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운영 실태 ‘허점 투성이’

입력 2010.03.15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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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들이 경영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음에도 지난해 자체 감사 결과 내역을 보면 허점투성이였다.

자체 감사에서도 비리, 횡령, 과다 지급, 근무태만 등이 숱하게 지적될 정도여서 감사원 등 외부 감사가 집중적으로 실시될 경우 더 많은 문제점이 적발될 것으로 보인다.

공공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는 이같은 공기업의 비리에 철퇴를 내리기 위해 올해 감사 제도를 강화하는 등 공공기관 선진화에 고삐를 당길 방침이다.

◇ 횡령.금품 수수 비리..공공기관 무방비

15일 재정부가 운영하는 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한국체육산업개발을 정기 감사한 결과 분당스포츠센터 입점상가에서 납부하는 임대보증금, 임대료 및 관리비를 공단 수입으로 처리하지 않고 담당자가 횡령한 사실이 적발됐다.

경정 방송녹화장비(VCR) 헤드를 허위 교체했다가 발각되기도 했다. 당시 VCR 담당자가 2006년에 1회, 2007년에 2회에 걸쳐 총 7대의 경정 VCR 헤드를 교체한다고 결제받고서 실제로는 1대만 교체하고 6대는 교체하지 않으면서 7대분 대금을 공단 예산으로 업체에 지급한 뒤 업체로부터 1천850만원의 현금을 수령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경우 허위 조작한 금액을 환급금으로 등록해 지인이 관리하는 차명계좌로 입금하는 방법 등으로 1억9천여만원을 횡령하고 1천700만원을 특정 사업장의 보험료와 상계 충당한 사례가 적발돼 관련자가 변상조치 및 징계 요구를 받기도 했다.

한국체육산업개발의 직영사업장인 올팍축구장 매니저는 지난해 2월 27일부터 7월 4일까지 회원들이 현금으로 결제한 축구교실 수강료 7천464만원 중 5천347만원을 횡령하기도 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의 경우 승강기 유지 관리 및 안전점검 업무 담당자가 관내 승강기 보수공사 관련정보를 부당하게 제공하고 그 대가로 8차례에 걸쳐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았다. 주거환경개선사업지구의 건축감독 및 감리지원업무 담당자는 수급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하고 골프접대를 받았다가 정직을 당했다.

한국공항공사에서는 임차사택 보증금을 즉시 반환하지 않고 임의보관하다 사용한뒤 반환한 관련자가 파면 처분되기도 했다.

◇ 공공기관 돈은 눈먼 돈..도덕적 해이 심해

국민체육진흥공단은 공단 임원들이 임의로 공단 간부급 직원 및 공단과 업무 관계가 불분명한 인사들과 동반해 골프 회원권을 사용했으며 총 4명의 임원에게 교육비 4천만원을 부적절하게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올림픽의 날'을 유급휴무일로 지정하는 등 도덕적 해이도 심했다.

한국관광공사는 파리에서 열린 세계관광기구(WTO) 집행이사회 참석과 관련해 비즈니스센터 이용료, 음료비 및 초청인사의 룸서비스 이용료 등을 숙박비로 계산하고 조식비까지 이중으로 청구하기도 했다.

그랜드코리아레저는 2008년 7월 23일과 7월 25일자로 고객 4명에 대해 15억원 가량의 외상매출금이 생겼으나 공식적인 상환 조치를 하지 않아 회수가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북한댐의 무단방류로 댐 하류의 임진강에서 인명 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관련자 징계 조치를 취했다. 조사 결과 임진강건설단의 관리자가 홍수예경보 관련 업무를 담당직원에게 위임 후 관리를 소홀했으며 홍수예경보시설 운영담당자는 경보국 통신망의 비정상상태를 장시간 방치하고 하자관리를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본사 담당부서는 공식적 업무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통신망 이중화를 중지하고 수위데이터 관련 알람 기능을 해제했다. 임진강건설단 당직자의 경우 근무지를 무단으로 이탈하고 당직전화에 불응하는 등 당직근무를 태만히하는 총체적 부실을 보여줬다.

