군을 이라크에서 철수할 것이라며 미국과 이라크 간 안보협정 준수의지를 거듭 밝혔습니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도 일부 치안우려가 철군을 지연시킬 수도 있다는 관측에 대해, 이번 총선 테러는 놀라울 정도로 경미한 수준이라며 평가 절하했습니다. 이라크 주둔 미군은 현재 9만 6천명 수준인데 계획대로라면 올해 8월까지는 전투 병력을 모두 철수하고 5만여 명만 남긴 뒤, 나머지 잔류 병력도 내년 말까지 철수할 예정입니다. 총선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법치국가연합의 지도자인 말리키 총리는 미군 철수일정과 관련해 당초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단언해 총선에서 승리한다면 연속성이 유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저항공격으로 인한 이라크 내 희생자 수가 350여명으로 지난 1월 190여명보다 급증하는 등 치안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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