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 유치원비 200만 원 ‘훌쩍’

입력 2010.03.15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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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비가 저소득층을 더욱 힘겹게 하고 있다. 중산층이라도 교육비 때문에 허리가 휠 지경이다.

14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한 달 벌이가 100만원이 안되는 부모가 자녀를 학원에 보내느라 월 6만1천원이나 썼다.

월 300만원 이상 버는 중산층이라 해도 자녀 교육에 조금 욕심을 내다보면 1명 교육비가 100만원을 넘어가기 십상이니 살림살이가 여유롭지 않다.

게다가 교육 물가는 편법을 이용해 가며 슬금슬금 오르고 있어 사교육비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시골.저소득 가구에 부담 가중

교육비 상승은 시골 지역과 저소득층에 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작년 월평균 사교육비는 24만2천원으로 전년보다 3.9% 상승했는데 월 소득 100만원 미만인 가구의 사교육비는 월평균 6만1천원으로 전년보다 13.0% 급증했다.

경기도 안 좋은데 사교육비 지출은 2008년 상승률 1.9%의 7배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갔다.

반면 월 소득 300만~400만원은 0.4% 증가하는데 그쳤고 400만~500만원은 1.3%, 200만~300만원과 100만원~200만원은 1.9% 늘었다.

지역별로는 읍면지역이 월평균 15만6천원으로 전년보다 24.8% 급증했다. 2008년 상승률 3.3%의 7.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는 광역시가 1.3%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서울 지역은 11.8% 상승했으며 중소도시는 1.2% 올랐다.

경제활동별로는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가구가 8만4천원으로 7.7%나 상승해 외벌이 가구의 5.1%를 웃돌았다. 맞벌이 가구는 2.9%에 그쳤다.

◇교육열 높이니..아이 둘에 월 200만원 훌쩍

사교육비는 중산층에게도 무거운 부담이다. 김모씨는 지난해까지 6세와 7세 두 아들을 모두 영어학원 유치부(일명 영어유치원)에 보냈다. 이 비용만 월 200만원이 넘게 들었다.

최모씨는 영어학원 유치부에 다니던 첫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교육비 지출이 줄어 한숨 돌렸지만, 그래도 미술, 축구, 학습지 등을 하는 비용을 합치면 40만원가량은 든다.

강모씨는 주변에 큰아이는 영어학원 유치부, 작은 아이는 놀이학교에 보내는 경우가 있어, 따라해야할지 고민하고 있다. 그가 사는 동네 영어학원 유치부는 월 104만원, 놀이학교는 월 75만원씩이니 두 아이에게 기본으로 180만원 정도 드는 것이다.

이 모씨는 아이들 교육에 유난스럽지 않은 편이라고 생각하는데도 두 아이 교육비로 월 130만원을 지출하고 있다. 유치원비가 한 아이당 월 32만원으로 저렴한 편인데도, 영재원, 방문미술, 학습지 등을 합치니 그렇게 들었다.

◇사교육비 계속 올라..`편법' 인상도

입시ㆍ보습학원이나 사설유치원 등 사교육 업체들은 당국의 규제와 입시제도 개편 등으로 교습료를 올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대형 입시학원인 메가스터디는 "교육청의 가이드라인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마음대로 교습료를 올리지 못한다.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교습료가 적용됐다"고 밝혔다. 보습학원 모임인 한국학원총연합회 관계자도 "대부분 교습료를 5년 가까이 동결하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사립유치원협회 관계자도 "대도시 기준으로 유치원 납입금이 작년 월 24만7천원에서 올해 25만5천원으로 3.2% 오르는 데 그쳤으며 다른 비용도 거의 안 올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통계상 나타나는 자료는 이들 학원의 설명과 조금씩 다르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5년째 제자리걸음이라는 지난달 보습학원비는 불과 1년 전보다 6.1%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지역의 보습학원은 9.4%나 올랐다.

중ㆍ고교 사교육 업체는 종합반 기준으로 고입학원비와 대입학원비가 3.1%와 2.4%씩 상승했고, 단과반 기준으로는 3.0%와 2.4%씩 상승했다.

지난달 유치원 납입금은 국ㆍ공립을 합해 5.4%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립 유치원의 납입금이 3.2% 올랐다는 설명이 잘 믿기지 않는 대목이다.

게다가 일부 학원들은 편법적으로 사교육비를 올려 받고 있는 실정이다. 규제를 피하려고 교습료는 조금 올리는 대신 교재비를 많이 올리거나 의무적으로 학원차량을 이용하게 하는 식이다.

서울 노원구에 있는 한 특수목적고 입시 학원은 교재비를 월 8만원에서 14만원으로 올렸다.