재정부 관계자는 "공기업이 자체 감사를 통해 내부 비리 척결에 힘쓰고 있지만 아직도 외부의 시각이 곱지 않은 만큼 내부 감사 제도를 더욱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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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기관 운영 실태 ‘허점 투성이’
    • 입력 2010-03-15 06:38:15
    연합뉴스
공공기관들이 경영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음에도 지난해 자체 감사 결과 내역을 보면 허점투성이였다. 자체 감사에서도 비리, 횡령, 과다 지급, 근무태만 등이 숱하게 지적될 정도여서 감사원 등 외부 감사가 집중적으로 실시될 경우 더 많은 문제점이 적발될 것으로 보인다. 공공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는 이같은 공기업의 비리에 철퇴를 내리기 위해 올해 감사 제도를 강화하는 등 공공기관 선진화에 고삐를 당길 방침이다. ◇ 횡령.금품 수수 비리..공공기관 무방비 15일 재정부가 운영하는 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한국체육산업개발을 정기 감사한 결과 분당스포츠센터 입점상가에서 납부하는 임대보증금, 임대료 및 관리비를 공단 수입으로 처리하지 않고 담당자가 횡령한 사실이 적발됐다. 경정 방송녹화장비(VCR) 헤드를 허위 교체했다가 발각되기도 했다. 당시 VCR 담당자가 2006년에 1회, 2007년에 2회에 걸쳐 총 7대의 경정 VCR 헤드를 교체한다고 결제받고서 실제로는 1대만 교체하고 6대는 교체하지 않으면서 7대분 대금을 공단 예산으로 업체에 지급한 뒤 업체로부터 1천850만원의 현금을 수령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경우 허위 조작한 금액을 환급금으로 등록해 지인이 관리하는 차명계좌로 입금하는 방법 등으로 1억9천여만원을 횡령하고 1천700만원을 특정 사업장의 보험료와 상계 충당한 사례가 적발돼 관련자가 변상조치 및 징계 요구를 받기도 했다. 한국체육산업개발의 직영사업장인 올팍축구장 매니저는 지난해 2월 27일부터 7월 4일까지 회원들이 현금으로 결제한 축구교실 수강료 7천464만원 중 5천347만원을 횡령하기도 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의 경우 승강기 유지 관리 및 안전점검 업무 담당자가 관내 승강기 보수공사 관련정보를 부당하게 제공하고 그 대가로 8차례에 걸쳐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았다. 주거환경개선사업지구의 건축감독 및 감리지원업무 담당자는 수급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하고 골프접대를 받았다가 정직을 당했다. 한국공항공사에서는 임차사택 보증금을 즉시 반환하지 않고 임의보관하다 사용한뒤 반환한 관련자가 파면 처분되기도 했다. ◇ 공공기관 돈은 눈먼 돈..도덕적 해이 심해 국민체육진흥공단은 공단 임원들이 임의로 공단 간부급 직원 및 공단과 업무 관계가 불분명한 인사들과 동반해 골프 회원권을 사용했으며 총 4명의 임원에게 교육비 4천만원을 부적절하게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올림픽의 날'을 유급휴무일로 지정하는 등 도덕적 해이도 심했다. 한국관광공사는 파리에서 열린 세계관광기구(WTO) 집행이사회 참석과 관련해 비즈니스센터 이용료, 음료비 및 초청인사의 룸서비스 이용료 등을 숙박비로 계산하고 조식비까지 이중으로 청구하기도 했다. 그랜드코리아레저는 2008년 7월 23일과 7월 25일자로 고객 4명에 대해 15억원 가량의 외상매출금이 생겼으나 공식적인 상환 조치를 하지 않아 회수가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북한댐의 무단방류로 댐 하류의 임진강에서 인명 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관련자 징계 조치를 취했다. 조사 결과 임진강건설단의 관리자가 홍수예경보 관련 업무를 담당직원에게 위임 후 관리를 소홀했으며 홍수예경보시설 운영담당자는 경보국 통신망의 비정상상태를 장시간 방치하고 하자관리를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본사 담당부서는 공식적 업무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통신망 이중화를 중지하고 수위데이터 관련 알람 기능을 해제했다. 임진강건설단 당직자의 경우 근무지를 무단으로 이탈하고 당직전화에 불응하는 등 당직근무를 태만히하는 총체적 부실을 보여줬다. 재정부 관계자는 "공기업이 자체 감사를 통해 내부 비리 척결에 힘쓰고 있지만 아직도 외부의 시각이 곱지 않은 만큼 내부 감사 제도를 더욱 강화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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