중학생 자녀가 이 학원에 다니는 학부모 최모씨는 "학원에서 제작해 시중에서 판매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우회적으로 교습료를 올려받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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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 아이 유치원비 200만 원 ‘훌쩍’
    • 입력 2010-03-15 06:38:16
    연합뉴스
사교육비가 저소득층을 더욱 힘겹게 하고 있다. 중산층이라도 교육비 때문에 허리가 휠 지경이다. 14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한 달 벌이가 100만원이 안되는 부모가 자녀를 학원에 보내느라 월 6만1천원이나 썼다. 월 300만원 이상 버는 중산층이라 해도 자녀 교육에 조금 욕심을 내다보면 1명 교육비가 100만원을 넘어가기 십상이니 살림살이가 여유롭지 않다. 게다가 교육 물가는 편법을 이용해 가며 슬금슬금 오르고 있어 사교육비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시골.저소득 가구에 부담 가중 교육비 상승은 시골 지역과 저소득층에 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작년 월평균 사교육비는 24만2천원으로 전년보다 3.9% 상승했는데 월 소득 100만원 미만인 가구의 사교육비는 월평균 6만1천원으로 전년보다 13.0% 급증했다. 경기도 안 좋은데 사교육비 지출은 2008년 상승률 1.9%의 7배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갔다. 반면 월 소득 300만~400만원은 0.4% 증가하는데 그쳤고 400만~500만원은 1.3%, 200만~300만원과 100만원~200만원은 1.9% 늘었다. 지역별로는 읍면지역이 월평균 15만6천원으로 전년보다 24.8% 급증했다. 2008년 상승률 3.3%의 7.5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는 광역시가 1.3%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서울 지역은 11.8% 상승했으며 중소도시는 1.2% 올랐다. 경제활동별로는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가구가 8만4천원으로 7.7%나 상승해 외벌이 가구의 5.1%를 웃돌았다. 맞벌이 가구는 2.9%에 그쳤다. ◇교육열 높이니..아이 둘에 월 200만원 훌쩍 사교육비는 중산층에게도 무거운 부담이다. 김모씨는 지난해까지 6세와 7세 두 아들을 모두 영어학원 유치부(일명 영어유치원)에 보냈다. 이 비용만 월 200만원이 넘게 들었다. 최모씨는 영어학원 유치부에 다니던 첫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교육비 지출이 줄어 한숨 돌렸지만, 그래도 미술, 축구, 학습지 등을 하는 비용을 합치면 40만원가량은 든다. 강모씨는 주변에 큰아이는 영어학원 유치부, 작은 아이는 놀이학교에 보내는 경우가 있어, 따라해야할지 고민하고 있다. 그가 사는 동네 영어학원 유치부는 월 104만원, 놀이학교는 월 75만원씩이니 두 아이에게 기본으로 180만원 정도 드는 것이다. 이 모씨는 아이들 교육에 유난스럽지 않은 편이라고 생각하는데도 두 아이 교육비로 월 130만원을 지출하고 있다. 유치원비가 한 아이당 월 32만원으로 저렴한 편인데도, 영재원, 방문미술, 학습지 등을 합치니 그렇게 들었다. ◇사교육비 계속 올라..`편법' 인상도 입시ㆍ보습학원이나 사설유치원 등 사교육 업체들은 당국의 규제와 입시제도 개편 등으로 교습료를 올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대형 입시학원인 메가스터디는 "교육청의 가이드라인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마음대로 교습료를 올리지 못한다.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교습료가 적용됐다"고 밝혔다. 보습학원 모임인 한국학원총연합회 관계자도 "대부분 교습료를 5년 가까이 동결하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사립유치원협회 관계자도 "대도시 기준으로 유치원 납입금이 작년 월 24만7천원에서 올해 25만5천원으로 3.2% 오르는 데 그쳤으며 다른 비용도 거의 안 올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통계상 나타나는 자료는 이들 학원의 설명과 조금씩 다르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5년째 제자리걸음이라는 지난달 보습학원비는 불과 1년 전보다 6.1%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지역의 보습학원은 9.4%나 올랐다. 중ㆍ고교 사교육 업체는 종합반 기준으로 고입학원비와 대입학원비가 3.1%와 2.4%씩 상승했고, 단과반 기준으로는 3.0%와 2.4%씩 상승했다. 지난달 유치원 납입금은 국ㆍ공립을 합해 5.4%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립 유치원의 납입금이 3.2% 올랐다는 설명이 잘 믿기지 않는 대목이다. 게다가 일부 학원들은 편법적으로 사교육비를 올려 받고 있는 실정이다. 규제를 피하려고 교습료는 조금 올리는 대신 교재비를 많이 올리거나 의무적으로 학원차량을 이용하게 하는 식이다. 서울 노원구에 있는 한 특수목적고 입시 학원은 교재비를 월 8만원에서 14만원으로 올렸다. 중학생 자녀가 이 학원에 다니는 학부모 최모씨는 "학원에서 제작해 시중에서 판매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우회적으로 교습료를 올려받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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